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9-22 00:39 (토)
실사영상과 게임엔진의 결합 … 브이런치, ‘아쿠아시티 상암’ 개발기 공개
실사영상과 게임엔진의 결합 … 브이런치, ‘아쿠아시티 상암’ 개발기 공개
  • 정우준 기자
  • 승인 2018.05.15 0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유니티, 언리얼 등 게임엔진이 게임을 넘어 비게임 분야로 활동무대를 넓히는 행보에 나서면서, 영화·애니메이션·유통·건설·VR·AR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게임엔진을 활용한 사례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유나이트 서울 2018’에서도 게임엔진의 비게임 분야 진출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VR콘텐츠 크리에이터 집단인 브이런치가 실사영상과 게임엔진을 결합한 사례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유나이트 서울 2018’에서 브이런치 CTO를 역임한 장재곤 곤군게임즈 대표는 ‘아쿠아시티 상암’ 프로젝트 개발기를 소개하면서, 국내 VR업계 관계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는 이윤우 브이런치(Vrunch) 대표와 장재곤 곤군게임즈 대표를 만나, 해당 프로젝트 개발기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들어봤다.

▲ (좌측부터) 장재곤 곤군게임즈 대표, 이윤우 브이런치 대표 (사진=VRN)

“당시 브이런치는 개발팀과 VR 영상콘텐츠 제작팀이 뭉친 회사다보니,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비전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이에 NIPA에서 운영하는 VR캠퍼스의 지원 아래 브이런치가 가진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을 계획했고,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온 교육생들과 함께 ‘아쿠아시티 상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죠.”

브이런치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담당한 ‘아쿠아시티 상암’은 가까운 미래에 물의 도시로 변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를 배경으로 한 VR 어트랙션 콘텐츠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는 게임엔진으로 알려진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실사로 촬영된 360도 영상에 VR HMD와 콘트롤러를 활용한 게임요소를 결합, 기존 CG 기반 콘텐츠보다 다채로운 재미를 전달하고자 제작됐다.

이에 브이런치는 가장 먼저 상암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도록 드론촬영에 나섰다. 최초 기획에서는 6K 고화질 촬영이 가능한 레드 에픽 드래곤 카메라 3대를 장착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무게를 버티기 힘들다는 한계로 인해 고프로 카메라 리그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브이런치가 보유한 영상촬영기기의 모션데이터를 추출하는 특허기술을 활용, 어트랙션에 VR영상의 움직임을 접목하는 과정을 단순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공중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상암 일대를 탐험하는 시나리오에 맞춰, 레드 에픽 드래곤 카메라와 2축 와이어캠을 활용한 거리 촬영이 진행됐다. 촬영 허가나 기상 변화로 난관에 직면한 순간도 있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 뒤로 영상 스티칭과 합성, 컬러 보정 등 360도 영상 제작이 진행됐고, 유니티 엔진에서 영상 콘텐츠 위로 CG를 결합하고 ‘스페이스 슈터’나 ‘지뢰찾기’와 같은 게임모드도 추가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프로젝트 마지막 단계는 VR콘텐츠와 어트랙션을 연동하는 작업이었다.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VR코스터 어트랙션이 지원됐으며, VR영상과 모션데이터를 활용해 어트랙션의 생생한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총력을 다 했다. 다만 이윤우 대표는 “해당 프로젝트가 교육 커리큘럼으로 진행된 만큼 시간적인 제한에 부딪치게 되면서, ‘아쿠아시티 상암’의 완성도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 이윤우 브이런치 대표 (사진=VRN)

사실 ‘아쿠아시티 상암’은 지난해 KVRF(코리아VR페스티벌)에서 이미 관계자들에게는 모습을 드러냈던 프로젝트였다. 그렇다면 브이런치가 6개월이나 지난 현시점에 해당 프로젝트의 개발 과정을 소개하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자신들이 축적한 노하우 공유에 나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쿠아시티 상암’은 브이런치 입장에서도 시간이나 비용, 인원이 많이 투입된 작업이에요. 이 과정에서 실사 영상과 게임 엔진이 결합된 VR콘텐츠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련 노하우를 공유함에 따라 다양한 사례들이 쌓일 수 있다면 향후 VR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브이런치는 ‘아쿠아시티 상암’ 프로젝트를 제작하는 과정이 간단하거나 쉽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선 현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스펙을 자랑하는 HTC바이브에서도 초고화질로 촬영된 영상 퀄리티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없다는 하드웨어적인 제약이 존재했다. 그러다보니 기획 단계에서 구상했던 콘텐츠보다 낮은 완성도로 구현되는 경우가 많았고, 시나리오를 수정하거나 보다 많은 게임요소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야 했다.

또한 장재곤 곤군게임즈 대표는 “시뮬레이터와 접목된 체감형 VR콘텐츠라면, 기획 과정에서 어트랙션 개발사와의 협업을 선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브이런치 역시 기존 VR개발사들과 마찬가지로 콘텐츠를 제작해서 어트랙션에 얹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어트랙션에서 작동 가능한 움직임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나타나면서 결국 완벽한 피드백을 전달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장 대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어트랙션 모두 아직 기술적으로 완전히 성숙한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각 단계별 참여자들이 실시간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실사 영상과 게임엔진의 결합이라는 교육 커리큘럼을 다룬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참여한 관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으나, 각 참여자마다 VR콘텐츠에 대한 이해도 차이가 존재해 참관을 넘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윤우 대표는 제작비나 제작시간, 인원의 한계가 존재했던 프로젝트였던만큼, VR 미디어 콘텐츠 제작이라는 관점에서는 당초 구상해왔던 수준에 다소 못미치는 완성도를 선보일 수 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 장재곤 곤군게임즈 대표 (사진=VRN)

향후 브이런치(Vrunch)는 ‘아쿠아시티 상암’의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한 다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재곤 대표의 곤군게임즈와 함께 실사영상과 게임엔진을 결합한 양질의 VR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스팀에 출시된 인터랙티브 필름 ‘레이트 시프트’와 같이 고퀄리티 영상으로 촬영된 스토리가 흘러가는 과정 속에서 체험자의 인터랙션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윤우 브이런치 대표와 장재곤 곤군게임즈 대표는 “가장 좋은 콘텐츠는 즐기는 사람이 단순하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손을 잡은 이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담은 실사 영상 속에서 다양하고 색다른 가상현실 경험을 전달하는 VR콘텐츠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