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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교환은 기본… 유흥업소 여종업원 고용 편법 운영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5.11.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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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 카지노바서 불법도박 충격-카지노바 실태 경찰청 자료 완벽 공개
우려했던 일이 드디어 터졌다. 카지노바에서 도박을 벌이던 가수 겸 MC 신정환이 검찰에 입건되면서 카지노바의 불법 영업 실태가 드러난 것. 카지노바란 고급 카페와 카지노를 접목한 신종 업소. 술값만큼 칩을 제공받아 룰렛,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카지노바의 도박장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일부 업소가 게임에서 딴 칩을 상품권이나 술 등으로 교환해주기 때문이다. 이같은 물품은 인근 업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박장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본지 193호 참조> 가수 신정환이 이용해 물의를 일으킨 M바도 불법 영업을 벌이다 검찰에 철퇴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전국의 카지노바를 대상으로 일제단속을 벌였다. 단속 결과는 충격적이다. 경찰 조사를 받은 업소 중 90%가 게임머니를 상품권이나 술로 교환해주는 등 불법영업을 일삼고 있었던 것. 경찰청이 노웅래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간 경찰에 단속된 카지노바는 전국적으로 56곳. 단속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게임머니를 상품권이나 술 등으로 교환해준 관광진흥법 위반이 125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간판에 ‘카지노(CASINO)’라는 용어를 사용한 식품위생법 위반이 42건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업주 및 종업원 209명을 형사입건해 14명을 구속 기소했다. 카지노바를 이용한 손님 42명도 도박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불법 카지노바 전국적으로 56곳 달해
노웅래 의원실 김재학 비서관은 “86개 업소를 대상으로 3주간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56개 카지노바가 불법 영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단속되지 않은 30개 업소 중 23곳은 자진폐업한 점을 감안할 때 89%가 불법 영업을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및 경기(7곳), 강원(6곳), 대구 및 인천(4곳)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최근 강원랜드를 중심으로 각종 카지노바가 우후죽순으로 확산되고 있어 지역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에 위치한 OO카지노바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9월 문을 연 이곳은 겉모습은 카지노바를 지향한다.

그러나 실상은 도박장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술을 주문한 손님들에게 게임용 칩을 제공하는 점은 기존 카지노바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블랙잭 등 카지노게임을 해서 딴 돈을 현금이나 문화상품권 등으로 환전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업주인 손모씨를 관광진흥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했다.

다른 도시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제주도에 위치한 OO카지노바의 경우 이같은 편법영업으로 1달여만에 5억원을 벌어들인 케이스. 지난 9월 5일 문을 연 이곳은 1회 최고 30만원 상당의 칩으로 배팅을 할 수도 있도록 했다. 물론 배팅을 통해 딴 칩은 인근 술이나 문화상품권으로 교환해 준 뒤, 인근 환전소에게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하루 1000~2000만원씩 5억원 정도를 한 달여만에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업주 홍모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종업원 2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손님 7명은 도박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비서관은 “경찰단속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카지노바의 편법 영업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특히 일제단속에서 적발된 업소들 중 상당수가 최근 몇 달 사이에 생겨났다”면서 “경찰이나 관계 부처의 대책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수 신정환씨가 출입했다 최근 물의를 빚은 업소인 M카지노바도 지난 10월 오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의 카지노바가 위치한 건물 관리인에 따르면 이곳은 두 달여 전에 임대됐지만, 영업을 시작한 지는 20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업소 규모는 50~60평이고, 딜러를 포함한 직원은 15명 정도로 큰 편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 운영은 카지노 못지않았다. 딜러 연봉이 1억원을 상회할 정도다. 심지어 음료를 나르는 직원도 월 수 백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손’ 위한 VIP룸도 있어
이곳은 ‘큰손’들을 위한 VIP룸도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은 배팅액 규모가 일반룸과 다르다. 신정환씨가 바카라를 하다 적발된 장소도 바로 이 VIP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소 출입은 철저히 회원제로 운영된다. 출입증에 해당하는 멤버십 카드가 없으면 입장조차 불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틈을 타 서민경제를 황폐화시키는 불법 사행영업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카지노바의 불법영업이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Side Story] 카지노바 업주들 “우린 무관해”
카지노바에 대한 일제 단속을 계기로 경찰은 지속적으로 점검 및 단속활동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관계 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합동조사도 현재 검토 중이다. 그러나 경찰의 철퇴를 맞은 카지노바 업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건전하게 운영되는 곳도 있는 데 이곳까지 도매금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촌 M카지노바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불법 카지노가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에 단속된 업소의 경우 게임에서 딴 점수를 상품권 등으로 환전해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게임 포인트를 술값 할인과 같은 이벤트로 활용하는 카지노바도 적지 않다는 것. 요컨대 이동통신사 등 대기업들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포인트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처럼 카지노바를 주변에서 흔히 보는 포인트제도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그는 “서울에만 현재 10여곳이 카지노바가 운영되고 있지만, 불법 영업을 하는 곳보다는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곳이 더 많다”면서 “이번 발표로 인해 순수하게 운영하는 가게들까지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카지노바 관계자도 “그렇지 않아도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돌아갔다”면서 “모든 카지노바가 불법 운영되고 있다는 인식이 들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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