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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지각변동 가속화] ‘스포’ 무료화로 흥했다 유료화로 무너지나?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6.07.0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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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방은 없다.”
PC방업계와 네오위즈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네오위즈가 서비스 중인 ‘스페셜포스’는 그 동안 PC방 업주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부동의 1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프리미엄 서비스인 ‘건빵 PC’의 유료화로 촉발된 양측의 감정이 악화되면서 최근 점유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네오위즈측은 현재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FPS게임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다지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나 유저들의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모 게임웹진 조사에서는 이미 ‘스페셜포스’의 점유율이 CJ인터넷의 ‘서든어택’에 밀리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도 했다.

- 스페셜포스 PC방 점유율 ‘건빵 PC’ 유료화 후 지속 하락
- PC방 업주들의 민심 이반 본격화(?)…일부 공정위에 제소하기도
- 네오위즈측 “FPS 게임 대중화 되면서 나타난 현상일 뿐” 해명

실제로 모 게임웹진이 최근 발표한 온라인게임 순위에 따르면 ‘서든어택’의 강세가 유독 눈에 띈다. ‘서든어택’은 이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이어 랭킹 2위를 차지했다. 그 동안 1위 자리를 유지하던 ‘스페셜포스’의 경우 서든어택의 강세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상 징후’의 원인을 최근 단행된 ‘건빵 PC’의 유료화에서 찾고 있다. ‘스페셜포스’는 PC방 업주들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성장했다.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의 유료화 서비스인 스팀의 과금문제가 터지면서 PC방협회가 무료화를 선언한 ‘스페셜포스’를 적극 밀어준 것. 이로 인해 ‘스페셜포스’는 한때 PC방 점유율이 2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네오위즈와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가 스페셜포스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건빵PC’의 부분 유료화에 합의하면서 ‘민심 이반’ 조짐이 하나둘씩 감지되고 있는 것.

‘건빵 PC’ 유료화로 민심 이반 가속화?
PC방 업주들은 현재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입장이다. 인문협의 말만 믿고 ‘스페셜포스’를 밀어줬는데 이제 와서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인문협을 겨냥해 “누구를 위한 스페셜포스이고, 누구를 위한 협회”냐는 비아냥거림도 터져 나오고 있다. 부산에서 PC방을 운영하는 한 PC방 사장은 <경향게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솔직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면서 “2007년까지 무상 서비스를 지속하겠다는 약속만 믿고 ‘스페셜포스’를 밀어줬는데 이제 와서 유료화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PC방 사장도 “‘스페셜포스’가 전국 PC방 사장들의 지지 하에 급성장하게 됐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미명 하에 유료화를 단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기존의 PC방 업주들이 인문협과 네오위즈를 상대로 불만을 성토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부의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인문협과 네오위즈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본지 확인 결과 이 제소건은 최근 공정위에 의해 심의절차 종료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 적용 사안이 아니었다는 게 공정위측의 설명이다. 공정위 신유형거래팀 조환진 사무관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유사한 제소건이 접수됐지만 공정거래법 적용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면서 “당사자들에게도 이 같은 내용을 이미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빵 PC’로 촉발된 업계의 불만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발행한 ‘Internet & Game Traffic Trends’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스페셜포스’의 PC방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건빵 PC’의 제휴소식이 알려진 10월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6월 현재는 점유율이 13%대로 추락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관계자는 “‘스페셜포스’의 경우 현재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 빈자리를 ‘서든어택’ 등이 채워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서든어택’의 경우 지난 5월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12만명을 돌파하면서 ‘스페셜포스’의 위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임트릭스 집계도 별반 차이가 없다. 한때 20%에 육박하던 PC방 점유율이 현재는 13% 대에 머물고 있다.

스포 점유율 반년 만에 19%->13% 하락
업계 관계자는 “‘스페셜포스’의 점유율이 하락한 데는 PC방 업주들의 민심 이반이 일정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네오위즈가 건빵 PC방 서비스 오픈으로 일시적인 수익은 늘겠지만 장기적으로 협력 관계에 있는 PC방 업주들의 불신을 사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네오위즈측은 최근의 점유율 하락이 ‘건빵 PC’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건빵 PC의 탄생과 함께 점유율이 하락한 것도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스페셜포스’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면서 “‘서든어택’, 워록 등 FPS게임이 대중화되면서 됐기 때문에 점유율이 하락한 것이지 PC방업계와의 불화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문협측도 “일부 PC방 업주가 공정위에 제소하기는 했지만, 이미 공정거래법 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일부가 제기한 문제를 전체의 목소리로 치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Side Story] 스포 유저들도 회사에 반기?

아이템 부담 가중되면서 ‘방어구 안입기’ 캠페인 나서
‘스페셜포스’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곳은 PC방 업주들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유저들도 지나친 아이템 가격에 적지 않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유저들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지난 2002년 스페셜포스의 PC방 무료화를 선언하는 대신, 게임 내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충당해 왔다. 그러나 최근 아이템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면서 유저들이 하나둘씩 게임을 떠나고 있다는 것. ‘스페셜포스’ 유저인 이모씨는 “‘스페셜포스’의 랭킹 유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무기나 방어구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이로 인해 일부 유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부산에 위치한 모 클랜을 중심으로 ‘방어구 입지 않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방어구를 입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게임머니로 소비되기 때문에 클랜전에서 만큼은 방어구를 착용하지 않고 대전을 벌이자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현재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유저는 “유저들이 먼저 방어복을 입지 않는다면 아이템 가격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현재 상당수 클랜이 이 캠페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네오위즈측은 유저들의 목소리인 만큼 귀담아 듣겠다는 입장이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스페셜포스’ 회원이 1000만명을 넘다 보니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 “게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반영할 것은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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