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PS2가 도둑을 잡는다? 도난 수표도 척척 잡아내… 범죄 해결에 톡톡한 역할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6.02.20 10:0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PS2·PSP 도난·분실했다가 되찾는 사례 잇따라 공개돼
분실 PSP 들고 일가족 방문… 손님 물품 슬쩍한 택시기사 가족
인터넷 통한 직거래시 도난 물품 여부 반드시 확인해야

‘도둑 잡은 PS2’ ‘PS2가 도둑 잡았다’ 얼마 전 일부 일간지와 게임 웹진에 보도된 기사 제목이다. 그동안 온라인게임이 범죄 해결에 톡톡한 역할을 해왔던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게임에 접속하는 수배자들의 위치를 추적·검거 하는데 온라인게임이 한 몫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플레이스테이션2(PS2)로 인해 도둑이 검거된 사례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가능했을까.

사건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태원에 사는 김모씨는 집에 있는 가전제품과 귀중품을 모두 도둑맞고 경찰에 신고했다. 통상적으로 이 같은 사건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해결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씨는 불과 일주일 만에 도난당한 물품 일체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도둑이 훔쳐간 물품 중에 PS2가 끼어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을 공개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이 발생하자 서비스센터에도 도난 신고를 했다. 사건을 접수받은 SCEK측은 신고 받은 물품의 시리얼 넘버를 추적 시스템에 등록했다. 이런 와중에 도난당한 PS2의 AS 의뢰가 들어온 것. SCEK는 시리얼 넘버 체크를 통해 장물임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S 의뢰 고객이 용산의 한 상점에서 중고 물품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해 범인 검거에 성공했다. 시리얼 넘버 추적 시스템이 도둑을 잡은 셈이다.

시리얼 넘버 추적 시스템으로 도둑 잡아
비슷한 시기 방배동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외국계 기업에 근무 중인 이모씨 아파트에 도둑이 침입한 것. 이 도둑은 방범창을 뚫고 들어와 폐물과 함께 PS2를 훔쳐갔다. 알고 보니 피해자는 이씨뿐이 아니었다. 이씨를 포함해 인근 아파트 6동이 모두 비슷한 수법으로 도둑을 맞은 것. 이 절도범도 SCEK 서비스센터에 AS를 맡기러 왔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올해에는 PS2로 인해 도난당한 수표를 되찾기도 했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김모씨가 사건의 주인공이다. 당시 김씨는 R인터넷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PS2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놓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김씨는 물품 구입 전화를 받았다. 이상한 사실은 구매자가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는 것. 전화를 할 때도 반드시 공중전화만 사용하는 통에 거래에 애를 먹어야 했다. 김씨는 어렵게 10만원짜리 수표 3장을 받고 물건을 팔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도난 수표로 판명이 난 것. 다행히 제품 구입자가 얼마 후 서비스센터에 AS를 받으러 오면서 오해는 풀렸다. 그러나 자칫하면 김씨가 절도범으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표 절도 사건은 현재 SCEK의 고발로 안양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이렇듯 최근 들어 PS2의 도난이나 분실 사례가 늘고 있다. SCEK나 경찰에 따르면 해마다 관련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경우 제품의 시리얼 넘버를 사전에 등록해 놓으면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원주순 SCEK 고객서비스센터 CIC 팀장은 “PS2를 분실했거나 도난당했다가 되찾은 고객은 모두 시리얼 넘버를 사전에 등록해놓은 경우”라면서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콜센터에 연락할 것”을 당부했다. 중고 제품을 구입할 경우 일대일 거래를 주의해야 한다. 특히 판매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면 우선 훔친 물건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원 팀장의 조언이다. 그는 “직거래 과정에서 도난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구입한 고객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구입했더라도 우선은 콜센터를 통해 소유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직거래시 소유주 반드시 확인해야
휴대가 가능한 PSP가 등장하면서 최근에는 분실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PSP도 PS2와 마찬가지로 시리얼 넘버를 사전에 등록해 놓으면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SCEK측의 설명이다. 원 팀장에 따르면 얼마 전 일가족이 한꺼번에 고객센터를 찾은 적이 있다고 한다. PSP의 주변기기를 사기 위해서였다. 관련 기기를 판매하면서 물어보니 “선물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주변기기를 판매하면서 파악한 시리얼 넘버를 확인해 보니 소유주가 달랐다. 조용히 불러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사실은 남편이 택시운전사이고, 고객이 택시에서 놓고 내린 물품이라는 것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PSP의 경우 도난보다는 차에 두고 내리거나 부주의로 분실하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이 경우에도 시리얼 넘버를 사전에 등록해 놓으면 찾을 확률이 훨씬 높다. 경찰서에도 현재 습득 물건 많이 쌓여 있지만 등록이 안돼 있어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Side Story] 원주순 SCEK 고객서비스센터 팀장 일문일답 : 정품 아니면 시리얼 넘버 등록 불가
■ PS2를 도둑맞았다가 되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 사전에 시리얼 넘버를 고객서비스센터에 등록했기 때문이다.

■ 절차는 어떻게 되나.
≫ 간단하다.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시리얼 넘버를 등록하면 된다.

■ 제품 분실시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 통상적으로 제품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할 경우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리얼 넘버 추적 시스템 등록하면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분실 제품을 가져올 경우 컴퓨터에 뜨기 때문이다.

■ 주의할 점은.
≫ 우회 루트를 통해 구입한 병행 수입품의 경우 시리얼 넘버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중고로 구입한 물품이 도난품이면.
≫ 현행법상 구매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