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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콕콕-포켓몬 퀘스트] 글로벌 시장 노린 닌텐도發 캐주얼RPG 등장

포켓몬 I·P기반 캐주얼RPG 찰떡궁합 선봬 …  자동사냥, 부분유료화 채택 파격행보 눈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8.07.16 16:47
  • 수정 2018.07.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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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보수기업 닌텐도가 드디어 고집을 꺾었다. 모바일 시장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 기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을 개발 및 출시하는 단계를 넘어, 아예 모바일시장에 특화된 게임을 선보이며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앞서 ‘포켓몬GO’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거뒀던 닌텐도는 그간 ‘금기’시한 자동사냥 시스템을 붙여 RPG타이틀을 출시한다. 여기에 좀처럼 꺼내들지 않았던 ‘포켓몬’카드를 꺼내들고 또 한번 신화에 도전한다. 닌텐도 ‘전가의 보도’ 포켓몬은 이번에도 대박을 일궈낼 수 있을까. 영원히 고집을 꺾지 않을줄 알았던 닌텐도의 변신을 콕콕 찔러 본다.
 

닌텐도는 지난 5월 30일 자사 플랫폼인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신작게임 ‘포켓몬 퀘스트’를 발표한다. 닌텐도 e샵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며 부분유료화를 통해 결제 수익을 받는 모델로 시작했다. 라인업 부재에 시달리던 닌텐도 스위치 유저들이 이 게임에 몰려들면서 초기 흥행에 성공했고, 닌텐도는 이를 다시 모바일게임으로 바꾼 뒤 지난 6월 27일 정식 출시한다. 게임은 출시 2일만에 100만다운로드를 돌파, ‘닌텐도’와 ‘포켓몬’의 조합의 위력을 알렸다. 국내에서도 인기순위 탑10위내에 장기간 머무르는 추세다. 제2의 ‘포켓몬 GO’신화의 서막을 쓰는 것일까.

네모난 세상 속 ‘포켓몬’
‘포켓몬 퀘스트’는 네모난 세상에 등장한 ‘포켓몬 세계’를 주제로한 외전격작품이다. 유저는 이 세상을 탐험하면서 포켓몬들을 수집하고, 세상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는 것이 기본 형태다. 총 140마리에 달하는 포켓몬들과, 그 만큼이나 다양한 스킬들을 조합해 하나씩 던전을 탐험하면서 게임을 즐긴다. 
 

▲ 중요할때 해산 버튼으로 기술을 회피하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 중요할때 해산 버튼으로 기술을 회피하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사진=경향게임스)

기본적으로 게임은 성장 요소에 맞춰져 있다. 처음 주어지는 포켓몬을 데리고 사냥을 하면서 재료를 수집하고, 수집한 재료로 캐릭터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동료들을 모집한다. 강화된 포켓몬들을 데리고 더 강력한 포켓몬을 만나고, 진화 과정을 거쳐 최강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 속에는 총 12개 스테이지가 구셩돼 있고 각 스테이지마다 난이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최종 클리어까지는 약 10일 이상 기간이 소요된다. 물론 최강 조합을 고민하는 유저들이라면 게임플레이시간은 짐작키도 어려울 만큼 길어진다.

간편함으로 승부하는 신작
게임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당초 닌텐도발 ‘포켓몬RPG’가 비교적 하드코어한 게임성을 기반으로 맵을 탐색하고 조합을 고민하고, 레벨을 올려야했다면 ‘포켓몬 퀘스트’는 아무 생각없이 일단 켜두기만 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저가 사냥을 지시하면 포켓몬들이 알아서 뛰어다니면서 적을 찾고, 기술을 쓰고, 사냥을 완수하는 형태로 게임을 즐긴다.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는 관계로 ‘해산 버튼’을 눌러  중요 기술을 회피하는 조작이 필요하지만, 역시 레벨이 깡패인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 던전을 클리어 할 때 마다 획득하는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강화하자
▲ 던전을 클리어 할 때 마다 획득하는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강화하자
(사진=경향게임스)

대신 유저들은 포켓몬을 ‘관리’하는데 좀 더 시간을 소비한다. 약 140개가 넘는 스킬 조합에 140종 포켓몬들을 모두 관리한다고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짐작케 할만하다. 한 던전에 총 3마리를 투입할 수 있는 관계로, 모든 포켓몬을 최대 레벨로 만드는데는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다른 성장요소도 있다. 일례로 P애뮬릿은 포켓몬들의 공격력과 방어력, 패시브 스킬 등을 늘려주는 아이템이다. 원하는 포켓몬들에 부착하기만 하면 되는데, 대신 원하는 ‘애뮬릿’을 얻기가 쉽지 않아 던전을 지속적으로 돌도록 설계됐다.

시간단축과 뽑기 모델
‘포켓몬 퀘스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잘 포장된 뽑기 모델’에 가깝다. 유저는 게임상에서 유료 재화인 ‘FS티켓’을 이용해 서비스를 받게 된다. 이 재화는 ‘시간을 단축’하는 모델에 쓰이거나, 인벤토리를 확장하는 것과 같은 모델, 또 일종의 피로도(티켓)를 충전하는 모델에 쓰인다. 흔한 비즈니스모델이지만 별도 메뉴를 통해 ‘상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쓰기 때문에 ‘돈냄새’가 덜한 설계다.
 

▲ 새로운 동료를 만나기 위해서는 요리를 이용해야한다
▲ 새로운 동료를 만나기 위해서는 요리를 이용해야한다
(사진=경향게임스)

대신 좀 더 천천히 뜯어 보면 속내는 명확하다. 게임상에서 동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요리’를 해야 한다. 이 요리는 짧게는 2번 모험을 끝내면 완료되고 길게는 수십번씩 모험을 해야 완료되는 형태다. 특정 요리에서는 특정 몬스터들이 나오도록 설계돼 있다. 힘들게 재료를 모아 요리를 만드는데, ‘이 요리만 완성하면 잠만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현금을 쓰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계속 몬스터를 뽑게 되는 셈. 사실상 원하는 몬스터들을 계속 뽑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요리를 반복적으로 완성해야 하고, 그 때 마다 돈이 나가는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구성돼 있다. 

신세대를 향한 닌텐도의 구애전략
닌텐도는 ‘포켓몬 퀘스트’를 통해 자사가 준비하는 투트랙 전략을 명확히 했다. 전통적인 ‘포켓몬RPG’스타일 방식은 콘솔 기기에서 유지하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면서 다른 형태 프렌차이즈를 준비하기 위한 모습을 선보인다. 완전히 파격적인 변신을 한 이유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복셀그래픽을 도입한 점을 주목해 볼 만하다. ‘복셀’은 기술상 한계로 최적화가 쉽지 않아 일반적으로는 쓰지 않는 기술이다. 그런데 이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마인 크래프트’나 ‘길건너 친구들’과 같은 작품들이 청소년 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 유저층을 공략하기 위해 첫 발을 뗀 것으로 보인다. 
 

▲ 방대한 조합을 이용해 깊게 파고드는 매력이 있다
▲ 방대한 조합을 이용해 깊게 파고드는 매력이 있다
(사진=경향게임스)

또, 소위 ‘모바일네이티브’유저들이 마우스와 키보드, 게임패드 등을 활용하기 힘들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완전히 터치 방식으로 최적화된 게임을 개발했다. 이들은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게임을 발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권장 플레이방식은 ‘터치’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부분유료화를 통해 게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점. 친절한 튜토리얼을 통해 게임에 익숙할 수 있도록 안배한 점은 주목해볼만한 변화다.
닌텐도는 자타가 공인하는 I·P 공룡기업이다. 자사가 보유한 I·P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비슷한 모바일게임을 소위 ‘찍어 내듯’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마저 성공 가도를 달린다면, ‘마리오 캐주얼 RPG’나 ‘젤다 캐주얼 RPG’가 등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닌텐도는 모바일 시장마저 집어 삼킬 수 있을까. 또,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도 전설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이들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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