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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복합 게임방을 아시나요? PC와 비디오, 아케이드 게임을 한 곳에서 즐겨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6.01.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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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 게임 한곳에서 즐기는 복합 게임방 ‘문전성시’
게임방 일부 개조해 복합 게임방 전환하는 문의도 쇄도
“관련 법 정비 통해 ‘제2의 플스방 사태’ 재발 방지해야”

PC방과 플스방(PS2방), 아케이드 게임방을 하나로 묶는 이른바 ‘복합 게임방’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관련 업소 간 출혈 경쟁으로 수익이 줄어들자 새로운 수익모델로 업주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것. 복합 게임방은 한꺼번에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유저들에게도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까지 산적한 문제가 적지 않다. 관련 법안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다. 이들은 “지난 2003년 터진 ‘플스방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아무래도 새로운 시장이다 보니 분쟁의 소지가 없지 않는 만큼 관련 법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19일 저녁 7시 천호 전철역 인근의 한 게임방. 이곳은 오픈한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근 인근 게임방의 명물이 되다시피 했다. 기존 게임방에서 즐기는 서비스 외에 PS2를 즐길 수 있는 룸을 별도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노래방처럼 생긴 룸 안으로 들어가자 우선 벽에 걸린 56인치의 대형 스크린이 눈에 띈다. 기존 PC 브라운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공간도 넓어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도 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황중식 사장은 “6명이 기본이지만, 최대 16명까지 동시에 게임이 가능하다”면서 “비디오게임만을 즐기기 위해 찾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타이틀은 코나미의 축구게임 ‘위닝일레븐’. 대학생이나 직장인들끼리 단체로 몰려와 내기게임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로 인한 해프닝도 있다. 게임에 심취한 손님들이 소리를 지르다 옆에 손님들과 ‘주먹다짐’ 직전까지 간 적이 있었다는 것. 그는 “어린 학생들이나 어른이나 똑같다. PC게임을 할 때는 얌전하던 사람들이 비디오게임만 하면 흥분해 소리를 지른다”면서 “이로 인해 손님들끼리 시비가 붙은 적이 몇 번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인끼리 ‘철권’ 시리즈 자주 찾아
연인들의 경우 남코의 대전액션 게임 ‘철권’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는 “남녀 커플들이 와서 다정하게 철권 시리즈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밖에서 다투고 들어왔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정하게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황 사장의 복합 게임방은 현재 인근 게임방의 명물이 됐다. 게임방간 출혈 경쟁으로 수입이 줄었다는 하소연의 남의 일처럼 들린다. 그는 “한 달 전에 가게를 오픈 했는데 수입이 꽤 쏠쏠하다”면서 “요즘은 입소문이 퍼지면서 은근히 단골손님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조만간 DDR이나 총쏘기와 같은 실감나는 아케이드 게임도 들여놓을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해서 한 장소에서 모든 장르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멀티미디어 게임방을 만드는 게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복합 게임문화 공간 지투존(G2zone)을 운영 중인 쿠도F&S(주)의 경우 보드게임 개발업체 (주)다고이와 최근 보드게임 유통 및 공동 마케팅에 대한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쿠도F&S는 현재 부천 직영점을 비롯, 광주대 디지털플라자, 고려대점, 연신내점, 에버랜드점 등 전국에 3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지투존 내에서 비디오게임이나 아케이드게임 외에 보드게임도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김용식 쿠도F&S 시장은 “지투존에 다고이의 보드게임을 제공함으로써 게임과 관련한 모든 컨텐츠를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관련 매장을 150개로 늘리는 게 올해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최근 들어 기존 PC방에 각종 게임방을 접목한 이른바 복합 게임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복합 멀티미디어 게임방 체인업체 (주)사자후에는 최근 복합 게임방을 오픈하고 싶다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자후는 현재 전국적으로 30개의 복합 게임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홍수 사자후 팀장은 “현재 오픈을 준비 중인 곳만 10여곳에 이른다”면서 “관련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플스방과 같은 비디오게임은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전후에 피크가 된다. 이때 즈음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능하다”면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복합 게임방의 오픈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PC방 일부 개조 문의도 쇄도
멀티미디어 복합방 체인점인 플스파크에도 요즘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임성택 플스파크 대표는 “업주들 간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PC방 일부를 개조해 복합 게임방으로 만들 수 없겠냐는 문의가 많다”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절차 때문에 새로 오픈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복합 PC방이 인기가 있는 이유로 한국인의 독특한 문화를 지적한다. 김진세 고려제일신경정신과 원장은 “한국인의 경우 모여서 하는 문화가 발달돼 있다”면서 “복합 게임방의 경우 이 같은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이 범접할 수 있는 실감나는 화면과 사운드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홍수 사자후 팀장은 “비디오게임의 경우 온라인이나 PC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현장감이 있다. 56인치의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각 효과와 웅장한 사운드는 게이머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면서 “복합 게임방이 침체에 빠진 게임방 사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ide story] 게임방 업주들 “관련 법 개정 서둘러야” 한 목소리
지난 2003년 게임업계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플스방(PS2방)에서 서비스 중인 기기를 놓고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와 국내 판매 대행사 LG상사, 플스방 업주가 첨예한 이견싸움을 벌인 것. 결국 정부가 조율에 나섰고, 플스방 내 기기에 ‘흉물스런’ 동전통을 달도록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일부 게임방 업주들은 “복합 게임방이 활성화될 이 같은 사태가 재현되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관련 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캐슬 PC방 천호점 황중식 사장은 “지난해부터 문화관광부 주도로 관련 법 개정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2의 플스방’ 사태와 같은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의 손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아케이드와 같은 게임의 진입이 여러운 점도 향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홍수 (주)사자후 팀장은 “현행법상 ‘복합유통업’이라는 업태가 존재하지만 현실상으로는 맞지 않다. 아케이드게임기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출입문과 카운터를 별도로 달아야 하기 때문에 도입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이같은 법적 허점을 악용해 편법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합유통업과 관련한 법의 개정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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