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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가상화폐 도박 게임 확산]게임 탈 쓴 ‘도박’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 우려

웹 기반 활용 신종 ‘도박’ 활개 …‘포털’ 기반 확산,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노출
가상화폐 투기 붐과 맞물려 피해 확산 … 정부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제재 시급

  • 형지수 기자 hjs@khplus.kr
  • 입력 2018.05.08 14:54
  • 수정 2018.05.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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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투자 상품으로서 가상화폐가 주목받기 시작하며 이를 악용한 신종 도박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일명 소셜그래프 게임이라고 불리는 ‘부스타빗’도 대표적인 신종 도박 중 하나다. 영국에서 최초로 등장했으며, 비트코인을 이용해 거래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국내에 확산된 불법 사이트들은 영국과 달리 실제 ‘비트코인’과 아무런 관계없이 오로지 현금 입출금로 이뤄지고 있다.
이 ‘부스타빗’과 관련해 생긴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층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웹사이트에 접속해 클릭 몇 번만으로 현금 베팅(betting)이 가능하며, 관련 앱도 등장해 청소년 참여에 큰 허들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도박관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관련 치유 프로그램 및 기관 활동에 등록된 10대 도박자의 수가 2016년에 이르러 1년 사이에 2배 이상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인 현재엔 더 높은 수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도박관리센터 관계자는 “현장 교육을 나갔는데 학생들이 웃으면서 소셜그래프를 한다고 말할 정도”라며 현 상황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역설했다.  현재 소셜그래프 불법사이트들은 포털 웹사이트에 공식 등록돼있는 상황이다. 결국 관계자들은 현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정부, 포털 등이 함께 청소년 도박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공동의 노력을 펼쳐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스타빗은 국내에서 명백한 불법 도박이다. 온라인 겜블링(gamblig)이 합법화된 영국과 관계없이 이용 시엔 모두 처벌대상이 된다. 또한, 국내에서 정식 라이선스, 국내 지사 등의 홍보문구도 모두 허위사실이다.

쉬운 방법 ‘유행처럼 번져’
먼저 참여 방법이 너무나도 간단하다. 해당 웹페이지에 접속해 아이디, 비밀번호, 입금계좌, 이메일 등을 입력, 회원등록을 마친 후에 베팅할 금액을 입금하면 된다. 그 후 참여 페이지에 표시되는 솟구치는 형태의 그래프를 보며 일종의 ‘스탑’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참여자는 그 만큼의 배율의 금액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랜덤으로 멈추는 타이밍이 오기 전에 눌러야 하며 더 큰 배율을 기다리다가 때를 놓치면 해당 베팅액은 모두 잃게 된다.
상승하는 소수점 단위의 배율만큼의 금액을 가져간다지만 실제로 돈을 벌 확률이 희박하다. 실제 멈추는 타이밍이 뒤죽박죽이며, 조작이 너무나도 쉬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불법 영업자와 대면할 수 있는 콘택포인트도 전무하다. 흔한 말로 출금액을 지불하지 않는 ‘먹튀’행위를 해도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베팅 금액은 최소 100원부터 최대 50만 원으로 알려지지만 이는 불법 사이트 별로 상이하며, 새로운 베팅이 5초마다 진행되기 때문에 기존에 유행하던 사다리보다 빠르고 중독성이 강하다. 
 

▲ 부스타빗과 관련한 정보공유 커뮤니티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 부스타빗과 관련한 정보공유 커뮤니티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관련 커뮤니티 캡처)

이처럼 쉬운 방식, 성인인증 조차 필요하지 않아, 불법 운영자들은 SNS, 유튜브 등에서 추천인 코드를 부여해 회원을 모집, 유도 중이다. 결국 고배당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돈을 딸 수 있다는 확신을 주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격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문제점은 ‘포털’사이트에서 버젓이 공식사이트로 등록돼 불법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영국 정식 라이선스, 한국정식지사 등 그럴듯한 말로 국내에서도 ‘합법’인듯 포장했지만 사실 이는 영국 법체계를 이용한 허위광고다. 2007년부터 온라인 겜블링이 합법화된 영국의 ‘부스타빗’은 앞서 설명했듯이 ‘비트코인’을 이용한 겜블링이다. 때문에 실제 판례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미법체계의 영국에서 가상화폐를 이용한 겜블링 판례가 부족한 시점이다. 이를 악용해 ‘영국에서 합법’이라는 문구로 국내 불법 영업자들은 홍보를 지속 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가상화폐와 관련도 없을뿐더러, 현금거래가 오가고 있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도박이다. 또, 영국도 겜블링과 관련, 아이들로부터 보호해야한 다는 점을 정확히 명시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무런 필터링 없이 청소년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 이승재 변호사에 따르면 가상화폐를 이용해 배당금을 취득할 시 모두 형법상 도박죄에 해당해 처벌이 가능하다. 또, 해외에서는 정식 허가를 받고 해당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부스타빗 사이트라 하더라도, 내국인이 이용할 시 국내법에 의거해 처벌대상이 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게임’ 부정적 이미지 강화만
실제로 게임등급심의위원회(이하 게임위)에 자료에 따르면 작년 2017년 8월 부스타빗은 게임 등급 심위에서 탈락한 바 있다. 바드, 해피소프트 등 여러 이름으로 등급 심의를 신청했지만 확인 결과 이는 모두 실제 존재하지 않는 유령회사 및 동명의 타 업계 종사자들이다.
결국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국내 ‘부스타빗’은 게임으로서도 인정받지 못했으며, 게임의 정의에 부합되지도 않는다. ‘게임’이라는 탈 아래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신종 도박 중 하나일 뿐이다. 이에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우선 게임이라고 흔히 얘기해 쉽게 접근하려는 트릭·상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게임의 문제라면 당연히 관련 게임계가 적극적으로 나설 부분이지만, 이처럼 게임의 탈을 쓰고 문제를 발생시키는 건 반드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불법’ 도박인 ‘부스타빗’이 왜 포털과 SNS을 비롯한 웹상에서 버젓이 불법 영업을 자행할 수 있을까. 
 

▲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영국 부스타빗도 국내 이용자들에겐 명백한 불법이다
▲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영국 부스타빗도 국내 이용자들에겐 명백한 불법이다
(사진=관련 사이트 캡처)

이와 관련해 웹 사이트의 차단 및 심의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2017년도부터 소셜그래프 게임과 관련한 민원이 접수돼 현재까지 56건 정도로 파악된다”고 밝히며 민원마다 개별 URL단위로 심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현재도 상정 예정이라고 전했다. 즉, 인적처벌권이 없는 방통위 측은 접수되는 민원 별로 심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심사, 심의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도박관리센터도 수사권 및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관이 아닌 예방 및 사후 치료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부스타빗를 포함, 청소년도박에 관해선 예방교육 및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게임위 측도 마찬가지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게임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이와 관련해 사이트를 제재한다거나 추가적인 움직임을 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적극적인 ‘대응’이 유일한 방법
과거 불법 온라인 도박과 관련해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환전소’가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이때, 포털 사이트는 ‘칼’을 뽑아들었고 관련한 키워드 검색을 전면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경찰 측도 온, 오프라인을 동원해 적극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현재 유명 포털사이트에 명백히 ‘부스타빗’이라고 표시된 웹 사이트들이 공식적으로 등록돼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내 도메인 등록 대행업체들도 해당 웹사이트들의 등록 대행을 도맡았다. 이번 건과 관련해 자신들은 도메인 등록 대행만 해주고 있고, 사이트가 불법으로 판별돼 수사요청이 들어온다거나, 도메인 실소유주가 요청할 시에만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등록 대행업에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이 매우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자체 확인 결과 국내 부스타빗 도메인의 등록자로 표시돼있는 한 청년은 여러 개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추가 운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국내 도메인 주소뿐만 아니라 해외의 기존 사이트를 매입해 불법 도박사이트로 바꾸는 방식도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현재 부스타빗의 확산에 포털, 정부 등 관련 사업자 및 관계자들의 인지 부족이 한 몫 거든 셈이다. 소셜그래프 게임 및 부스타빗은 국내에선 명백한 ‘불법’으로 명명된 도박임에도 버젓이 ‘활동’할 수 있는 채널을 하나 더 만들어 준 상황이기 때문이다.
 

▲ 국내 불법 유통자들은 포털을 통해 회원을 유치하고 있다
▲ 국내 불법 유통자들은 포털을 통해 회원을 유치하고 있다
(사진=포털 검색결과 캡처)

또한, 현재 포털 카페를 기반으로 부스타빗 관련 정보 공유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며 2차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들은 참여 방법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일종의 재능기부라고 표현하며 스크립트를 공유하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로는 이 스크립트를 활용해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도 모두 검증되지 않는 이야기다.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어른들이 가상화폐의 투자에 쏠리며 무관심한 사이에 그들만의 나쁜 ‘리그’가 만들진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전문가들은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신종 도박 근절에 힘을 쏟아야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관련해 충분한 인지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청소년에 대한 실질적 차단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23일 ‘불법도박·사행성게임 퇴치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강신성 중독예방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편리성, 익명성 등의 늪 속에서 결국 가족해체, 청소년 도박 등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 검경찰, 방통심의위 등이 각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명확한 체계를 세워 그에 따른 권리강화, 소통원활화, 대중을 향한 교육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게임스=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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