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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칼럼] 닌텐도는 진짜 VR에 관심 없을까?

  • 안일범 nant@khplus.kr
  • 입력 2015.07.01 02:21
  • 수정 2015.07.0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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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E3 2015는 가상현실(VR)장르가 부각되는 자리였다. 수 많은 기업들이 관련 게임과 정책, 제휴 등을 발표하면서 그야 말로 잔치를 벌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밸브의 스팀VR과 오큘러스의 오큘러스리프트와 제휴를 통해 본격적으로 VR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소니는 모피어스에 적용될 게임들을 대거 발표하면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콘솔계의 양대 산맥에 PC패키지 유통분야의 최강자가 화려한 잔치를 벌일 즈음 의외로 닌텐도가 VR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때 신기술을 발표하면서 업계를 주도해 나가는 기업, 닌텐도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쉽게 납득키 어렵다. 적어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발표가 있었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포브스지가 닌텐도 북미 지사의 레지 필즈 아이메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VR시장에 대해 다시 물었다. 레지 필즈 아이메는 지난 2014년에도 닌텐도의 가상현실에 대해 답변키도 했다.


이번에도 레지 필즈 아이메는 "닌텐도의 시각에서 가상현실 시장은 아직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라고 이야기하며 "소셜기능이나, 재미를 줄 수 있는 경험 등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 했다.


앞서 다수 매체들이 레지 필즈 아이메와의 인터뷰를 실으며 닌텐도는 가상현실에 관심이 없으며 VR은 재미없다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닌텐도 VR회의론에 힘이 실리는 듯 하다.


그러나 2014년도에 레지필즈 아이메가 게임스팟과 한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야기는 약간 와전된 경향이 있다. 레지 필즈 아이메는 "닌텐도는 VR시장에 관심이 있으며, 보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출시할 수 있을만한 환경이 조성되면 닌텐도도 가상현실 게임을 발매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 같은 입장은 2014년도 타임지가 미야모토시게루를 인터뷰한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인터뷰에서 미야모토 시게루는 "3DS로 볼 수 있듯 우리는 언제나 하드웨어를 주시하고 있고, 무엇이 가능한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VR기기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사람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대형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고 사업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게임디자이너로서 "닌텐도는 VR기술과 그것이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흥미가 있다"고 못박으면서도 "혼자서 고글을 쓰고 구석에 앉아 플레이하는(1인용 기기) 방향성이 최고일지는 의심이 들기 때문에, 다른 형태로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을 추구 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따지고 보면 닌텐도는 그 누구 보다도 가상현실 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업일지도 모른다. 이미 지난 1995년 버추어보이를 발매해 VR시장에 뛰어들었고, 이어 3DS를 선보이면서 어느 기업 보다도 빨리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기업이 닌텐도였다. 이미 어지러움증에 대한 노하우도,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시야각을 조절한다거나,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일들도 시도한 기업이다.


어쩌면 이 기업에게 어울리는 말은 '관심이 없다', '시장이 나쁘다'라는 평가 보다, '조심스럽다'는 말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앞선 두 번의 도전적인 시도가 조금은 씁쓸한 결과를 만들어 내면서 조금 더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시장성을 검토한 다음 때가 됐을 때 '마리오 VR'을 출시한다면 그 누가 이 타이틀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몇 마디 말로 닌텐도의 전략을 매도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관점처럼 보이지 않는다. 닌텐도는 분명히 VR 시장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그들 말 처럼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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