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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유감’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8.06.04 13:18
  • 수정 2018.06.0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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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 모바일’이 많은 기대 속에서 지난 5월 16일 론칭했다. ‘배그 모바일’은 PC온라인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I·P(지적재산권) 활용해 모바일게임으로 제작됐다. 
론칭 첫날 결과는 매우 훌륭했다. 194만 명의 한국 유저가 ‘배그 모바일’을 즐겼다.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최고 매출 1, 2위를 달리고 있는 ‘리니지M’(126만 명), ‘검은사막모바일’(119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필자 역시, PC 원작의 광팬이다. 스팀 서버에서 시작, 현재 카카오 서버까지 시간 날 때 마다 PC방으로 달려가는 편이다. 이에 모바일 버전이 출시된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론칭 일만 기다렸고, 대망의 첫 플레이 시작 버튼을 눌렀다. 일단, 그래픽은 원작과 매우 흡사했다. 실제 PC ‘배그’를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수송기를 타고, 드디어 낙하산을 펼쳤다. 
그렇게 30분간의 첫 플레이, 상대방 12명을 죽이고 ‘치킨’을 획득했다. 첫 플레이 후, 미련 없이 스마트폰 바탕 화면으로 나온 후, ‘배그 모바일’을 삭제했다. 원작 ‘배그’의 묘미를 모바일 버전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나 홀로 필드에 떨어져,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적들을 피해, 아이템을 수집하고 자기장의 위치를 항상 파악해 지리적 이점을 선점하는 등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배그’만의 특별한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일단, 모바일 디바이스 한계가 너무나 명확했다. 그 동안 왜 FPS(1인칭 슈팅)게임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선전할 수 없었는지를 연구하면서 그 해결책을 찾았겠지만, 결과적으론 실패로 보인다. ‘배그 모바일’은 TPS(3인칭 슈팅) 모드를 지향하지만 결국 FPS 장르 특성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게임플레이에서 무엇보다 조작감이 매우 중요하다. 
전진과 후진, 좌우 등 평면적인 조작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시야를 돌리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후방에서 쏘는 적을 잡기 위해서는 시야를 손가락으로 화면을 드래그 해, 돌려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야를 돌리는 조작이 손가락으로 이뤄지면서 빠른 대응이 전혀 불가능하다. 아무리 숙달이 된다고 하더라도 일단 적이 먼저 나를 발견했을 경우, 교전도 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판단된다. 타격감도 현저히 떨어진다. 원작과 똑같은 총기류를 지원하고 있지만, 원작과 다르게 각 총기들의 타격감을 살리지 못한 모습이다. 

혹자는 ‘모바일인데, 이정도면 훌륭하게 인식했다’라는 평과 함께 필자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날선 비판을 할지 모른다. 원작 ‘배그’는 국내 게임산업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남긴 작품이다. 다들 모바일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더 이상 고퀄리티 PC온라인게임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당당히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은 장수할 타이틀이기 때문에 이번 모바일 버전의 퀄리티는 매우 아쉬워 보인다. 

솔직히, ‘배그’라는 I·P를 전면에 내놓기 부끄러운 작품으로 평가된다. 플랫폼의 다변화와 수익모델 확장을 위한 펍지(PUBG)의 계획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원작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작품이라면 내놓지 않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194만 명이 즐긴 첫날 필자가 단 1게임을 끝내고 다음날 접속했을 때, 순위가 상위 76%였다. 수치로 계산했을 때, 첫 플레이 후 게임을 이탈한 유저가 최소 20%정도란 이야기다. 원작의 향수를 온전하게 느끼고 싶었던 유저는 필자만은 아닌것 같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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