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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경품족’ 아시나요?] 메뚜기 떼처럼 게임 이벤트 몰려다녀 정작 게임은 ‘나 몰라라…’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6.03.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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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떼처럼 게임 이벤트 몰려다니는 ‘게임 경품족’ 최근 등장
고가 자동차나 현금 내건 이벤트 늘면서 경품족도 덩달아 증가
그러나 이벤트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 거품 양산 우려도

‘PS2 경품 받을 수 있는 곳이 어딘가요?’
‘경품족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난 3일 각종 게임웹진 게시판에 올라있는 글의 제목이다. 최근 들어 게임업계의 경품 이벤트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노리는 ‘경품족’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제사보다는 젯밥에 더 관심이 많다. 본행사인 게임보다 이벤트를 통해 제공하는 경품에 더 열중하고 있는 것. 물론 이들 경품족은 이벤트를 실시하는 게임의 접속자들을 일정 부분 늘리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고가의 자동차나 명품을 내건 이벤트의 경우 접속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곤 한다. 그러나 이도 잠시뿐이다. 행사가 끝나면 경품족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때문에 거품만 양산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게임 업체들의 최근 이벤트 경향을 보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정통 MMORPG ‘샤이야’를 서비스 중인 소노브이도 지난해 12월 23일부터 2월 13일까지 두 달여 동안 4차례에 걸쳐 ‘극한의 PK 이벤트’를 실시했다. 경품으로 내건 상품은 NF소나타, 신형 싼타페, 그랜저 TG 등이다.

한게임도 지난해 말 ‘라스베가스포커’ 오픈 기념으로 1억원 상당의 경품을 내건 ‘황금스페이드’ 이벤트를 실시했다. 신맞고에서는 현금 100만원을 상품으로 주는 복주머니 이벤트를 열고 있다. 한게임은 신맞고 오픈 당시 현대 SUV 투싼과 LG 트롬 세탁기 등을 내걸기도 했다. 물론 관련 업체들은 이같은 마케팅을 상당히 선호한다. 한 업체의 관계자는 “초기 마케팅은 신규 게임 오픈시 중요한 요소다. 게이머들을 얼마나 끌어들이냐에 따라 향후 승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무리하는 면이 없지 않지만 마케팅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경품 이벤트는 ‘초기 마케팅’의 일환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다한 경품이 거품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품족’이라는 새로운 조류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온라인게임이든, 비디오게임이든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돈이 된다면 거의 모든 게임업체의 이벤트에 응모를 한다.

특히 클로즈베타 기간이나 오픈베타 시점으로 다양한 이벤트 상품을 내건 온라인게임이 이들의 주요 타깃이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주일에만 수십여종의 게임이 쏟아져 나오면서 경품족들을 후각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 관련 웹진이나 커뮤니티에는 현재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사이트나, 경품 당첨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묻는 질문이 적지 않다. 운영자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모아 별도로 사이버 강의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이벤트가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게 보통이다. 때문에 긍정적 효과 이면의 폐해도 적지 않게 지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게임 저 게임 옮겨 다니며 이벤트에만 참여하는 게 경품족들의 특징”이라면서 “이들은 메뚜기떼처럼 몰려다니기 때문에 일시적인 접속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빠져나갈 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경품족이 베타족에 이은 또 다른 골칫거리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어기준 컴퓨터생활연구소장은 “CCR이 서비스 중인 MMORPG ‘트라비아’의 경우 오픈베타 당시 동시접속자수가 3만명을 오르내렸다. 그러나 유료화 이후 오픈베타족이 대거 이탈하면서 곤욕을 치렀다”면서 “베타족이 오픈베타 게임에만 몰려다녔듯이 경품족도 경품만을 쫓는 폐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품족, 베타족과 같은 업계 골칫거리(?)
그는 이어 “이 같은 경향은 사실 업계의 출혈 경쟁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면서 “지나친 경품 이벤트보다는 게임성에 보다 치우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경품족을 자청하는 조은주(29?가명)씨를 만날 수 있었다. 경품 관련 커뮤니티 운영자이기도 한 그는 현재 집에 뜯지도 않은 PS2나 노트북, 키보드 등이 가득하다. 1년여 전부터 시작한 게임업체 이벤트 등에 참여한 결과다.

조씨에게 게임 이벤트는 이미 즐거움이 아닌 부업이 됐다. 그러다 보니 게임보다는 경품에 더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는 “어느 게임에서 이벤트가 진행 중인지 등에 대해 줄줄이 꿰고 있다”면서 “인터넷 쇼핑몰 등에 상품을 팔면 이윤이 많기 때문에 빠짐없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Side Story] 명의도용 ‘휴대폰 인증’으로 푼다
리니지 명의도용 사태 이후 게임업체의 ‘휴대폰 인증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회 루트를 통한 중국 IP에 대해 업계가 본격적으로 ‘문단속’에 나선 것.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4일 리니지 회원 가입시 휴대폰으로 재확인하는 ‘휴대폰 인증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휴대폰 인증제는 회원 가입시 입력한 개인정보에 대해 휴대폰을 통해 재확인하는 것. 휴대폰으로 전송된 인증 번호와 가입자가 입력한 번호가 일치해야 가입이 완료되며 휴대폰 번호 1개당 5회로 횟수가 제한된다.

웹 보드 게임 사이트 룰루게임도 지난달 말부터 ‘휴대폰 인증’ 서비스를 필수사항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룰루게임은 그동안 휴대폰이 없는 게임유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휴대폰인증’ 서비스를 선택사항으로 했다. 그러나 이번 명의도용 문제를 계기로 개인정보보안을 위해 신규회원가입 시 꼭 휴대폰 인증을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룰루게임은 홈페이지 회원가입 화면에서 자기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자신의 명의 도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룰루게임 게임사업부 정재엽 대리는 “최근 온라인 경품게임으로는 최초로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로부터 개인정보보호마크(ePRIVACY) 인증서를 수여 받았다”면서 “이번 서비스로 명의도용과 미성년 게임참여 등 회원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발생되는 문제를 상당 부분 해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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