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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선의 게임시장 뒤집어보기] X박스360, 세계정복 프로젝트 문제 없나?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6.03.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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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국내에서도 X박스360이 정식 발매돼 본격적인 차세대기 시장이 개막되었음을 알렸다. 하지만 당초 마이크로 소프트(이하 MS)가 자신감 있게 시장을 선점해나가겠다고 얘기했던 것만큼 현재 상황이 힘차 보이진 않는다. 미국에서는 꾸준히 순조롭게 팔리고 있지만 타이틀의 부재로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미 절반은 실패”라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X박스360에 드리워진 이상기류가 도대체 무엇인지 살펴보고 국내시장에서의 가능성도 함께 진단해본다.

X박스360, 차세대기로서의 임팩트가 부족하다
과거에는 게임기가 세대교체를 할 때면 차세대기의 임팩트는 게이머들이 받아들이기에 굉장한 것이었다. 기억해보라! 슈퍼패미컴,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PS2 등의 게임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여러분들이 그 게임기로부터 받았던 새로운 게임세계를 얼마나 가슴 벅차게 느꼈었는지를 말이다. 하지만 X박스360은 그런 차세대기로서의 임팩트가 부족해보인다. 이것은 새로운 게임기를 샀을 때의 느낌이 아니라 PC를 업그레이드 한 느낌쪽에 가깝다. 이미 우리는 게임 그래픽의 굉장한 발전을 목격했고 속된 말로 ‘더 이상 놀랄 것이 없는’ 그래픽마저 X박스에서 경험해왔다. 하지만 X박스360은 이러한 임팩트를 주기엔 조금 미약하다.

발매 타이틀 중 메이저급에 속하는 오리지날 타이틀을 살펴보자. ‘데드 오어 얼라이브(이하 DOA, 테크모)’와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3(MS)’의 경우에도 확실히 파워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극적인 퀄리티의 차이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게임 그래픽을 기술적으로 세세하게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면 X박스에 있는 전작들과 최신작이 한 하드웨어에 묶여 있다고 얘기해도 믿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게다가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HD-TV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유저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오히려 멀티플랫폼 타이틀인 ‘파이트 나이트 라인드 3(EA스포츠)’쪽이 차세대기의 파워를 실감하게 해주는 듯 하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것은 확실한 기술적 차이를 보여주긴 하지만 한 세대를 건너 뛴 극적인 차이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만큼 아직까지 X박스360은 스펙이 이전 세대의 게임기들보다 훨씬 우수하면서도 게이머들이 체감하기에는 극적인 차이를 느끼게 해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오리지날 타이틀도 ‘헤일로’와 ‘DOA 3’, ‘프로젝트 고담’ 등의 킬러 소프트로 같은 세대의 기종인 PS2와 비교해도 월등한 퀄리티를 보여주었던 것을 감안하면 맥 없는 스타트를 보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나마 ‘헤일로 3’, ‘로스트 오딧세이’ 등의 비장의 카드들이 남아있어 막연한 기다림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일본시장, X박스로는 아직도 난공불락인가?
X박스의 실패를 거울삼아 X박스360은 일본시장을 철저히 분석해서 꼭 성공시키겠다는 MS의 의지가 또 한번 위기상황에 처해버렸다. 일본에서는 작년 12월 10일에 발매되었지만 X박스보다도 못한 출발을 보였다. 일본 엔터브레인의 집계자료에 의하면 X박스가 일본에서 처음 발매되었을 때 3일간의 판매량은 약 12만 4,000대였다. 하지만 X박스360의 발매 후 2일간 판매량은 6만 2,000대에 불과했다. 매장 소화율은 39%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하드웨어 대비 소프트웨어 판매비율이 0.91로 나타나 하드웨어만 구매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타이틀을 2~3개씩 구매하는 게이머들도 있을 테니 소프트웨어 구매없이 하드웨어만을 구매한 게이머층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그나마 인기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는 ‘DOA 4’가 발매된 이후에도 큰 반향은 일어나고 있지 않으며 이미 주간 판매대수가 게임큐브 밑으로 내려가 충격을 주고 있다. 이것은 일본 취향에 맞는 게임타이틀이 발매되지 않았고, MS가 야심차게 일본을 겨냥해 준비중인 다양한 대작 타이틀이 아직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 MS는 X박스360을 선행 발매한 만큼 PS3가 발매되기 전까지 보급대수에서 가능한 한 멀리 도망가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그냥 PS3가 발매될 때까지 기다리자”라고 시선을 돌리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어 MS의 일본 차세대 게임시장 공략은 X박스 시장 때 못지 않게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버리고 말았다.

■ X박스360 주요타이틀 유통사별 한글화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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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명 | 유통사 | 한글화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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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오어 얼라이브4 | CJ 조이큐브 | 한글화
카메오 : 엘리멘츠 오브 파워 | CJ 조이큐브 | 한글화
퍼펙트 다크 제로 | CJ 조이큐브 | 한글화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3 | CJ 조이큐브 | 한글화
FIFA 06 로드 투 월드컵 | EA 코리아 | 영문
니드 포 스피드 모스트 원티드 | EA 코리아 | 한글화
NBA 라이브06 | EA 코리아 | 부분 한글화
콜 오브 듀티 2 | CSR 엔터테인먼트 | 한글화
퀘이크4 | CSR 엔터테인먼트 | 영문
토니 호크 아메리칸 웨이스트랜드 | CSR 엔터테인먼트 | 영문
건 | CSR 엔터테인먼트 | 영문
오버 G | THQ 코리아 | 영문
더 아웃핏 | 아타리코리아 |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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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초기에는 손해 감수해야…
게임시장이 만들어지기를 바랄 것인지 퍼블리셔 스스로가 만들어갈 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데 사실 그렇게 만만한 문제는 아니다. 다양한 행사와 함께 X박스360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식발매한 CJ조이큐브(유통담당)와 한국 MS 파트너는 아직까지는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게임의 발매 간격이나 한글화 여부, 가격설정에 있어서도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X박스360과 동시에 발매된 대부분의 타이틀도 거의 한글화됐으며 앞으로 나올 타이틀에 대해서도 되도록(온라인 게임인 파이날 판타지11도 한글화 작업 중이다) 거의 모든 타이틀에 대해서 한글화를 단행할 생각이라고 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현재 X박스360의 게임 타이틀 발매현황을 살펴보면 한글화 작업이 플랫폼 홀더인 CJ 조이큐브에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CJ 조이큐브가 유통하는 타이틀이 아니면 한글화가 되지 않은 타이틀도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세중게임박스가 유통을 담당했던 X박스 시절부터 여러 번 같은 문제로 지적되어 왔듯이 다양한 퍼블리셔들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실상 CJ조이큐브만의 노력만으로 활성화된 시장이 만들어지기는 어렵다. 따라서 앞서 얘기한대로 퍼블리셔 스스로가 손해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가는 수 밖에 없지만, 실제로 퍼블리셔 입장에서 플랫폼 홀더가 유통하는 게임기의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한글화에 도전하기가 쉽지가 않으며,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구도 이들을 비난할 권리는 없다.

그렇다면 다시 CJ 조이큐브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겠지만 단순히 한글화 타이틀의 발매뿐만 아니라 국내 개발사들이나 유통사들이 좀 더 X박스360이라는 시장을 만드는데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배려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X박스 시절처럼 플랫폼 홀더였던 세중게임박스의 무책임한 정책에 상처를 받은 게이머들이 또 한번 생겨나게 될 것이다. X박스를 사랑하는 게이머들에게 두 번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상처받은 게이머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금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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