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정치적 올바름’과 게임
[데스크 칼럼]‘정치적 올바름’과 게임
  • 김상현 편집국장
  • 승인 2018.07.03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약 90%가 모바일게임 1종 이상을 하루에 한번 이상 플레이한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저비용 고효율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재미’가 있어서 일 것이다. 

문제는 이 ‘재미’라는 것이 과몰입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하루에 1시간 미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청소년들이 약 70%로 큰 문제가 없지만, 3시간 이상 과몰입을 하는 청소년도 약 15% 적지 않은 상황이다. 
분명히 밝혀두지만, 게임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폭력성이 증가하는 등의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과몰입에 대한 치료는 필요하겠지만, 게임 때문에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군대에서 총기를 난사했다는 ‘일방적 의견’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일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이미 게임은 문화 콘텐츠로서 청소년은 물론, 대중들 삶 속에 깊이 자리매김 했다. 이 같은 게임의 대중화에 따른 책임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인종·민족·종교·성별 등 편견을 배제하자는 운동)’이 게임에도 통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대중화에 따른 책임 강조에 맞서 창작물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게임 제작자가 현실과 상상을 믹스한 것에 대한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이 이들의 중론이다. 필자 역시, 후자에 가까운 의견을 갖고 있었다. 역사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라 할지라도 필요하다면 충분히 제작자의 상상이 녹여낼 수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도 강조했지만, 우리가 게임을 즐기는데 가장 큰 목표는 ‘재미’다. ‘재미’를 위해서는 어떠한 상상도 허가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필자의 생각에 큰 변화를 준 사건이 얼마 전에 일어났다. 글로벌 PC 오픈마켓 ‘스팀 서비스’에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게임이 출시된다는 것이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6월 출시가 예정됐던 이게임은 삭제 조치를 받았다. 
문제는 이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의 반응이었다. 그는 “시뮬레이션 게임일 뿐, 현실과 이것을 혼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라”고 말했다. 

아무리 게임이 창작물이라고 하지만,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사건을 가해자의 입장에서 재구성했다는 점은 일반적인 사람으로 선 매우 이해하기가 힘들다. 물론, 개발자의 말처럼 ‘그저 게임일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면 출시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정치적 올바름’과는 다른 문제긴하지만, 결국 창작물에 대한 범위를 어느 선까지 허용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시금 곰곰이 생각해보게 하는 사례라고 판단된다. 

공교롭게도 금주 이중반룡 칼럼에서도 ‘정치적 올바름’ 논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논의가 있어야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자 역시, 동의한다. 그 만큼,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사회적인 파급력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논쟁을 통한 합의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그 선이 어디까지 지켜져야할지에 대해서는 계속되는 논쟁이 이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작물에 있어서 “일반적인 상식”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남에게 상처가 되거나, 피해가 될 수 있는 창작물에 대해서만큼은, 한 번 더 생각하고 개발에 착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