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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젤다무쌍’ 스위치판으로 탄생한 타임킬러 게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8.05.21 18:17
  • 수정 2018.05.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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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가 또 납치 당했다. 강산이 벌써 세 번은 변했건만 젤다는 여전하다. 그 토록 납치됐으면 미리 대비책을 준비해봄직도 한데 이번에도 또 납치됐다. 우리의 노예 ‘링크’는 또 칼을 뽑는다. 벌써 세계를 몇 번이나 구했지만 또 훈련병으로 시작해 장비를 둘둘 두르고 검을 찾아 악의 마왕을 무찌른다. 이번엔 또 링크가 어떤 모험을 떠날까. 젤다는 과연 납치된걸까.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발매된 ‘젤다무쌍:하이랄의 전설들 DX(이하 젤다무쌍)’를 플레이 해봤다.

지난 3월 22일 발매됐지만 기자는 아직 어드벤쳐 모드를 플레이 중이다
좋게 말하면 '총망라' 나쁘게 말하면 '재탕'

젤다와 무쌍의 ‘낯선’ 만남

 
‘젤다의 전설’시리즈는 액션 어드벤쳐에 가깝다. 맵 상에서 아이템을 줍고, 이를 기반으로 맵에 숨겨진 퍼즐들을 풀어 나가는 게임이다. 게임의 백미는 보스전. 이리저리 피해다니다가 약점을 발견하면 그에 걸맞는 아이템을 사용하는 식으로 보스를 공략하는 점이 백미다.
‘젤다 무쌍’은 이 점을 기반으로 캐릭터 성장 요소와 무한대로 등장하는 적 캐릭터를 삽입해 소위 ‘학살’하는 재미를 더했다. 기존 시리즈는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조심해서 플레이 해야 했다면 ‘젤다 무쌍’에서 젤다는 말 그대로 일기당천을 찍는다. 혼자서 수천마리 몬스터를 도륙하는 방식으로 플레이 한다. 무쌍처럼 거점을 점령하면 더 이상 졸개가 나타나지 않고, 그렇게 계속해서 성을 점령해 나가다가 보스전을 치르면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게 된다. 완전히 무쌍에 가까운것도, 또 완전히 ‘젤다의 전설’에 가까운것도 아닌 독특한 게임으로 탄생했다.

킬스코아 2천을 찍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한 번 기술을 잘쓰면 50마리에서 100마리 정도 사냥한다
킬스코아 2천을 찍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한 번 기술을 잘쓰면 50마리에서 100마리 정도 사냥한다

팀 닌자의 위엄

전반적인 게임 난이도는 어려운 편이다. 게임상에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어 조건이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지만 기자도 보통 난이도를 클리어하다가 몇차례나 미션을 실패한 적이 있다. 어려움 난이도는 레벨이 낮으면 아예 도전할 엄두도 내기 어려울 만큼 게임 난이도가 높다. 그도 그럴것이 이 게임을 개발한 회사는 코에이테크모. 그 중에서도 어려운 게임을 개발하기로 소문난 팀인 ‘닌자 가이덴’ 개발팀이 게임을 개발했다. 이들이 개발한 게임들 치고는 난이도가 낮은 편이나 액션게임 이해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유저라면 중도 탈락할만한 난이도에 가깝다.
특히 ‘젤다의 전설’식 보스전은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 게임상에 등장하는 보스 캐릭터들은 일반 칼질이나 필살기로는 거의 데미지를 줄 수 없다. 대신 보스의 약점을 찾아 이에 카운터가 될만한 아이템들을 활용하면 상대가 그로기 상태에 들어가고, 이 때 데미지를 몰아 넣는 방식으로 보스전을 운영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상대가 ‘약점’을 드러낼 때 까지 미친 듯이 회피할 수 있어야 하고, 약점이 나타나는 타이밍을 잡아 아이템을 집어 던질만한 능력이 있어야만 플레이가 가능하다.
반대로 액션게임 팬들에게는 ‘도전’할만한 요소들이 충분히 널려 있다.
 

정확하게는 총 29명 캐릭터가 등장한다 모두 만렙을 찍어 보자
총 29명 캐릭터가 등장한다 모두 만렙을 찍어 보자

끝나지 않는 모험

 
게임은 비교적 탄탄한 콘텐츠로 무장했다. 한 스테이지(시나리오)를 클리어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에서 30분. 그런데 이런 스테이지가 약 50개 존재한다. 한 번 플레이로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한다고 감안하면 약 25시간이상 플레이타임을 써야 한다. 여기에 게임상에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약 30종. 각 캐릭터를 소위 ‘최고 레벨’까지 올리겠다고 결심한다면 이제 플레이타임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 난다.
굳이 ‘노가다’를 할 생각이 없는 유저들을 위해 ‘어드벤쳐 모드’가 준비돼 있다. 이 모드는 맵을 탐험하면서 아이템을 얻고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 모드인데, 전체 맵을 클리어하려면 또 약 50회 이상 전투를 치러야 한다. 두세번 이상 전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어드벤쳐 맵을 클리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시간에서 30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맵이 총 6개가 존재한다. 이 외에도 챌린지 모드, 보스 도전 모드 등 다양한 모드들이 등장해 유저들에게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아마도 이 게임을 완벽하게 클리어 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가 제공하는 공식 이미지. 가장 잘나온 스크린샷이 이정도 수준이다
닌텐도가 제공하는 공식 이미지. 가장 잘나온 스크린샷이 이정도 수준이다

잠든 닌텐도 스위치를 불태워 볼까

 
사실 게임은 지난 2014년 정식 출시됐던 게임이다. 몇차례 컨버전을 거쳐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발매됐다. 4년동안 몇차례 컨버전을 하고, DLC를 출시하고, 업데이트를 한 내용을 모두 담아 한번에 출시했다. 게임 콘텐츠와 플레이타임이 많은 것도 그 이유가 큰 영향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년된 게임이라는 점에서 오는 문제점들도 있다. 가장 큰 이질감은 그래픽 퀄리티. 4년전 상황에서도 비교적 ‘저화질 리소스’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 게임은 4년뒤 시점으로 바라보면 실망을 금치 못하게 만들만한 퀄리티다.
여기에 음성 지원이 전혀 돼 있지 않으며,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수시로 프레임이 드랍되는 현상이 나오는 등 ‘복병’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현지화도 심각한 복병 중 하나인데, 화면에서 설명하는 버튼을 그대로 눌렀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등장하는데다가, 설명도 난잡한 경우가 많으니 이 점은 참고하도록 하자.
앞서 명확히 언급한 내용을 한줄 더 추가하자면 게임은 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데 20분에서 30분씩 소요된다. 맵 상에서 2천마리, 3천마리 몬스터를 잡는 것은 흔한 일인데, 보통 필살기를 가득 채워 한번 흩뿌리면 50마리정도 적 졸개들이 죽는다. 한 번 칼을 휘두를 때 서너마를 잡는다고 치더라도 3천마리를 잡으려면? 당연히 적들이 한방에 죽으란 법은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사실 이 게임이 플레이스테이션4 용으로 개발됐다면 결코 합격점을 주기 어려울만한 퀄리티다. 7만원에 달하는 가격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다만 닌텐도 스위치를 사놓고 정작 할만한 게임이 없어서 헤메는 유저들이라면 그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는 있다. 적어도 닌텐도 스위치가 방바닥에서 굴러다니는 대신 출퇴근 시간에 손에 들려 있을테니 말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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