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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배틀그라운드 vs 포트나이트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8.07.11 16:13
  • 수정 2018.07.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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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열풍을 일으킨 ‘배틀로얄’ 장르가 올해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다수의 적들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다”는 ‘배틀로얄’ 장르 개척의 일등공신은 단연, 펍지(PUBG)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다. 지난해 3월 스팀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름을 알린,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6월 전세계 이용자가 4억 명(스팀, 카카오, DMM, 메일루, 엑스박스원 등 PC 및 콘솔 플랫폼과 iOS,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까지 포함)을 돌파했다. PC와 콘솔을 포함한 누적 판매량은 5,000만장을 넘어서면서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후발 주자로 나선 ‘포트나이트’는 ‘배틀그라운드’와 동일한 ‘배틀로얄’ 장르를 선택,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캐주얼한 카툰 그래픽과 저사양 PC에서도 원활히 구동된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시장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3월 ‘배틀그라운드’ 월 매출액을 뛰어넘더니, 5월 매출에서는 전체 플랫폼 수익이 3억 1,800만 달러 (한화 약 3,561억원)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트나이트’의 돌풍에 위협을 느꼈던 것일까. 지난 1월 펍지는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소송의 이유는 ‘표절’이었다. 당시 펍지의 소송에 대해서 기자는 매우 의아함을 느꼈다. ‘아니 왜?’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라는 점 이외에는 전혀 게임성이 다르다. ‘배틀그라운드’가 실사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사실적인 전투라면, ‘포트나이트’는 캐주얼 카툰풍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전투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많은 게임들이 표절로 논란이 됐지만,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는 그 범주 안에는 들지 않는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펍지가 무슨 생각으로 소송을 했을까라고 반문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6월 27일 펍지는 그 동안 진행했던 ‘포트나이트’의 저작권 문제 소송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승소에 대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에 대한 공감일 것으로 추측한다. 
어쩌면, 이미 펍지 측에서는 게임 관련 저작권 문제로 승소가 쉽지 않다는 것을 소송 전에 알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수백 건의 관련 소송이 있었지만, 원고가 승소한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펍지는 소송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포트나이트’가 ‘배틀로얄’ 장르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들을 위협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원조야!’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것은 ‘배틀그라운드’에 얼마 전 업데이트 신규 ‘맵(MAP)’ 사녹이다. ‘포트나이트’의 ‘아레나’와 비슷한 형태를 가졌다. 빠른 게임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좋은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펍지 측에서는 ‘아니라’라고 이야기하지만, ‘포트나이트’를 의식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게임 콘텐츠의 경우, 시장을 선점하면 뒤집기가 매우 어렵다. ‘배틀그라운드’의 PC 플레이 사양이 낮았다면, 아마 ‘포트나이트’의 선전은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포트나이트’의 틈새 공략이 글로벌 시장 1위라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미 결과는 나왔고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이제는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하기보다는 서로의 장단점을 분석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영원한 승자와 패자는 없다. 앞으로 유저 트렌드를 과연 어떤 게임이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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