[지령 771호 기사]인간을 정의하는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가장 대중적인 단어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일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생각이라는 특성이 인간을 정의한다는 의미이다. 그 외에도 ‘호모 파베르(Homo Faber)’도구를 쓰는 사람,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두발로 걷는 사람 등이 있지만, 오늘은 게임과 관련 있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이야기를 해볼까한다.호모 루덴스는 놀이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호모루덴스는 1938년 네덜란드의
[지령 771호 기사]플릭스버스는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의 시외버스 브랜드다. 독일 버스 시장의 규제가 사라진 2013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은 2조원대의 기업 평가를 받고 있는 유니콘 스타트업이다.플릭스버스는 2011년 저가 항공사와 철도에 밀려 고사 위기에 몰린 독일 중심의 시외버스 회사를 찾아가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즉, 버스와 기사를 보유하고 있는 소형 시외버스 회사와 운송 수단이 필요한 개인을 연결한 셈이다.성공요인1.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플릭스 버스에는 거대한 플랫폼도 없으며, 매표소와 티켓도 없다. 다만, 깨끗한 버스
[지령 771호 기사]전세계 영화산업 역사에 큰 획이 그어졌다. 우리나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이 미국 할리우드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 무려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동양계 영화가 서구권 영화상에서 이른바 ‘도장깨기’ 식으로 수상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우리나라 영화산업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이번 수상은 국내 게임산업계에서도 많은 귀감이 될 듯하다. 올해 주요 게임사들의 화두는 ‘글로벌 공략’이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 N사들은 한 목소리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선언
[지령 770호 기사]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수십, 수백만 명의 구독자와 시청자를 보유한 만큼 조심스러운 행동이 요구되지만 이들을 제지할 수단이 없는 것이 문제다.우한 폐렴이라고 명명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가운데, 대구에서 한 유튜버가 몰카를 시도해 눈쌀을 찌푸렸다. 이들은 대구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 추격하는 몰카를 촬영, 시민들에게 불편을 안겼다. 5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비슷해보이즈’ 채널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몰카 촬영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
[지령 770호 기사]신종 폐렴 바이러스인 코로나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비상사태까지 선포하면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장기 침체를 전망하는 등 최악의 악재를 맞고 있습니다. 여기에 SNS 등을 통한 가짜 뉴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이 글을 쓰는 지금 김포 공항에 우한 교민들이 탑승한 전세기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도
[지령 770호 기사] 2000년대와 2010년대는 문화계에서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단어가 한국에 상륙했고 DOAX3는 미국 정발에 실패했다. 스타워즈의 시퀄 시리즈를 두고 수많은 싸움이 일어났다. 걸캅스는 멋진 흥행 성적을 얻었지만 영혼 보내기 논란이 뒤따랐고 잭 모리슨과 바루스는 자신들의 부모에게 아웃팅을 당하며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이 갈등의 의의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이 싸움이 적어도 인터넷이라는 찻잔 속에서는 격렬했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본래 정치적 올바름은 언어 선택
[지령 770호 기사]필자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제도 등의 개선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와 비교하면서 이야기하는 편이다. 우리도 그들처럼 좋은 사회 제도를 구축하기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그럴 때 많이 듣는 이야기가 그들은 이미 수 십년 전부터 선진국이었고, 국민의 의식이 다르고, 국가 경제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이야기이다.현재 대한민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약 31,000달러 수준으로 세계 30위 안에 있다. 인구 100만명 미만 국가를 제외하면 거의 20위 근처이고, 1,0
[지령 770호 기사]1m 남짓한 박스에 포장돼 현관 앞으로 배달되는 매트리스,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한 온라인 판매지만, 2014년에는 선뜻 투자가 나서지 않았던 비즈니스 방식이었다. 당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한 캐스퍼의 5명의 공동 창업자는, 각자의 신용카드 대출로 모은 50만 달러로 회사를 시작해 지금은 11억 달러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캐스퍼의 성공은 파괴적 혁신에서 기인한다. 캐스퍼의 공동 창업자들은 5분 남짓한 시간을 누워보는 것으로 매트리스를 구매하는 오프라인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이기 때
[지령 769호 기사] 일반적으로 I·P는 캐릭터 일러스트 정도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캐릭터 일러스트는 I·P에 포함되는 수많은 구성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매달 수백, 수천 개의 모바일게임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서 캐릭터 일러스트로 치부되는 I·P는 단순히 소비돼버리는 상황을 맞이한다. 즉, 게임 개발사가 기억에 남는 I·P를 가지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캐릭터들이 살아가는 세계관과 그들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탄탄한 구조를 지닌 세계관이야말로 유저들이 캐릭터에게 보다 감정이입할 수
[지령 769호 기사]지난해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 규모는 지난 2018년 기준 전년 대비 8.7% 증가한 14조 2,902억 원으로 세계 4위 수준을 달성했다. 더불어 지난해 상반기 문화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의 69.2%를 담당하면서 ‘수출 효자 종목’의 지위도 굳건히 지켜냈다.하지만 규모의 성장 뒤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2019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시장 Overview
[지령 769호 기사]모바일게임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나라 게임산업 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존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허리를 담당했던 중견 게임사들의 하락세를 꼽을 수 있다. PC온라인게임 시절, 저마다 장점을 갖고 국내외 시장을 호령했던 이들이 흔들리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오픈 마켓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시장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그 만큼 경쟁을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게임산업 허리를 지탱했던 중견 게임사들의 몰락은 산업 전반에 가장 큰 아킬레스 건으로 꼽힌다.이
[지령 769호 기사]최근 SNS에서 분당 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홍보 자료를 본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분이고, 정치적인 내용은 이 칼럼의 주제가 아니니 따로 언급할 생각이 없다. 다만, 그 예비후보가 게임 산업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는 동의가 되지 않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그 예비후보의 홍보 문구 중 게임과 관련하여 언급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게임 만드는 사람’에게 맡기시겠습니까? 빅데이터 전문가인 ‘진짜 4차 산업혁명가’에게 맡기시겠습니까? ㅇㅇㅇ는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서 4차 산업혁
[지령 769호 기사]창업 초기 최소한의 인력과 자본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외형이 잡히고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성장 단계에 들어서면 인재에 대한 갈증이 생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는 외부에서 사람을 영입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초기부터 함께했던 인원의 승진을 통한 해결을 기대한다.승진을 통한 인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갖지만, 실패 사례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패 사례를 분석하면 스타트업 경영자들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영자들은 일 잘하는 사람을 관리자로 승진시키면서 이전의 업무
[지령 768호 기사] 2019년 한해 대한민국 게임업계는 유난히 춥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감사하게도 성장해준 것이 인디게임이다.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게임성만으로 승부하는 특성상 상업적 성공이 어렵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사례들이 부쩍 눈에 띄었다.특히 프로가 아닌 학생개발팀의 성공은 침체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 주인공은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재학생으로 구성된 개발팀 ‘카셀게임즈’다. 학교 프로젝트 수업에서 시작된 ‘래트로폴리스’ 프로젝트는 1년 6개월간의
[지령 768호 기사]사석에서 가장 유망한 국내 게임사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기자는 대부분 ‘넥슨’이라고 답했다.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성에 바탕을 둔 실험적인 신작들을 끊임없이 선보여 왔다는 점에서다. 많은 이들이 서비스 종료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던 ‘야생의 땅: 듀랑고’는 넥슨이 자랑해온 ‘실험적 DNA’의 정점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했다.기자가 중시하는 가치는 결국 ‘실험성’이다. 다만 이것이 절대적인 진리는 아님을 당연히 알고 있고, 다른 이들에게도 언제나 본인의 생각이 무조건 옳은 것이 아님을 강조해왔다.유저로서 게임에
[지령 768호 기사]이 글을 읽는 독자 중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1989년 KBS에서 방영된 이 장편 국산 애니메이션을 처음 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무렵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그래픽과 현란한 액션 연출, 당시 최고의 인기 그룹 중 하나인 '소방차'가 부른 만화 주제곡 등 많은 부분에서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일본과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기도 했으며,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상도 받았다고 한
[지령 768호 기사]“저희 야구 못해서 욕먹는 거 그만하고 차라리 다른 걸로 욕먹어봅시다”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핫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신임 단장으로 뽑힌 백승수(남궁민)의 말이다. 매회 방송 마다, 소위 말하는 ‘뼈 때리는’ 말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어 내면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9 SBS 연예대상’ 때문에 ‘스토브리그’ 결방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SBS스포츠 채널을 통해서라도 본방송을 해달라”라는 댓글을 달정도 인기가 뜨겁다.‘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만년 꼴지팀에 신임 단장이 부임해서 구단
[지령 767호 기사] 넓은 의미에서 게임은 영상을 기반으로 조작을 즐기는 형태로 볼 수 있다. 더 나은 영상을 추구하고, 더 나은 조작법을 연구하면서 지금까지 발전했다. 반대로 영상을 주력으로 하는 방송들을 살펴보면 형태와 재생방식은 변화하지만 근본적인 형태에서는 변화를 추구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영상에 게임적인 재미를 준다면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이런 시각에서 넷플릭스 등을 통해 인터랙티브 무비가 첫 선을 보여 화제다. 올해 론칭한 ‘블랙미러 밴더 스내치’는 선택지에 따라 정해진 영상을 보여주면서 엔딩까지 도달
[지령 767호 기사]“1세대는 거르고 2세대를 산다”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행하는 명언이다. 1세대 제품들은 실험적인 성향이 강하며, 2세대부터 대중화를 거쳐 ‘쓸만한 물건’들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1세대를 거쳤던 VR업계는 2세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단서는 있다. 2019년 첨단 기술들이 쏟아졌고 관련 기술들에서 VR업계는 가능성을 봤다. 계획대로라면 그림은 분명하다.VR유저들은 별도 콘트롤러 없이 손을 들고 VR환경을 조작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듯 가상현실 공간을 터치하거나 드래그해 명령어를 내린다. 3차원
[지령 767호 기사]기자는 달력을 매우 자주 확인하는 편이다. 마감 일자를 기본으로, 업체와의 미팅 스케줄이 매달마다 빼곡히 적혀 있다. 지령 767호는 창간 18주년 특집 마지막호임에 동시에, 올해 발행하는 마지막 신문이다. 1년 동안 적힌 스케줄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올해를 3개의 키워드로 정리 해볼까 한다. 첫 번째 키워드는 ‘IPO(기업공개)와 M&A’다. 올해 우리나라 게임산업 규모는 소폭의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에 대한 수혜는 여전히 빈익빈부익부로 부의 편중 현상이 두드러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