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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M 박성준 대표 몬스터 플랫폼, VR큐브로 세계정복 도전

VR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몬스터' 공개 … VR큐브와 연계 테스트부터 상용화까지 겸할 것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09.23 19:37
  • 수정 2016.09.2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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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전 이야기다. 지난 2007년 박성준 대표는 자사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수십억원대 돈을 투자 받았다. 20대 청년이 받은 이 투자는 당시로서도 유례 없을 정도로 큰 투자였다. 시작부터 전설이 돼 버린 셈이다. 이미 10년차 개발자였던 그는 장래가 촉망되는 개발자이자 사업가로서 주목을 받았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그간 '까꿍 온라인'을 비롯 다양한 게임들을 개발해 공급했고 국내를 대표하는 개발자 커뮤니티 '데브 코리아'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10년에는 유니티엔진 계약을 체결, 국내 총판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크로스플랫폼용 FPS게임 '좀비헌터'를 개발, 텐센트와 중국 판권을 계약한 것을 보면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점은 틀림이 없다.

그런 그가 또 한번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가상현실 플랫폼에 도전한다. 그동안 쌓아왔던 개발 노하우와 게임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한 프로젝트라고 그는 말한다. 박 대표는 GPM이 개발한 가상현실 게임 '좀비헌터'의 상용화를 준비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국내에 HMD를 보유한 유저들이 몇이나 될까요? 제 주변사람들 심지어 개발자들도 HMD를 가진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기기값과 PC값을 합한다면 최소 200만원 많게는 400만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해야하는데 사기가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또, 살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걸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상현실 게임이 신기해서 하고 싶다고는 하시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분들은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그는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PC방과 같은 점포들에서 시연을 할수도, 전시회에참가할수도 있지만 여전히 '상용화'라는 조건에 맞기에는 쉽지 않다고 그는 판단했다.

"평소 게임은 함께 즐겨야 한다는 주의입니다. 혼자서 즐기면 별다른 재미가 없는 게임도 함께 즐기고 서로 내기를 한다거나, 대화를 한다면 더 재미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장소가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가 개발한 VR큐브는 '노래방'과 같이 여러명이서 같이 VR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VR기기가 설치된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전면에 커다란 화면으로 제작된 영상이 나온다. 유저들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면 주변 사람들이 그가 플레이하는 장면을 바라볼 수 있다. 공포 게임을 플레이하는 장면을 보면서 같이 깜짝 놀라거나, 파티 게임을 플레이할때는 그가 게임을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하고 싶어지는 게임들이 꽤 있습니다. 몇 차례 테스트를 거쳤습니다만 한 번 놀러오신 분들은 적어도 1시간 이상은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업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그는 시스템 최적화에 돌입했다. 일반 노래방과 같이 유저가 방안에 들어간다면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과정이 있어야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매 방마다 '직원'이 들어가서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 또 플레이에 간섭한다면 '즐기는 분위기'가 날 수 있을리 없다.

또, 원하는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매 번 직원을 호출해야 하는 상황도 고객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그지 없다. 매 방마다 '도우미'가 들어간다면 그 인건비도 만만치 않을 것임이 틀림이 없다. 그는 VR플랫폼 '몬스터'를 통해 이 상황을 해결했다.

"몬스터는 간단한 터치만으로 모든 게임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입니다. 화면상에 준비된 메뉴를 터치하면 바로 게임이 실행되고 헤드셋만 끼면 되죠. 여기에 멀티 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해 다른 장소에 있는 몬스터 플랫폼 유저들과 경쟁을 한다거나, 전체 랭킹 점수를 매기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현장에서 테스트해본 VR큐브와 몬스터 플랫폼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동작했다. 큐브 입구에 들어서면 한쪽편에 콘솔이 놓여 있는데, 화면상에 보이는 그림을 터치만 하면 바로 게임 영상이 뜨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게임이 실행됐다. 그 순간 눈앞에 놓인 대형스크린에 게임이 뜬다. 150인치가 넘는다고 박대표는 설명한다. 남은 것은 HMD를 쓰는 것 뿐. 특이하게도 사운드를 위한 헤드폰이 비치돼 있지 않다. 대신 주변에는 얼핏봐도 100만원이 넘는 스피커가 박혀 있다. 그냥 들어가서 맥주한캔 까놓고 음악만 들어도, 혹은 축구를 봐도 될만한 시설이었다.

"HMD를 쓴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해야 하니 헤드폰 대신 스피커를 넣었습니다. 크기가 작고 HMD를 착용한 사람들의 머리 위치에서 소리가 들여야 하고, 음분리가 명확해서 스테레오로 들리는 스피커를 선택해야 해 고민이 컸습니다. 괜찮은 스피커를 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천장에 줄을 매달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었고 콘트롤러는 무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체험자의 동선에도 지장은 없다. 또, 함께 온 사람들은 쇼파에 앉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아직 탁자 등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분명히 괜찮은 시설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가능하다면 집에도 하나 설치하고 싶을만한 시스템이다. 그러나 시설이 괜찮다고 해서 무조건 사람이 올리는 없다. 무엇보다도 콘텐츠 부재에서 오는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는 스팀이 직접 연동돼 관련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도록 준비돼 있습니다. 물론 모두 유료로 다운받은 콘텐츠들입니다. 추후 정식 론칭이 된다면, 더 많은 개발자분들을 모시고 직접 플랫폼에 론칭하면서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현역 개발자이기도 한 그는 개발자들을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체 SDK에서 부터 연동과정까지 내부 개발진들이 직접 움직여 개발을 돕겠다고 그는 밝혔다. 특히 게임 서비스 과정에서 필요한 노하우들을 모두 준비해 전달하는 것으로 그는 방침을 전했다.

"유저들의 평균 플레이타임, 이탈 지점, 결제 시기 등과 같은 데이터를 예로들 수 있을 것입니다. 백단에서 트래킹을 완벽하게 하고 이 데이터를 전해드릴 준비가 돼 있습니다. 눈으로 테스트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데이터들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외에도 멀티플레이를 돕기 위한 SDK나 부분유료화 도입을 위한 결제 수단 등을 모두 제공하면서 보다 편리하게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하나부터 열까지 디테일한 부분을 고민해서 나온 결과물들이다.

"지금도 데브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개발자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이 플랫폼이 개발자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더 멋진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테스트 용도로 쓸수도 있을 것이고, 상용화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유저 피드백을 받을수도 있을 것이고, 실제 상용화에 임해서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한다거나,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기 위해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그는 양재동 자사 지하1층에 있는 'VR큐브'를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언제든 원하는 시간대가 있다면 와서 테스트 용도로 쓰거나 시연하기 위해서 쓸 수도 있고, 관련 영상을 촬영하는데도 문제 없이 사용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후 더 많은 VR큐브들이 생겨난다면 몬스터 플랫폼이 좀 더 모습을 갖출 것입니다. 이후 개발자 여러분들에게 매출적인 측면이나 데이터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만한 부분들을 줄 수있다면 성공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는 앞으로도 몬스터 플랫폼과 VR큐브, 관련 SDK를 이용한 시스템들을 개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한다. 이어 일본, 중국 등 해외 진출 사업도 꾀하고 있다. 다년간 쌓아온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비즈니스를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재 사업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그가 이번에도 홈런을 때릴 수 있을까. 그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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