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에버퀘스트’같은 제대로만든 정통 롤플레잉 게임이 하나 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가약스’를 개발했습니다.”한글과컴퓨터, 고누소프트, XL게임즈에 이어 넷마블네오 CTO, 드래곤랩스 대표를 역임한 유성준 프로그래머가 2월 13일 새벽 영면했다. 68년생 만 51세 나이였다. 한국 게임계를 대표하는 천재적 프로그래머이자 존경받는 리더로서 활약하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업계는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미 80년대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한글과 컴퓨터에서 팀장직을 수행하며 알려진 엔지니어였다. 그대로만 있어도 누구
최근 체육계 미투가 확산되면서 관리 주체인 대한체육회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얼마전 이낙연 국무총리도 대한체육회 명운을 걸고 내부를 혁신하라는 요청을 유관부서에 전달한 바 있다. 대한체육회가 사회전반에서 질타와 비난을 받는 것은 비단 이번 사태 때문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회장을 중심으로 부실행정에 갑질논란까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체육회의 대처는 그 때뿐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미투 사건이 발발했을 때도 사과문과 대책을 발표했지만 업
2018년 역시 국내 게임업계를 울고 웃게 만든 건, 중국 게임 시장의 움직임이었다. 물론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쓰라린 소식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먼저 연초부터 국내로 물밀 듯이 밀려들어온 중국산 게임들의 공세에 이미 모바일게임 매출 차트의 상당 부분을 내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현지 규제 강화로 내년에는 보다 많은 수의 중국산 게임이 한국 시장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이와 함께 ‘e스포츠 종주국’의 자부심도 중국 앞에서 유독 맥을 못 췄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한국이 주춤한 틈을 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를 사랑했던 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리그 중 하나는 단연코 곰TV MSL 시즌1일 것이다. ‘비수’ 김택용이 당시 저그 종족 최정점에 서 있던 선수를 잡아내는 모습은 이후 3.3 혁명이라고 불리며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당시 김택용은 커세어와 다크템플러를 활용해 ‘프로토스는 저그 상대로 방어 위주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기존 패러다임을 부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택뱅리쌍으로 대표되는 신세대들이 활약하며 부흥기를 이어갔다.2018년 12월 31일 막을 내린 201
얼마 전에 한 업계 종사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자연스레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큰 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주도해야 하는데, 국내 게임업계는 그런 모습이 없어서 아쉬워요. 대기업은 게임 한두개쯤 잘 안되더라도 건재하지만, 중소 개발사들은 인력과 자원도 부족하고 게임 하나 망하면 사세가 휘청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 자체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에요. 대기업이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요.”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이들이 있다. 역사상 전무했던 대단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존중받아야
2018년 콘솔게임계는 대작 열풍이 불었다. ‘갓 오브 워’, ‘스파이더맨’, ‘어세신크리드:오디세이’, ‘몬스터헌터월드’, ‘레드 데드 리뎀션2’ 등 올 한해만 수백만장 판매고를 올린 타이틀이 즐비하다. 화려한 액션성과 연출을 무기로한 블록버스터로 게임 오브 더 이어 후보군에 오르면서 매출과 평론가들의 입맛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한마디로 ‘명작’이라는 평가다.동시에 이들은 공통적으로 ‘오픈 필드’정책을 취했다. 지역간 이동이 자유롭고, 원하는 목표를 설정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소위 ‘서브 퀘스트’로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8’에서 게임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각오를 드러내 화제다. 해당 컨퍼런스는 삼성전자의 신기술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올해는 에픽게임즈, 나이언틱 등 세계적인 게임사 대표들이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의 시작을 자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게임사들과 미래 스마트 기기에서 어떤 게임을 구현하고 싶은 지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구체적인 계획을 전했다. 그 중 하나가 ‘갤럭시 스토어’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갤럭시 스토어’는
10월 들어 본격적인 국정감사 시즌이 진행됐다. 올해 역시 ‘단골손님’인 게임은 관련 상임위에서 연일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 특히 지난 10월 11일 진행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WHO(세계보건기구)의 ‘게임장애’ 질병화 논란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그간 게임업계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뼈아픈 지적들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 2013년 파장을 일으켰던 ‘게임중독 치유기금’이 다시 한 번 국회에서 등장했다.이날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 등 여타 사행산업처럼 게임업체에게도 게임중독자 예방과 치료에 사용하
요즘 기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버를 옮겨다니며 플레이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핵쟁이(부정 프로그램 이용자)’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다. 자주 보는 ‘배틀그라운드’ 스트리머 역시도 핵 때문에 전전긍긍하곤 한다. 이처럼 부정 프로그램은 최근 게임 유저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부정 프로그램은 게임회사에게도 골치 아픈 존재다. 핵 유저를 만나 지친 유저들이 결국 게임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팀포트리스2’나 ‘레인보우식스 시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많은 게임사들의 대응은 아쉽기만 하다. 문제 해결보
펍지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는 일일 최고 동시접속자수 200만명을 기록한 빅히트 타이틀이다. 국내에서도 PC방 순위 1위를 장기간 기록하면서 명실상부한 히트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이 게임이 이용하는 메인 플랫폼은 ‘스팀’. 국내 유저들에게 생소하던 이 플랫폼을 활용해 유저들은 게임을 즐겼다.지난 8월 10일 출시된 ‘몬스터헌터 월드 PC’는 PC방순위 10위를 기록하면서 깜짝 흥행에 성공했다. 한 때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인기를 여실히 실감했다. 이 게임 역시 메인 플랫폼은 ‘스팀’이다.두 작품의 영향 때문일까. 스팀
벌써 십여년전 일이다. 기자가 임요환의 전성기 시절, 그의 발자취를 기획으로 취재하며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임요환이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 가서 정계 인사들과 찍은 기념사진이었다. 시커먼 정장 차림의 사람들 속에 임요환만 유일하게 게임단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당시 청와대 측에서 정장 차림을 사전에 요청했지만 그는 당일 유니폼을 입고 대통령과 악수했다는 후문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이보다 자신을 잘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최근에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선정되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유명한 격언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조금의 대가를 주고 더 많은 대가를 받는다’는 뜻이다.최근 이와 비슷한 말을 한 CEO가 있다. 바로 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다. 그가 한 말의 대상은 바로 공룡 IT기업 구글이었다. 그는 최근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를 알리며 다소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바로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이에 그는 “플레이스토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최근 3N으로 대표되는 대형 게임사들이 게임 산업을 넘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점차 치열해지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기 I·P나 핵심 기술력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3N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넷마블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콜라보를 시도 중이다. 지난 4월 글로벌 인기 K-Pop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 원을 투자했으며, 올 하반기 BTS의 영상과 화보를 담은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월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최근 기자가 가장 많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이다. 업무가 많을 때도 최소한 일일 임무 정도는 완료하는 편이며, 시간이 많을 때는 이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기자 이전에 플레이어, 그리고 심리학도 입장에서도 ‘배그 모바일’은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다. 플레이에 있어 금전적인 부분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매출순위 20위에서 40위권을 오가며 선방하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특성상 조작이 어려운데도 인기 순위는 최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유저들이 확 몰렸다가 빠지는
D게임은 올해로 서비스 15주년을 맞았다. 워낙 인기있는 게임이다 보니 15년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게임을 즐기던 이들부터 최근까지도 신규 유저가 유입된다. 회사는 양 측을 모두 배려하기 위해 밸런스를 잡아 나간다. 장수 유저들을 위해 제작사 측은 상위 난이도 던전을 서비스한다. 이를 클리어 하기 위해서는 장시간동안 게임을 하고 장비를 준비해 던전을 플레이 해야 한다. 반대로 신규 유저들을 위해서는 초중반부 게임 난이도를 대폭 낮추고 쉽고 빠르게 클리어가 가능하도록 조정한다. 그 과정에서 D게임은 유저들 간 갈등이 생겼다. 신규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가 지난 5월 28일 발표한 ‘중국 게임산업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의 게임산업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036억 위안(한화 34조원)으로 전년보다 23% 커졌다. 이 곳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전체의 57%에 달한다. 사드 보복으로 판호 방침이 금지돼 지난 1년간 국내 게임들의 수출길이 막힌 현 상황에 비춰보면 중국의 성장률은 무서울 지경이다. 4차 산업의 발전 속도에 따라 최대 시장인 북미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과거 기술력이 낮다고 천대받던 중국산 모바일게임들은 글
마침내 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팀이 오는 8월 개최 예정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대한체육회 재가입 요건을 채우지 못하며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지난 28일 대전체육회 이사회 승인을 바탕으로 가까스로 출전 최소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다소 늦게 출전 여부가 확정되면서, 5월 31일까지 세부종목별 선수명단을 제출하는 작업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해 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많은 선수들이 ‘롤드컵’ 진출을 위해
얼마 전, 흥미로운 사설 하나를 읽었다. 기자의 고향인 경북 지역 신문이었는데, 처음에는 지긋지긋한 ‘우리가 남이가’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꽤 재미있었다. 그 사설은 그동안 그 곳에서 민주당계 당선자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를 일말의 ‘정성’에서 찾았다. 보수정당 후보들은 경로당이나 마을 잔치 등 세세한 곳까지 따라다니며 명함을 돌리고 자신을 어필하는데, 민주당 후보들은 ‘어차피 안 될 것’이라며 미온적이었다는 것이다. 중화권 게임사들의 막장 행각을 취재하며 느낀 점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정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마켓에 등재할
중소형 게임사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하는 모양새다. 정부 규제로 한 풀 꺾인 업계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블록체인을 활용해 자금 유치의 새로운 활로를 찾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ICO(암호화폐 공개)다. 관련업계에서는 상당수 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이나 거래를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선두에 선 한빛소프트는 이미 국내 상장사로는 최초로 ICO절차를 밟고 있다. 자사의 암호화폐 플랫폼인 ‘브릴라이트’를 통해 게임 서비스는 물론, 아이템 거래가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한 손에 들고 다니는 시대임에도, 여전히 게임은 ‘비주류’ 정도로 취급받는다. 여기에 진학과 취업이라는 목표에 매진해야만 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공부를 방해하는 ‘천덕꾸러기’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뒤를 돌아본다면, 게임은 우리의 추억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한 ‘주류’ 문화였음을 깨닫게 된다. 중년층에게는 어른들의 눈을 피해 오락실에서 신나게 즐기던 ‘갤러그’와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있었고, 80년대 생들에게는 브라운관 TV으로 만나던 ‘슈퍼마리오’와 ‘소닉’이 존재했다. 20세기의 마지막에 등장한 ‘스타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