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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테크노밸리를 잡아라] 엔씨소프트, 넥슨 등 부지 확보에 ‘올인’ 테헤란밸리 대체효과 기대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6.07.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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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판교 테크노밸리’에 대한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총 사업비만 3조8000억원 규모로, 판교 신도시 내 20만평 부지에 정보통신(IT), 생명과학(BT), 나노기술(NT), 문화산업(CT) 분야를 아우르는 국제적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때문에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한계 수요에 달한 테헤란밸리의 대안으로 판교 테크노밸리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23일 발표된 우선협상자 명단에서 엔씨소프트, 넥슨,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게임업체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판교 테크노밸리의 경우 입주 후 10년간 전매가 금지토록 규정돼 있지만 임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관련 업체의 관심이 고조될 전망이다.

- 경기도, 벤처 산업 육성 위해 20만여평 규모 판교 테크노밸리 개발
- 이 과정에서 엔씨소프트, 넥슨,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우선 협상자로 선정
- 당첨만 되면 최소 1,000만원 이상 시세차익 기대… 투기 시비도

판 교 부지 확보에 대한 게임업계의 관심은 현재 상당하다. 정부 주도 사업일 뿐 아니라 주변 인프라도 뛰어나기 때문에 경제성이나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테헤란밸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YNK코리아는 지난 6월 27일 이례적으로 ‘YNK코리아, 판교로 간다’는 내용을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아직 최종 선정 단계가 남아있기 때문에…”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타 업체와는 비교되는 행보다. YNK코리아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 이면에는 윤영석 사장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더스아 시아퍼시픽 마스터펀드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선 윤 사장은 현재 ‘로한’의 일본 진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판교 진출에도 상당한 정성을 쏟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윤 사장은 판교 우선협상자 발표가 난 지난 6월 27일 “게임산업이 테크노산업의 꽃이란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해 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판교 테크노밸리에 대한 그의 관심이 높다는 반증인 셈이다.

판교는 천혜의 게임 요충지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넥슨 등도 그 동안 판교 부지 확보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우병선 팀장은 “판교의 경우 평당 가격이 쌀 뿐 아니라 정보 인프라도 충분하기 때문에 게임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 김주영 팀장도 “판교 테크노벨리는 차세대 성장 동력인 게임 콘텐츠 기술을 바탕으로 건전한 게임 문화 확산과 대중과의 연계 촉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찍부터 입찰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업체들은 벌써부터 부지의 용도를 잡기 위해 부산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곳에 첨단 기술 연구개발 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반 기술 개발 및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해외 진출 구심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YNK코리아도 이 부지를 R&D센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YNK코리아 이정임 대리는 “경기도와의 협의를 통해 최종 계약이 맺어지면 6898평의 부지를 확보하게 된다”면서 “이 부지는 기술력 확보를 위한 R&D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회사측이 받은 C-3 필지는 국제적인 인터넷데이터센터인 ‘SC1’과 같은 지역”이라면서 “향후 인터넷 관련 업체들에게 해외 시장 공략 및 첨단기술 개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NK코리아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넥슨이나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사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넥슨 홍보팀 윤대근 팀장은 “급속한 사세 확장으로 직원이 늘면서 테헤란밸리 인근의 다섯 개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부지가 확정되면 통합 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우지경 과장은 “직원 규모는 급속도로 확대되는 데 반해 사무공간이나 복지공간은 턱없는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지상 10층, 지하 3층 규모의 사옥을 건립한 뒤, 2009년경에 판교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투기 시비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게임산업협회, 모바일게임산업협회, 게임벤처협회 등 게임 관련 단체는 최근 파라다이스그룹 컨설팅 계열사인 파라다이스 플래닝과 함께 판교 게임센터 설립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브로커가 나돌기도 했다. “게임 개발사라면 적어도 한번 정도는 이들의 제안을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투기 시비도
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은 주로 정부 인맥을 거론하며 부지를 입찰 받도록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돈을 뜯어낸다”면서 “요즘은 뜸해졌지만 한때 적지 않은 브로커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돈을 뜯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단 ‘신청해 놓고 보자’ 식의 풍조도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분양가는 현재 1000만원 안팎이지만, 분당 등 인근 업무용 토지의 경우 거래 가격은 평당 3000만원 선에 이른다. 판교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일단 당첨만 되면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상당수 업체가 “일단 신청해 놓고 보자”는 식의 풍조를 보였다는 게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들은 ‘투기 시비’ 자체가 업계의 사기를 꺾어놓는 것이라고 말한다. YNK코리아 이정임 대리는 “일각에서 ‘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 같은 지적 자체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려는 업계의 의욕을 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관계자도 “판교 테크노밸리가 투기장화 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가장 우려되는 점이었다”면서 “판교의 경우 향후 10년간 전매가 금지되며, 20년간은 연구 및 연구지원시설 등 본래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등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Side Story] 판교 게임센터 부지 조성사업 무산 속사정

본 입찰 압두고 컨소시엄 와해, ‘왜’?
사실 판교에 대한 게임업계의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엔씨소프트 등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업체와는 별도로, 게임산업협회, 모바일게임산업협회, 게임벤처협회 등은 최근 파라다이스 플래닝과 함께 판교 게임센터 구축 사업을 벌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100여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투자 설명회 자리에는 게임업계 관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그러나 본 입찰을 얼마 앞둔 상황에서 조용히 컨소시엄이 와해됐다.

결국 게임센터 건립을 위한 ‘연합 전선’은 유야무야 결렬되고 말았다. 해당 단체들은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게임산업협회측은 “우리 단체가 주도한 사업이 아니다. 컨소시엄이 왜 깨졌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단체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상당수가 “잘 모르겠다”면서 이른바 ‘전화 핑퐁게임’을 하기 일쑤였다. 자체 취재 결과 게임업체 내부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컨소시엄을 주도적으로 실시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까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이 진행됐지만 결국 무산됐다”면서 “일부 게임업계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통에 최종 단계에서 결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판교 벤처단지는 애초부터 현실성이 없었다. 판교 테크노밸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20만평의 부지를 확보한다는 게 말이 되겠느냐”면서 “이로 인해 컨소시엄도 와해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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