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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벡델 테스트와 올바른 게임이란?

  • 게임이슈팀 기자 press@khplus.kr
  • 입력 2018.06.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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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델 테스트라는 것이 있다. 1985년 미국의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고안한 영화의 성평등 평가 방식 중 하나이다. 테스트 항목은 간단하다.

1. 영화에 이름을 가진 여성이 둘 이상 등장하는가?
2. 여성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가?
3. 이야기의 주제가 남자에 대한 것 이외의 주제인가?

상당히 단순해 보이는 이 테스트에 의외로 통과하는 영화는 예상보다 적다. 보통 개봉한 한국 영화의 절반 이상이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 물론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해서 양성평등 영화라고 주장할 수는 없으나, 단순한 이 테스트조차 통과하는 영화의 비율이 절반도 되지 못한다는 것은 영화 콘텐츠에서 남성 캐릭터 중심이 너무 심하다는 이야기는 될 수 있다. 위 테스트에서 여성과 남성을 바꾸면 대부분의 영화가 이 테스트를 통과한다는 점에서도 이런 문제는 확실해 보인다.

최근 문화계 전반적으로 콘텐츠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증가하고 있다. 성평등에 대한 문제는 그 중 하나의 문제이지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배틀필드5’의 트레일러 영상에서 의수를 착용하고, 크리켓 배트를 사용하는 여성 캐릭터의 문제로 시끄럽다. 역사적 고증이 잘된 게임으로 유명한 배틀필드 시리즈에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게임성을 해치고, 역사적 고증과 맞지 않는 캐릭터가 등장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치적 올바름”과 게임성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이며, 정치적 올바름을 반영하고자 하는 시도도 계속 될 것이고, 게임성을 해치는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의 반영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이 칼럼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어느 것이 맞다. 틀리다. 하는 문제는 아니다. 특히 대화같은 양방향 소통의 채널이 아닌 칼럼 같은 단방향성 채널을 통해 필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야기를 하거나,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재반박의 기회가 없는 공격을 받고 싶지도 않다. 필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런 논쟁 자체가 게임 콘텐츠 산업에 유익하다는 사실이다. 게임은 문화 콘텐츠의 한 영역이다. 문화 콘텐츠의 발전은 다양성을 기반하고 있다. 다양한 생각을 인정하지 않으면 콘텐츠는 획일화되고, 발전 가능성은 닫힌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의 이런 논쟁은 콘텐츠가 가지는 특징을 고려할 때 무척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러한 논쟁을 통해 게임의 내용에 대한 논쟁이 활발해지고, 올바른 게임이란 어떤 것인지 고민하는 제작사가 늘어난다면, 분명 내용적인 면에서 게임 콘텐츠의 질적인 향상이 유도될 것이다. 역사와 문학을 만화와 영화로 배웠다고 말하는 어떤 이처럼 문화와 철학을 게임으로 배웠다고 말하는 이도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경향게임스=게임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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