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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로보토미 코퍼레이션 출시]모든 것은 인류를 위해! 괴물 관리 에이전시 ‘로보토미’

괴물 ‘관리’로 에너지 얻고 성장하는 ‘로그라이트’…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스토리라인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8.05.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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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미래. 석유는 물론이고 쉽게 쓸만한 자원 조차 없는 시대가 왔다. 시대는 더욱 팍팍해지고 이상 현상마저 발생하면서 암흑기에 접어든다. 그 현상중 하나는 바로 괴물의 출현. 이른바 ‘환상체’라 불리는 이 괴물들은 인간을 손쉽게 도륙한다.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은 이 환상체를 연구하면서 파격적인 성과를 내세운다. 바로 ‘환상체’를 고문해 에너지를 뽑아내는 것. 유저는 이 회사의 관리자로 부임해 환상체를 효과적으로 고문하고 에너지를 확보해 회사를 키워 나가게 된다. 혹자들은 ‘인류 번영’을 목표로, 혹자들은 ‘더 훌륭한 시설 제작’을 목표로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을 운영해 나간다.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은 지난 2016년 첫 공개된 타이틀이다. 아주대학교 출신 대학생들이 직접 게임을 개발, 인디게임 행사와 지스타 등을 통해 작품을 전시했다. 이후 킥스타터와 텀블벅을 통해 모금에 성공 전문 인디게임 개발사로서 행보를 이어 나간다. 당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이제 대학원으로 진학해 게임을 ‘연구’하는 한편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의 개발을 이어나간다. 당시 개발팀은 서브컬쳐문화를 즐기던 개발팀으로 자신들의 상상력을 기반으로한 게임을 개발한다. 초기에는 “괴물에게 당하는 게임만 있어 입장을 바꾸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로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본격 ‘괴물 괴롭히기 게임’ 등장
게임의 겉모습은 괴물(환상체)를 고문해 에너지를 확보하는 게임이다. 환상체를 적합하게 고문하면 +9이상 에너지를 획득하게 되고 이를 활용해 회사를 안정적으로 돌려 나갈 수 있다. 처음에는 한두마리씩 나오던 이 환상체가 수십마리씩 되고 소위 ‘보스전’이라 불리는 까다로운 환상체들이 등장하면서 유저들을 괴롭힌다. 현재 등록된 환상체는 약 100마리가 넘어간다. 각 환상체별 특징을 이해하고 적합하게 대응해 나가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 여러마리 환상체를 고문해 에너지를 얻어 성장하는 게임이다
▲ 여러마리 환상체를 고문해 에너지를 얻어 성장하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유저는 ‘관리자’일 뿐 나머지 일들은 에이전트들이 대행한다. 고문을 진행하는 팀이나 환상체 폭주나 탈주와같은 긴급사태에 대응하는 팀 등이 등장해 유저들을 돕는다. 그런데 이 환상체들의 능력이 막강해 한 번 탈주하면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을 뿐만 아니라 에이전트들을 학살하고 다닌다. 불과 며칠만에 회사가 전멸할 정도여서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서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번영을 위한 성장
유저는 하루 일과(1일단위로 턴이 지나감) 게임이 끝날 때 마다 확보되는 자원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연구에 돌입하며 효율적인 회사 운영법을 고민해야 한다. 준비된 에이전트들을 강화하면서 더 강력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도 있고, 더 나은 장비를 확보해서 에이전트를 소모품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수시로 등장하는 이벤트를 통해 소위 ‘영웅’에 가까운 에이전트들을 영입해 활약할 수 있는 등 복잡한 클리어 조건과 도전과제들이 게임상에 산재해있다.

 

▲  매일 일과를 성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통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 매일 일과를 성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통해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게임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타이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에 가까우나 기존 게임과 달리 쌓아놓은 모든 것들이 한방에 날아갈 수 있다는 점과, 랜덤요소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의 묘미다. 혹자들은 이 게임의 장르를 ‘RPG’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한 게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게 되는 셈이다. 

인간의 본성을 향한 탐구
게임 속에서 ‘관리자’인 유저들과 에이전트들은 지속적으로 ‘정신’에 영향력을 받는다. 괴물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이들은 온갖 감언이설과 심리 공격으로 사람들을 공략한다. 이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관리자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기껏 정성들여 키워 놓은 에이전트들이 환상체의 감언 이설에 속아 다른 에이전트를 공격한다거나, 심지어 폭주한 환상체들이 탈출해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경험까지도 받아 들여야 한다.

 

▲  새로운 환상체를 확보할 때 마다 섬뜩한 문구들이 유저들을 괴롭힌다
▲ 새로운 환상체를 확보할 때 마다 섬뜩한 문구들이 유저들을 괴롭힌다

워낙 높은 난이도 탓에 몇 차례나 새로 시작해야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현재 등록된 환상체만 약 100여개. 이 모든 환상체를 제대로 파악할 때 까지 게임을 새로 시작해야한다. 그렇다 보니 관리자도 참담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는 관리자에게 끊임 없는 질문을 던진다. 괴물을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할 것인가. 인류를 위해 작은 집단을 계속 희생해야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끊임 없이 머리를 멤돈다.

질문의 해답을 듣기 위해
개발사인 프로젝트 문은 유저들이 궁금해 할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게임 속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매 일 업무가 끝나면 시나리오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해답을 마련해 나가게 되는데 전체 해답을 듣기 까지는 총 50일이 소요된다. 물론 모든 보스몬스터와 상위 몬스터를 성공적으로 고문(?)해야 함은 물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  인류를 위해 작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 인류를 위해 작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그 과정에서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실체를 알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스포일러상 언급은 힘들겠지만 엔딩에서는 전체 시스템을 설계한 인물과 관리자의 정체, 그리고 로보토미 회사의 정체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스토리라인이 그물처럼 엮인 뒤 한가지 결론을 향해 치닫는 게임성은 최근 등장하는 인디게임 중에서도 단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울만한 완성도를 선보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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