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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실력=투자실력’(?)] 프로게이머, 증권가에서도 ‘귀한 대접’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6.04.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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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증권사 “시험적인 단계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 경계
PC 앞에서 순발력이나 집중력 탁월… 데이트레이더 활용 가능성

프로게이머들이 증권가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집중력이나 순발력이 뛰어나고, 모니터 앞에서 10시간 이상씩 버틸 수 있는 훈련이 돼있는 탓에 데이트레이더로써의 활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것. 이미 일부 선수는 증권사로부터 면접을 봤거나, 실무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시장에서는 이미 ‘누가 어디에 면접을 봤다더라’ ‘누가 얼마를 벌었다고 하더라’ 식의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프로게이머 4명 이미 면접까지 봐
이로 인해 프로게이머에 대한 새로운 활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시계 바늘은 지난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 증권사 회의실에서는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프로게이머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진 것. 프로게이머의 경우 PC 앞에서의 순발력이나 집중력이 뛰어나다. 특히 한번 자리에 앉으면 10시간 이상 버틸 수 있도록 훈련돼 있다. 때문에 이들을 영입해 데이트레이더로 키우자는 게 한쪽의 입장이었다.

이들의 논리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최근의 주식시장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기보다는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을 연계해 움직이는 프로그램 매매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적 지식 없이도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PC 앞에서의 순발력이나 집중력이 뛰어난 프로게이머를 잘만 활용할 경우 큰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회사의 신뢰도 하락은 물론이고, 실패했을 경우 세인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다는 있다는 것이다. 치열한 의견 싸움 끝에 이 회사는 프로게이머를 뽑아서 시험적으로 운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e-스포츠협회측에 몇 명의 프로게이머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실무를 진행한 하성헌 e-스포츠협회 국장은 “11개 프로구단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면서 “때문에 평소 잘 알고 있는 프로게이머 4명을 증권사에 추천해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몇 명이 취업했는지, 이미 실무에 들어간 상태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면접을 본 선수들 중에서 군필자 두 명을 뽑아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련 제안을 받은 프로구단측은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부는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한다.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협회로부터 관련 사실을 전해 들었지만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프로게이머들도 이제는 엄연한 전문직인 데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동기야 어찌됐든 간에 그 같은 제의를 받아 기분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네티즌들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프로그램 매매가 아무리 발달돼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해낼 수 있겠냐”면서 “작전세력에 휘말려 돈을 잃지나 않으면 다행”이라고 꼬집었다. 일부의 경우 선수들의 별명을 응용해 ‘손절의 황제’ 임요환, ‘폭풍매도’ 홍진호, ‘미수몰빵’ 최연성, ‘상한가의 영웅’ 박정석, ‘매수천재’ 이윤열, ‘불꽃매수’ 변길섭 등의 새로운 별명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부정적인 여론 불구 관심 증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업계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프로게이머가 증권사 데이트레이더로 활동한 것은 이번 한번만이 아니라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모 증권사가 프로게이머를 채용했다가 짭짤한 재미를 봤다. 최근 프로게이머를 채용한 증권사는 이에 대한 자극 때문이라는 것.

e스포츠협회 하성언국장은 “프로게이머 두 명이 100억원을 투자해 35억원을 벌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가 그동안 프로게이머를 고용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비록 시험적이기는 하지만, 성공한다면 양쪽에 좋은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선수 생명이 짧은 선수들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면서 “선수들의 장래문제 차원에서도 고려해볼만한 사항”이라고 전망했다.

[Side Story] “댓글이 더 재미있네~”
프로게이머가 모 증권사에 면접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가장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은 어떤 선수가 면접을 봤는지에 대해서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에 추천받은 프로게이머는 스타크래프트 종목 2명과 기타 종목 2명이다. 이중에서 군필자 두 명이 채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게임 관련 웹진에는 P선수, C선수, S선수 등 다양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의 경우 선수들의 별명을 응용해 ‘손절의 황제’ 임요환, ‘폭풍매도’ 홍진호, ‘미수몰빵’ 최연성, ‘상한가의 영웅’ 박정석, ‘매수천재’ 이윤열, ‘불꽃매수’ 변길섭 등 다양한 별명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역시 물량은 최연성 아니겠냐. 최연성이 되면 막강한 물량을 투입해 개미 투자자들을 전부 관광 보내버릴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e-스포츠협회나 증권사측은 일절 대답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상헌 e-스포츠협회 국장은 “누가 면접을 봤는지는 개인의 명예가 있기 때문에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증권사측도 “6개월간의 수습기간을 두고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시험적인 시도인 만큼 당분간은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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