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황우석 패러디 게임 동영상 화제] 화려한 동영상에 감탄… 내용보고 현실과 같아 또 놀라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5.12.12 09:5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닥터 우석수스 에피소드’란 제목의 게임 동영상 3편 인기 폭발
‘아크로드’ 게임 캐릭터 기반으로 황교수 처한 상황 조목조목 반영
동영상 제작자 “유명세 노리고 제작한 것은 아니다” 적극 해명

이른바 ‘황우석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MBC ‘PD수첩’의 보도를 계기로 촉발된 논란이 이제는 연구의 신뢰성으로 전이되는 등 파장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 교수를 패러디한 게임 동영상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게임 관련 블로그나 카페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이 패러디물의 주인공은 황 교수를 패러디한 ‘닥터 우석수스’. 더군다나 이 작품은 황 교수를 둘러싼 최근의 사태를 예견이라도 하듯 정확히 꿰뚫고 있어 제작 배경에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 올라 있는 황교수 패러디물은 총 3편. ‘닥터 우석수스 에피소드’란 제목으로 ‘부활의 서곡(序曲)’, ‘칸트라의 평화’, ‘결전의 날’ 등 3편이다. 눈에 띄는 사실은 동영상의 배경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주변 환경은 모두 NHN이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아크로드’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NHN이 유명세를 노리고 일부러 동영상을 유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영상의 내용은 이렇다. 칸트라 왕국의 우석수스 박사는 고된 연구 끝에 배아줄기 세포를 이용한 변신물약 개발에 성공한다. 우석수스 박사의 업적에 고무된 칸트라 국왕은 연구에 대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칸트라 주교가 배아줄기 세포에 대한 윤리와 도덕을 문제 삼으면서 우석수스 박사의 연구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황 교수는 탄트라 주교를 만나 설득한 끝에 승낙을 받아낸다. 우석수스 박사의 변신물약으로 칸트라 왕국은 변방의 사악한 무리를 하나둘씩 제압하고 강대국으로 부상한다.

동영상 내용 황 교수 현실 반영
이에 자극받은 오크 의회는 황제에게 변신물약에 대한 자체개발 법안 통과를 요청한다. 그러나 오크 황제 부시맨은 명예와 생명 존엄을 이유로 법안 통과를 반대한다. 대신 측근을 통해 우석수스 박사의 납치를 명령하지만 실패로 끝난다. 음모가 드러난 부시맨은 결국 오크 의회에 의해 체포된다.
결국 칸트라 왕국과 오크 왕국은 연합전선을 구축해 변방의 사악한 무리를 완전히 몰아낸다. 평화를 되찾은 칸트라 국왕은 우석수스 박사에게 계속 연구에 몰두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우석수스 박사는 가난하고 병든 자를 돌보기 위해 명예와 권력을 뒤로 한 채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황 교수를 둘러싼 저간의 상황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특히 칸트라 국왕이 왕국 차원에서 우석수스를 지원하는 장면이나 연구 과정에서 윤리 문제에 부딪히는 대목, 오크 왕국 황제인 부시맨이 명예와 생명 존엄을 이유로 자체개발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것 등은 현실과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문제의 동영상을 본 게이머 이성진(30)씨는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게임 내용 중 상당수가 황우석 교수님 사건과 비슷해 놀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음모론’도 제기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동영상을 흘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게이머 김수진(30)씨는 “동영상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배경이 모두 아크로드에 나오는 것들이다”면서 “제작사가 유명세를 타기 위해 일부러 동영상 내용을 흘린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 문제의 동영상은 현재 포털사이트의 게임 관련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평가란에는 게이머들의 댓글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이와 관련해 NHN측은 최근의 민감한 사태를 의식한 듯 “자체 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러 흘린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NHN 관계자는 “문제의 동영상을 회사에서 자체 제작한 것은 맞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꾸준히 업데이트해온 만큼 유명세를 타기 위함이라는 지적은 말이 안된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7월 첫 번째 동영상이 선보인 이후 접속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황 교수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특별히 접속률이 늘어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동영상 제작자는 “후속판 준비 중”(?)
문제의 패러디 동영상을 제작한 김모(아이디 김감독)씨도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한 분위기다. 김씨에 따르면 회의 자리에서 게임 내 소재를 가지고 시네마식으로 꾸며 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당시 이슈가 되는 인물이 황 교수였기 때문에 주인공으로 채택했고, 마침 게임 내에서도 변신물약 서비스 중이었기 때문에 관련 동영상을 제작하게 됐다는 것.

그는 “유명세를 위해 의도적으로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것은 아니다. 동영상에 적당한 소재를 찾다가 당시 이슈인물인 황 교수를 택했을 뿐”이라면서 “그런데 묘하게 현실의 상황과 맞아 적지 않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작품이 유명세를 탄 데 대해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네티즌이 원할 경우 후속판을 제작할 용의도 있다”면서 “4탄에서는 ‘돌아온 우석수스’라는 제목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Side Story] 셧다운제 개정안 발의 의원들 ‘된서리’ 게이머들 무차별 테러에 업무 마비… 전화 협박도
“항의 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국회가 청소년의 과도한 온라인게임 이용을 이유로 제도 법제화에 나섰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모든 온라인게이 업체는 게임공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셧다운제가 게이머들을 자극한 것. 이로 인해 관련 법의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은 요즘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게이머들의 빗발 항의전화 때문이다. 일부의 경우 전화협박에까지 시달리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과거의 경우 이념문제나 이익단체의 이해가 걸린 법이 주로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요즘은 셧다운제나 PC방 금연 등 개인의 1차적 욕구를 제한하는 법을 제안하는 의원들이 주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낸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최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청소년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몇 년 뒤 선거권이 생기면 두고 보자”는 식의 협박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PC방 등의 금연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의원들도 최근 골치를 앓고 있다. PC방 업주, 담배판매업자, 담배생산업자 등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곳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지난달 초에는 8개 관련 단체로 구성된 ‘대중문화시설환경개선연대(개선연대)’를 발족, 해당 의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개선연대 관계자는 “규제의 확대에 앞서 흡연구역 설치 등 법으로 보장된 흡연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는 게 먼저 아니겠냐”면서 “필요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당후보에게 표를 안 주는 운동까지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