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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상장 계기, 게임업계 IPO 재러쉬!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7.07.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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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IPO(기업 공개) 시장서 소외돼 왔던 게임업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 상장을 계기로 재수, 혹은 삼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 엠게임, 윈디소프트,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업계는 그 동안 줄기차게 ‘코스닥 문’을 두드려 왔다. 그러나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내달로 예정된 컴투스의 상장에 관련 업계가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도 이번 컴투스 상장이 관련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더군다나 최근의 증시 상황은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 초 코스닥지수가 700선을 돌파한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800선을 넘어섰다. 시가총액도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IPO를 통해 ‘총알 확보’를 노리는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 온 셈이다.

●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윈디소프트 등 IPO 등정 안간힘
● 전문가들 “단일 게임 리스크 줄이는 게 급선무” 한목소리
● 넥슨, NHN, 한빛소프트 등 자회사 통해 일본 자스닥 직상장


실제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업계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한두 번 정도 고배를 마신 터라 의욕이 더하다.
내년 2,3월께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엠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회사는 자금 사정이 바닥을 기었다. 그러나 ‘열혈강호’와 ‘영웅’이 잇따라 히트를 치면서 최근 코스닥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 같은 상황은 장외시장에 상장된 엠게임의 주가만 봐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엠게임의 연초 주가는 1만 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15일 현재 3만 2000원 까지 치솟았다. 상승률 194.29%로 메모리앤테스팅(245.95%)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 달 오픈베타 서비스를 단행한 ‘홀릭’ 역시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터라 연내 상장까지 점쳐지고 있다.
엠게임 홍보팀 한효정 대리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 중에 하나가 히트 게임의 보유 여부”라면서 “홀릭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될 경우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리는 “연내 상장은 현재 상황을 가정한 것일 뿐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상장을 위해서는 회계 감사를 포함해 여러 가지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엠게임 장외시장서 연초 대비 194.29% 상승
물론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특히 엠게임의 경우, 그 동안 매출에 비해 열악한 수익률이 장애물로 지적돼 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엠게임은 그 동안 준비해온 5~6개 게임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한 대리는 “올 여름방학을 전후해 풍림화산, 크래쉬배틀, 열혈강호 스트라이커즈 등 주요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라면서 “신작 게임 출시로 그 동안 지적돼 왔던 수익성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4%와 40%란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드래곤플라이와 제이씨엔터테인먼트도 IPO에 의욕적이다. 주간사 선정도 마친 상태다. 드래곤플라이는 현재 한국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증권을 통해 상장을 준비 중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 해 매출액 279억 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기록했다. 때문에 조만간 상장에 필요한 액션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고배를 마신 윈디소프트의 경우, 이번에는 목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분위기다. 이 회사 이한창 사장은 “게임이 성공하면 상장 요건은 저절로 갖추게 되는 것 아니겠냐”면서 “겟앰프드의 후속작을 띄우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이들 회사도 걸림돌이 적지 않다. 천문학적인 영업 이익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적 자체는 상장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스페셜포스’, ‘프리스타일’, ‘겟앰프드’ 등 킬러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게임을 잇는 히트작이 없는 상황이다.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증권 최찬석 애널리스트도 “단일 게임의 경우,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상장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게임업체가 상장을 위해서는 최소 두 개 이상의 킬러 타이틀을 보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업체는 코스닥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일본 자스닥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국내와 달리 일본은 게임 상장에 대해 우호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코스닥에 한정하지 않고 자스닥이나 나스닥 등 다양한 루트를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NHN저팬, HUE(한빛소프트 유비쿼터스 엔터테인먼트) 등은 이미 독자적으로 일본 자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케이스. NHN 신현일 대리는 “장기적으로 NHN저팬의 상장을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당분간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 이수현 대리도 “자스닥 외에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작년 3분기 정도에 실질 매출이 발생했고, 4분기에 흑자로 전환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컴투스 박지영 대표

진입요건 덜 까다로운 자스닥도 군침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자스닥 상장 1호 업체는 넥슨저팬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넥슨 측은 현재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부담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교 넥슨 홍보 실장은 “자스닥이 될 지, 거래소가 될 지 결정된 것은 아직까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시장 상황을 봐가며 상장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넥슨의 경우 이미 상장을 위한 내부 준비절차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결제라인을 포함한 조직 구성을 상장 이후 체제로 모두 전환한 상태다. 때문에 조만간 상장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넥슨저팬은 최근 넥슨홀딩스로부터 넥슨 지분 100%를 넘겨받은 상태”라면서 “넥슨저팬이 일본에서 상장하게 될 경우 최소한 겅호가 기록했던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이드스토리

한 게임업체 사장의 코스닥 예비 상장기
: “상장 지침부터 명확히 해야…”
“굳이 코스닥을 고집할 필요가 있나요. 자스닥의 경우 더 좋은 조건으로 상장할 수 있는데….”
얼마 전 코스닥 예비심사에서 탈락한 한 게임업체 사장의 말이다. 당시 그를 포함한 직원들은 예비심사 통과를 낙관하고 있었다. 상장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회사 수익이 하나의 게임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지요. 라인 업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같은 조항이 이전에는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심사 이전까지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주먹구구식 심사 절차는 오히려 기업의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그는 코스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장 지침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자스닥의 경우, 국내와 달리 게임 산업에 대한 평가가 높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일본에 직상장하려는 데는 이를 피하기 위한 의도가 일부 포함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상장제도도 합리적입니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코스닥의 경우, 상장 지침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게임 산업에 대한 평가도 일본 만큼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굳이 코스닥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때문에 그는 요즘 자스닥 상장을 위한 절차를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상장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격 사유가 없음에도 탈락시킨 것은 자존심의 문제입니다. 코스닥 시장이 투명해지기 위해서는 이 같은 상장지침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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