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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소개팅을? 가상현실 데이트시대 도래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7.09.12 15:05
  • 수정 2017.09.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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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과 소개팅을 하게 됐다.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한다. 사전에 채팅을 해보니 정말 괜찮은 사람인것 같다.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아침부터 씻고 입을 옷과 신발을 준비하고, 향수를 뿌린 다음 이제 데이트 코스를 다시 한번 점검한다. 오늘은 무슨 말을 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를 돌이킨 다음에 약속 장소로 나선다. 준비 부터 만나는 시간까지 꼬박 반나절은 걸린다. 그리고 나서 3분만에 집으로 돌아 오겠지만...

​낯선 사람과 소개팅을 하는 일은 복권을 긁는 일과 같다. 일단 만나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고, 가끔 인생을 바꿀만한 행운을 준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당첨 된 이후 삶을 상상하는 것도 비슷할 듯 하다. 결정적으로 대부분 '꽝'이다.

그렇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 쪽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데이팅 서비스가 유행하기도 했다. '틴더'를 비롯 다양한 소개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해 서로 만남을 갖기도 한다. 그런데 이 '틴더'만으로는 부족했을까. 여기 한 기업이 가상현실 데이트 시스템을 제안한다.


페이스북 가상현실 데이트(Virtually Dating)페이지(https://www.facebook.com/VirtuallyDating​)를 운영하는 팀 '더 신'은 지난 8월부터 서로 모르는 남녀 두명을 가상현실로 초빙해 만남을 갖게하고 그 영상을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남녀 참가자 두명을 스튜디오로 초빙한다음 3D스캔을 통해 각 참가자에 걸맞는 아바타를 제작한다. 이후 가상현실 장비들을 착용한 다음, 어느 정도 연습이 되면 두 사람을 만나게 한다.

이들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서로 호구조사(?)를 하는 등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연출진들이 이들의 데이트를 돕는다. 연출진들은 사전에 준비된 가상현실속 데이트 세트를 공개하면서 분위기를 잡아 나간다. 대화 주제가 떨어져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면 가차 없이 배경이 바뀐다. 새로운 소품들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식이다.

이 때 ​원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가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야 말로 꿈 속 데이트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트너의 몸이 바뀌기도 하는데 때로는 좀비로, 때로는 로봇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 말은 곧 상대가 박보검으로 변신할수도, 수지로 변신할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노련한 연출진들의 노력 때문일까. 가상현실 데이트는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데이트 중간에 멋진 배경을 뒤로 하고 함께 춤을 추는 커플이나, 말을 타는 커플들이 나오기도 하고 로맨틱한 배경을 뒤로 하면서 은근 슬쩍 서로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

이렇게 데이트가 끝나면 역시 선택의 시간이 남았다. 서로 장비를 해제하러 자리는 비운 다음 이제 진짜 커플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돌아갈지를 결정할 차례다. 커플을 선택한 사람은 안대를 끼고 서 있으면 된다. 준비가 끝나면 벽이 사라지고 서로 커플 성사 유무를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데이트 콘셉트가 필요한 커플들이나,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해볼만한 데이트가 아닐까. 

실제로 페이스북 내부에서는 유저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미 900만 조회수에 달하는 영상들이 등장했고 각 영상들은 업데이트 하루만에 수십만 조회수를 훌쩍 넘어간다. 경우에 따라 신청자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 영상 제작에 쓰인 각 기술들은 크게 어려운 기술이 아닌 관계로 국내에서도 충분히 개발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어쩌면 머지 않은 시간 내에 국내에서 VR데이트방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또, 기술 개발이 이어진다면 이번에는 집 안에서 상대와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데이트를 하기 위해 완전 무장을 해야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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