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주간 근무 52시간과 콘텐츠 개발사의 딜레마
[데스크 칼럼]주간 근무 52시간과 콘텐츠 개발사의 딜레마
  • 편집국장 김상현
  • 승인 2018.04.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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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최저 시급을 7,530원으로 올린데 이어, 주간 근무 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개정안이 7월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현행 68시간의 주간 근무 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간 최대 노동시간은 평일인 5일, 40시간과 휴일을 포함한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총 52시간으로 제한된다.
근로자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오는 7월 1일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 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 부터 각각 적용된다. 소규모 혹은 중소업체들의 경우 2021년, 2020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받아 한숨을 돌렸지만, 당장 메이저업체(300인 이상 사업자)들의 경우, 7월부터 법령에 맞춰 52시간 근무를 시행해야 한다.

일단, 메이저 업체들이 꺼내든 카드는 유연과 탄력 근무제다. 주간 52시간을 근로자에 맞게 유동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집중 근무 시간을 통해, 노동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다. 예를 들어, 집중해야할 일이 생긴 경우, 9시간 이상을 근무 하고 나머지 요일의 경우 4시간 미만으로 시간을 조절해 규제와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부터 ‘유연 출퇴근제’를 운영 중이다.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 1주 12시간 한도 내에서 진행한다. 유연하게 출퇴근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일 최소 4시간을 근무한 이후에는 개인이 자율적으로 퇴근 시간을 결정하게 했다.
넷마블게임즈 역시 지난 3월 13일부터 출·퇴근 시간을 임직원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도입했다. 선택적 근로 시간제는 임직원이 한달 기본 근로시간 내에서 직원간 업무 협업을 위한 코어 타임(10시~16시, 점심시간 1시간 포함) 근무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조절할 수 있다. 넥슨과 NHN엔터테인먼트 등도 비슷한 해법을 갖고 대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콘텐츠 개발업체의 경우, 정해진 시간을 갖고 일을 쪼개서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건을 프로세스에 맞춰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물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때문에 개발자 한명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비스 운영의 경우 3교대로 사람을 늘리면서 52시간을 맞출 수 있지만, 게임 콘텐츠 개발의 경우, 메인 기획자,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등의 역량에 따라서 다른 개발자들의 근무 시간이 결정된다.
그나마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메이저 업체들은 나은 편이지만, 중소게임 개발사들은 시행령이 자신들에게 까지 오면, 회사 문을 닫아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2년 안에 프로세스를 정립해야하는데,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게임은 영화,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연속성을 갖고 있는 콘텐츠 산업이다. 한 번에 결과물을 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유저를 관리해야 한다. 개개인이 단순 시간으로 잘라서 일할 수 있는 산업군이 아니다.
콘텐츠 개발업체들의 경우, 주간이 아닌, 월간 혹은 분기별 시간제를 도입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올해 넷마블게임즈의 신규 채용 인원은 1,300명이다. 국내 내로라는 대기업들보다 훨씬 많은 수준으로 고용 창출에 힘쓰고 있다. 콘텐츠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에 대한 유연성이 뒷받침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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