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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도전이 시작된다! 대기업 게임사업 진출 ‘급물살’… 기존 업체와 한판 대결 불가피

  • 이석 객원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6.02.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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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SK C&C 등 고유 영역 탈피해 퍼블리싱 사업 진출
CJ미디어-MBC게임 빅딜 결렬…신규 채널 개국 ‘초읽기’
게임업계 “자본 집약 시장으로 게임산업 진화하는 것”

'영원한 강자는 없다.’ 게임시장에 급격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막강한 자본과 마케팅력을 무기로 한 대기업이 잇따라 게임사업에 ‘출사표’를 내던졌기 때문이다. 최근의 특징은 고유의 영역조차 탈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섬유 전문 기업인 효성과 시스템통합(SI) 업체인 SK C&C가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삼성도 최근 퍼블리싱 사업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이로 인해 시장을 지키려는 기존 게임업체와 게임시장 탈환을 노리는 대기업간의 한판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게임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 C&C를 통해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김신배 사장의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 취임을 계기로 투자 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차원(3D) 모바일 게임포털 ‘지엑스지(GXG)’를 오픈했다. 현재 넥슨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이곳에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인 IHQ의 1대주주 자리도 꿰찼다. 이 회사는 온라인 골프게임 ‘팡야’를 개발한 엔트리브소프트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게임 개발사업에도 발을 걸친 셈이다.

SK그룹, 게임 퍼블리싱 나서나(?)
업계에서는 SK그룹의 이 같은 행보를 게임 퍼블리싱 사업 진출을 위한 ‘정지작업’ 차원에서 풀이하고 있다. 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K그룹의 게임사업 진출 전략은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한 게임업체 인수·합병(M&A)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잇따라 벽에 부딪히면서 최근 게임 퍼블리싱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한 ‘트릭스터 AD’와 ‘팡야’를 통한 SK텔레콤의 퍼블리싱 사업 진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는 SK C&C의 행보만 봐도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SI업체가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도 손을 대고 있기 때문이다. SK C&C는 최근 가마소프트의 MMORPG ‘모나토 에스프리’와 WRG의 환타지 온라인 스노보드 게임 ‘크리스탈보더’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의 변신도 눈에 띈다. 섬유 전문 기업이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효성은 현재 모 게임 개발사가 서비스 중인 게임의 퍼블리싱을 진행 중이다. 효성 관계자는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게임사업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면서 “그러나 연내에 2~3개의 게임을 추가로 서비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게임사업에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역시 CJ그룹이다. 지난 2004년 게임포털 ‘넷마블’ 인수를 계기로 게임사업에 뛰어든 CJ그룹은 현재 게임 개발, 퍼블리싱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게임 개발사인 애니파크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X박스360 한국판권 확보와 함께, 월드e스포츠게임(WEG)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CJ그룹은 요즘 게임방송 개국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CJ미디어는 지난해부터 MBC게임과 협상을 벌여왔다. CJ미디어 채널 한곳과 MBC게임을 맞교환하는 게 ‘빅딜’의 골자다(본지 206호 참조). 그러나 최근 협상이 결렬되면서 게임 채널 신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까지 개국 시기나 규모 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연내에 게임방송을 론칭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필요한 인력과 접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는 MBC게임 인수에 거금을 쏟아 붓는 것보다 새로운 채널을 만드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현재는 조직 구성을 위한 국장급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가 최근 PC방용 서버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최근 PC방 사업자의 컴퓨터 관리를 도울 스마트서버 ‘ZSS108’을 출시했다. 이 서버는 기획 단계서부터 PC방 운영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취합해 개발됐다. 때문에 PC방 관리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측의 설명이다.

사실 대기업의 게임사업 진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 LG, 쌍용 등 쟁쟁한 기업들이 그동안 게임사업에 진출했었다. 그러나 뚜렷한 결과 없이 사업을 접어야 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붉은보석’ 등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그나마 체면을 유지한 정도다.

기존 업체와 대기업간 ‘충돌’ 불가피
최근의 특징은 게임 개발에서 포털, 퍼블리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기업들의 진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시장을 지키려는 게존 게임업체와 시장 탈환을 노리는 대기업간의 한판 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일부의 경우 벌써부터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의 진출에 맞설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한 게임 퍼블리싱업체 관계자는 “게임업계에서는 한때 ‘삼성이 와도 게임사업은 안된다’는 속설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이 변했다”면서 “대기업에 맞설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일련의 추세가 자본 집약적 시장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진출은 게임산업이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자본시장으로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국내 게임업체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side story] 삼성, 게임 퍼블리싱 시장의 강자로 떠올라
삼성이 오랜 기간의 침묵을 깨고 게임 퍼블리싱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퍼블리싱을 진행한 온라인게임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솔루션센터(구 미디어콘텐츠센터)를 통해 90년대부터 게임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시작한 가정용 비디오게임 사업과 PC게임 유통사업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지난 2000년 2D MMORPG ‘드래곤라자’를 통해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에 나섰으나 이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삼성전자에 최근 반가운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퍼블리싱을 진행한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MMORPG ‘붉은 보석’이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시장의 경우 이전에 진출한 국내 게임대작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퍼블리싱을 실시한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역시 시범 서비스 개시 5일 만에 동시접속자수 2만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이 게임은 ‘대박 고지의 8부능선’이라 일컬어지는 동시접속자수 5만∼7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사업 방향을 온라인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퍼블리싱으로 특화한 것이 이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향후 게임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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