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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규 개발자 “유저들의 VR 첫 경험을 지켜달라”

  • 임홍석 기자 lhs@khplus.kr
  • 입력 2017.05.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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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게임 개발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나이트 서울 2017’에서 연사로 참석한 김호규 개발자는 새롭게 VR게임 개발을 시작하는 개발자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내는 시간을 가졌다.

NHN과 라인을 거쳐, 블루사이드에서 VR플랫폼 본부장을 역임했던 김호규 개발자는 업계에서 대표적인 ‘VR 게임 매니아’로 불린다. 마켓에 공개된 대부분의 VR게임을 접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 IT업계 지인들에게 VR게임들을 소개시켜 주면서 실질적인 퍼블리싱 계약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는 실제로 VR게임이 거두고 있는 수익을 공개하면서, 왜 VR게임 개발이 배고플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스팀’을 통해 서비스 되고 있는 ‘VR 온리 게임’은 오백여개 정도다. 이 게임들의 평균 추정 매출은 현재 천만원 정도의 수준이다. 잘 버는 게임이 등장했다고들 하지만 그래봐야 10억에서 40억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극단적인 예로 대박난 모바일 게임의 하루 매출이 10억을 넘어서는 규모이니 만큼, 아직 VR게임은 돈을 크게 벌수 있는 시장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즉, 콘솔이나 PC에서 익숙하게 경험해온 대작과 비교하기에는 그 체급이 다르다는 것이다.

결국 VR게임 개발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높은 ‘가성비’를 뽑아내는 것이다. 적은 제작비를 활용하더라도 VR HMD에만 수백만원을 사용한 유저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은 제작비로 큰 효율을 얻어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몸이 더 고생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기획 작업에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며 분석, 정제, 소통의 커뮤니케이션의 시간을 거쳐야한다. 문제는 이 시간에 몇 달이 소모될지 아무도 모른 다는 것이다. 좀 더 시간을 아끼려면 유명 VR게임의 벤치마킹을 시도해야만 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제작비도 적고 돈 벌기도 쉽지 않은 이 시장에서 VR게임을 보유하지 않거나, 수십 개의 게임을 즐겨보지 않은 이들이 VR게임 개발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특히 VR을 제대로 접해보지 않은 이들이 VR게임에 대해 ‘그래픽이 너무 구려’, ‘VR은 구려’, ‘모바일 게임 모델링만 있다면 VR게임 만들지 않아?’ 식의 발언들은 VR에 많은 미신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VR게임 개발자들이 개발을 위해 고려해야할 요소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만들려는 게임과 VR에 대한 이해라고 김호규 개발자는 말한다. 먼저, 이 게임을 반드시 ‘VR게임으로 만들어야만 하는가’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농구나 축구와 같이 현실 속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소재라면, 반드시 가상현실로 즐겨야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활쏘기나 총쏘기, 우주여행이나 마법 등 가상현실에서만 즐길 수 있는 요소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혹자는 VR의 미래라고 얘기하는 성인 VR콘텐츠도 이와 같은 범주다. 실제 경험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경험들이다. 그 후에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VR게임 연구에 오랜 시간을 들이기를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의 첫 경험을 중요시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처음 VR을 접한 유저가 멀미를 느끼거나 아쉬움을 느낀다면 VR에 대한 기대감은 급격하게 추락하게 된다. 결국 시장의 주인공이 유저들임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유저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고, 핵심적인 문제인 멀미를 해소할 방법도 고민해야만 한다. 인지부조화 문제, 90프레임 이슈 등 공개된 법칙들만 지키더라도 그 VR콘텐츠는 ‘중간’은 가기 마련이다.

김호규 개발자는 “유저가 나쁘다고 표현 했으면 그 콘텐츠는 나쁜 콘텐츠다”라며 “지불한 금액 이상의 즐거움을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이 상도에 맞는 일이다”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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