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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차니스트’용 게임물품이 뜬다] 본격적인 휴가철 맞아 이색 아이디어 상품 봇물

  • 이석 개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6.08.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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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 돌아왔다. 휴가나 방학을 맞은 직장인, 대학생들은 산이나 바다로 나갈 생각에 잔뜩 부풀어 있다. 그러나 내공이 조금 쌓인 게이머들의 경우 피서법이 다르다. 무더운 날씨에 밖에 나가 고생을 하느니, 집에 남아 조용히 게임을 즐기는 게 더 유익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른바 ‘귀차니스트’ 게이머들을 위한 이색 게임용품들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키보드?마우스?조이스틱 기능을 한 데 모은 ‘다용도 키보드’에서부터 누워서 게임을 즐기는 ‘특수 안경’, 심지어 게임 중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게이머 전용 수저세트’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마우스·키보드·조이스틱 기능 한 곳에 모은 다기능 키보드 등장
- 게이머용 수저세트, 누워서 게임하는 특수안경 등 아이디어 다양
- 일각서는 “지나친 사업성 통해 게이머 흥미 유발” 지적도

대표적인 아이디어 상품 중 하나가 비행 시뮬레이션 조이스틱 제조사로 유명한 사이텍사의 ‘다기능 키보드’다. 인터넷 쇼핑몰인 ‘RH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은 키보드와 마우스, 조이스틱 기능을 한 데 모아놓은 것이 특징. 예를 들어 USB를 이용해 기기를 처음 본체에 연결하면 조이스틱 모드가 된다. 이 경우 게임 중 전투기나 헬기를 몰아야 하는 ‘배틀필드2’나 전투기 시뮬레이션 게임인 ‘팰콘 4.0’ 이용시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다. 왼손 엄지 위치에 있는 아날로그 스틱을 조정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을 이용할 경우에도 수없이 많은 단축기와 마우스를 번갈아 클릭 할 필요가 없다. 21개의 메인키와 시프트키의 조합으로 총 144개의 단축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메인키에 단축키 조합을 미리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밤새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 야광 모드도 지원된다. 게임에 따라 블루, 레드, 그린의 불빛이 나오기 때문이다. 기본 모드인 경우 파란색 조명이 키보드에서 나온다. 1인칭 슈팅게임인 FTS게임이나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의 경우 각각 녹색과 빨간색으로 조명이 변하게 된다.

키보드+마우스+조이스틱 기능 한 곳에
이것도 귀찮은 유저들을 위해 누워서 게임이 가능한 특수 안경도 등장했다. 인터넷 아이디어 쇼핑몰인 ‘펀샵’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 제품은 굴절 렌즈가 안경 내에 장착돼 있다. 때문에 쇼파나 침대에 누워서도 게임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그저 손만 마우스에 대고 움직이면 된다. 최근 특수 안경을 구입했다는 한 유저는 사용기를 통해 “요즘은 바닥에 대자로 누워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데 편하다”면서 “이 참에 무선 마우스하고 벽에 걸 수 있는 TV까지 장만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귀차니스트’ 게이머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현재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슬리퍼를 신고 바닥을 문지르듯 다니면 되는 ‘슬리퍼형 걸레’나 치약뚜껑을 한 손으로 간단하게 열 수 있는 ‘아이디어’ 캡 등을 보다 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귀차니스트’ 게이머를 위한 식품도 많이 등장했다. 전자렌지로 즉석에서 조리가 가능한 햇반은 기본이다. 씻을 필요 없이 물만 부어 밥을 지을 수 있는 ‘씻어나온 쌀’, 별도 조리 없이 라면 국물에 바로 밥을 말아먹을 수 있는 ‘라밥’ 등 다양한 종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게임 삼매경에 빠지다 보면 별도로 밥을 먹을 시간도 아깝기 마련. 이 경우 ‘게이머용 수저세트’를 이용하면 유용하다.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하는 사이트인 ‘아이디어 홀릭’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은 언뜻 보면 에디슨 젓가락이나 수저세트와 유사하다. 그러나 착용방법은 전혀 다르다는 게 판매사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기만 하면 게임 중에도 즉석에서 과자나 라면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주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이 제품은 연사 기능도 지원되기 때문에 슈팅 게임 유저들에게 유용하다. 진동을 통해 손가락을 자동으로 구부려 주기 때문에 고속으로 터치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배터리 수납부를 팔목에 차고 본체를 손가락(보통 검지나 엄지)에 착용한 뒤, 키패드 위에 손가락을 살짝 올려놓으면 된다. 이 경우 손가락과 맞닿은 부분에서 강력한 자성이 발생해 손가락을 빠르게 떨게 만든다.

일각에서는 “상업성만을 노린 제품” 지적도
회사 관계자는 “슈팅 게임 유저의 경우 늦은 손동작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RPG나 전략 시뮬레이션 같은 게임에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지만 슈팅게임에서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귀차니스트’ 게이머를 위한 아이디어 제품이 최근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상업성만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유저는 “수저나 젓가락 잡는 시간조차 줄여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게임중독과 같은 폐해만 양산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문 마니아를 위한 이 같은 제품이 보다 대중화 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아이디어 홀릭 한승욱 실장은 “언뜻 보면 조금 엽기스러울 수 있겠지만 사용해보면 무척 편리하다”면서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마니아를 타깃으로 하는 좀 더 세분화된 제품이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해명했다.

[SIDE STORY] 외국의 경우 어떻나
마니아들을 위한 제품 전시회에 등장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게임용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반응은 현재 천차만별이다. 유저들의 경우 아이디어는 좋지만 과연 실용성이 있겠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업계 입장에서는 전문 마니아를 위한 이 같은 제품이 많이 출시돼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이 같은 마니아용 제품이 게임 전시회에 등장하기도 한다. 지난 5월 10~12일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E3 2006’이 대표적인 예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게임광들을 위한 다양한 게임주변기기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요컨대 네쓰론의 경우 뒷목을 편안히 젖히고 게임을 할 수 있는 독특한 게임 전용 의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언뜻 보면 헬스 기구를 연상케 하는 이 제품의 경우 의자에 연결된 기둥에 모니터를 부착했다. 때문에 편안한 자세로 모니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마우스와 조이스틱은 팔걸이 부분에 부착했다.

물론 이 같은 장비들은 메인홀에서 열린 게임전시에 비해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다양성을 인정한 미국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아이디어 홀릭 한승욱 실장은 “요즘 소비자들은 누구나 사는 제품을 따라 사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만 필요한 마니아성 제품에 흥미를 보인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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