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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유지 위해서라면 100만원 지출도 불사한다!

  • 이석 객원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5.10.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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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 무료 온라인게임 구조 논란
‘유료는 가랏!’ ‘평생 무료.’ 부분유료화 게임을 홍보할 때 자주 등장하는 문구다. 이같은 게임은 정액제가 아닌 ‘공짜’라는 점을 강조해 유저들을 끌어 모은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게임을 위해서는 정액제보다 더 많은 돈이 소요된다는 게 게이머들의 지적이다. 아이템 구입을 위해 월 수십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일부의 경우 랭킹 유지를 위해 100만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붓는 것으로 취재 결과 나타났다.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사냥 전 유료 아이템 구입은 ‘필수’
뿐만 아니다. 장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사냥에서 떨어진 아이템을 금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캐쉬 아이템을 통해 장비를 구입하지 않을 경우 사냥시 떨어지는 아이템마저 줄어든다. 때문에 유저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캐쉬 아이템을 구입해 장비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위 랭킹에 든 유저들의 경우 상황이 더하다. 캐쉬 아이템을 구입하지 않고서는 랭킹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랭킹 유지를 위해 쓰는 돈만 월 10만원이 넘는다”면서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 중에는 한달에 100만원 가까이 쓰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 등이 디오온라인을 상대로 무력시위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본사를 항의 방문할 생각도 했었지만, 법으로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했다”면서 “대신 1주일 정도 시위를 벌였는데 참가자만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1인칭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유저 이모(30)씨도 비슷한 경험을 토로한다. 이씨의 현재 계급은 대령. 랭킹으로만 봐도 전체에서 상위권에 들어간다. 그러나 랭킹 유지를 위해 그동안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쏟아 부어야 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다음은 이씨가 털어놓는 일화 한 토막. 스페셜포스를 서비스 중인 네오위즈는 얼마 전 ‘샷건’이라는 무기를 상점에서 팔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샷건은 보조무기로 사용한다. 파워는 강하지만 연사 능력이 떨어져 라이플이나 기관총을 선호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네오위즈가 새롭게 선보인 샷건은 말 그대로 ‘원샷’으로 통했다. 샷건 앞에서는 모든 적군이 한방에 나가 떨어졌다. 이로 인해 너도나도 샷건을 구입했고, 네오위즈는 엄청난 아이템 판매수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샷건이 문제가 되자 클랜 별로 ‘샷건 불매운동’을 벌어진 것. 이씨는 “샷건의 파워를 약하게 조정하는 선에서 사건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부분 유료화 게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라면서 “회사 수익을 위해 통상적인 게임의 룰까지 무시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더군다나 스페셜포스의 경우 리니지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케이스. 그는 “스페셜포스는 리니지 등 대형게임에 반기를 든 PC방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PC방 접속순위 1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그런 회사가 이제는 유저들을 볼모로 위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자 일부 게임에서는 ‘명품족’이란 신종 용어까지 탄생했다. 이들은 게임을 위해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지출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오프라인의 명품족이 온라인게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 유저는 “게임 회사가 부족한 수익을 메우기 위해 고가의 아이템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최근 등장한 ‘게임 명품족’도 어찌보면 게임회사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명품족’이란 신종 용어도 등장
일부 게임의 경우 아이템 거래를 방치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D온라인게임을 즐겨 이용한다는 한 유저는 “D게임의 경우 상품권을 다른 유저에게 보내는 기능이 있다. 이로 인해 아이템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이템 중계 사이트를 통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아이템 거래를 묵인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물론 업계의 의견은 다르다. 부분 유료화야 말로 신개념의 수익 모델이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유저들은 유독 게임에 돈을 내는데 인색하다. 상용화를 한다는 소리만 들리면 동시접속자가 반 토막 나는 게 현실”이라면서 “‘게임=무료’라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저들이 내는 돈이 더 좋은 게임 개발을 위해 재투자되면 좋은 것 아니겠냐”면서 “당장은 손해라고 느낄 수 있지만, 결국은 더 좋은 게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ide Story]‘명품족’ 김모씨의 쇼핑 엿보기
디오온라인은 그동안 완성도 높은 무협 온라인게임으로 평가받아 왔다. 때문에 나이 많은 유저층이 타 게임에 비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 이후 이들이 대거 빠져나간 상태라는 게 김씨의 귀띔이다.

김씨에 따르면 디오온라인의 캐쉬 아이템은 상당히 다양하다. 우선 게임의 유료화 맵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적무성 표를 구입해야 한다. 이 표가 9900원. 패키지로 구입할 경우 3~4만원이 소요된다. 사냥시 아이템 획득 확률을 높여주는 재물의 패(6개 2만2800원)나 대박 확률을 높여주는 행운의 패(6개 2만2800원), 명성수치를 높여주는 명예의 패(4개 3만9600원) 등도 필수다. 이밖에 드립 아이템을 자동으로 습득하게 하는 신수 황응령(3200원)이나 특정 지역으로 워프가 가능한 축지신첩(3300원), 변신구 세트인 유몽파황용(1만9600원) 등도 사냥을 위해서는 구입해야 한다. 이 경우 월 수십만원은 기본으로 깨질 수밖에 없다는 게 김모씨의 설명이다.

그는 “상위 랭킹에 들어있는 유저들의 경우 이같은 부담이 더할 수밖에 없다. 랭킹 유지를 위해서는 막대한 돈이 소요된다”면서 “이로 인해 상당수 유저들이 게임을 접거나 접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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