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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배틀넷 대란’ 발발] 프로즌 쓰론 유저들 “블리자드 나빴어”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6.01.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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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b 버전 패치 이후 배틀넷 접속 어려움 호소 늘어
일부 피시방 프로즌 쓰론 설치된 PC 모두 마비되기도
손오공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 배틀넷 접속 차단의 원인”

‘워크래프트3’ 확장판인 ‘프로즌 쓰론’ 유저들이 블리자드와 국내 판권사인 손오공을 상대로 거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20b 버전 패치 발표 이후 배틀넷 접속이 안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오공측은 현재 패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병행수입품이나 맵핵과 같은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게 문제의 발단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유저들의 경우 패치 발표 때마다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되는 점을 들어 “패치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A피시방. 이날 이곳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프로즌 쓰론이 설치된 PC의 배틀넷 접속이 완전히 마비된 것. 테이블을 옮겨 시도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배틀넷 접속 불가’라는 비슷한 멘트만이 뜰 뿐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게이머 서영준(27)씨는 “프로즌 쓰론 유저들의 경우 본게임보다는 커스텀맵(유저맵)을 더 선호한다”면서 “배틀넷에 접속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피시방측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 이곳 관계자는 “지난 13일 1.20b 버전의 패치가 발표된 이후 배틀넷 접속이 전혀 안되고 있다. 홈페이지 공지대로 패치를 다운받아 설치해 보았지만 계속 오류만 나온다”면서 “이로 인해 사용자들로부터 적지 않은 항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1.20b 패치 이후 배틀넷 접속 마비
인근 B피시방의 경우 상황이 더하다. 프로즌 쓰론이 설치된 PC 10여대가 모두 마비됐기 때문이다. 역시나 1.20b 패치가 문제였다. 회사측에 문의해 보았지만, 같은 얘기만 반복할 뿐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이곳 업주의 설명이다. 기자는 지난 29일 두 곳의 피시방을 다시 찾았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배틀넷 접속문제가 발생한지 2주 정도가 지났음에도 상황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 프로즌 쓰론을 아예 지워버릴 생각도 있다고 한다.

B피시방 업주 김모씨(35)는 “무료 게임도 아닌데 이래도 되느냐. 게임을 다시 깔고 패치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오류가 나고 있다”면서 “PC에서 워크래프트 게임을 아예 삭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A피시방 관계자도 “워크래프트나 프로즌 쓰론을 찾는 손님이 오면 상황을 설명하고 돌려보내지만 답답한 게 사실”이라면서 “현재 가게 수익뿐 아니라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알고 보니 ‘워크래프트3’의 배틀넷 접속이 문제가 됐던 것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고 한다. 새로운 패치 버전이 나올 때마다 배틀넷 접속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 게이머 조성희(29)씨는 “워크래프트3의 패치 오류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문제”라면서 “패치가 진행될 때마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워크래프트3’ 관련 웹진이나 카페에는 현재 비슷한 문제를 토로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다. ‘jjw041’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게이머는 “배틀넷 틀면 모뎀이 어쩌구 하면서 인터넷을 다시 연결해 달라고 한다”면서 “한두 번도 아니고 패치 버전 발표될 때마다 이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곽우진’이라는 이름의 유저도 “처음에는 내 컴퓨터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여기 와보니 그게 아니었다"면서 ”정말 짜증나서 워크를 지울까 생각 중”이라고는 내용의 글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프로즌 쓰론을 국내에 판매 중인 손오공측은 패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식판이 아닌 병행 수입 제품이나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손오공 고객서비스센터의 한 관계자는 “국내 피시방의 50% 정도가 현재 정품이 아닌 병행 수입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업데이트 된 패치 버전이 병행 수입품이나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 PC의 계정을 막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오공측 “패치 버전에는 문제없다”
손오공측의 해명대로라면 최근 발생한 문제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피시방이나 유저들에게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저들의 설명은 다르다. 단순한 불법 프로그램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게이머는 “오리지날(워크래프트3)과 확장팩(프로즌 쓰론) 둘 다 정품이고, 핵 같은 것은 써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1.20b 버전의 패치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비쳤다.

또 다른 게이머는 “이전에는 그런 적 없었는데 근래 들어 게임 도중 자주 끊긴다. 특히 1.20b 버전 패치 이후 이같은 상황이 더 심해졌다. 사용 중인 컴퓨터의 경우 ‘리니지2’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패치 버전의 문제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Side Story] “블리자드, 국내 게임산업 특수성 감안해야” 유저들 성토
프로즌 쓰론의 배틀넷 접속 불가 사태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또 다른 부분이 맵핵이다. 손오공측은 현재 유저들에게 문제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품을 사용하고, 맵핵과 같은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선 피시방 업주들이나 유저들의 생각은 다르다. 피시방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에 업주들의 의지만으로는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피시방 업주 김모(42)씨는 “맵핵 사용 근절을 위한 회사측의 노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적지 않다”면서 “개인 사용자라면 맵핵 계정 삭제조치가 효율적일 수 있지만, 피시방은 다르다. 이같은 특수 상황을 블리자드측이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유저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피시방을 이용하는 수많은 유저가 왜 한 명의 맵핵 사용자로 인해 피해를 봐야 하냐는 것이다. 유저 이상영(34)씨는 “배틀넷 한번 하려고 이 컴퓨터, 저 컴퓨터로 자리 이동을 한 경험이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맵핵 계정 삭제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손오공 관계자는 “개인 사용자의 경우 구제가 불가능하지만, 피시방의 경우 블록된 시디키의 복구가 가능하다”면서 “블리자드에서도 최근 한국 게임산업의 특수성을 많이 감안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일부에 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관계자는 “블리자드의 경우 현재 전 세계에 관련 게임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피시방용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 때문에 모든 피시방이 혜택을 보지는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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