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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대표님, 이러시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8.07.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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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그 내용이 너무 구구절절해, 주변 네트워크를 총 동원해 취재를 진행했고,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도 관련 내용을 심도 있게 취재 중이고, 곧 기사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안녕하세요. 김상현 국장님.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나지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이성적인 상태로 메일을 드립니다. 일단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지난 2005년, 게임업계에 입사해 현재 12년 경력을 갖고 있는 A라고 합니다. GM(게임 마스터, 운영자)을 시작으로, QA(게임 내 버그 및 밸런스 품질관리)팀을 거쳐 지금은 PM(프로젝트 매니저) 직군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는 지인을 통해서 C라는 게임사를 소개 받은 것이, 올해 2월 말이었습니다. 모바일 MMORPG를 개발, 서비스하는 곳이더라고요. 이미 유수의 글로벌 투자업체로부터 투자도 많이 받았고, 개발력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운영 팀장으로 3월부터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50명 미만의 회사가 다들 그렇지만, 일당백의 능력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출근 첫날부터 야근과 철야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소규모 게임사에서 개발과 서비스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기 알기 때문에 참고 제게 주어진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입사 후, 한달이 지났을 무렵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의아해 했습니다. 사업을 총괄하던 부장이 하루아침에 팀장으로 좌천이 된다던가, 평사원들의 퇴직들이 빈번히 일어났습니다. 그 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지금도 그 때 못 나온 것이 후회가 됩니다.

대규모 인사이동 후, 대표가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 운영팀에서도 한명을 내보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팀원 한명을 권고사직으로 퇴사처리를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권고사직 후, 발생했습니다. 대표가 저를 부르더니, 노발대발을 하더라고요. 회사 설립 이후, 권고사직은 단 한명도 없었다며 당장 나간 친구 퇴사 처리를 사직서로 바꾸라고 했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30여명의 직원들이 나갔지만, 이런 일은 없었다는 말을 덧붙이더라고요. 직원이 약 50여명인 회사에서 8개월 동안 30여명의 인력이 교체가 됐다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대표의 실체를 조금씩 알게 됐죠. 직원들을 회사의 일회용품으로 생각하고 자신과 생각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퇴사를 시켜버리더군요.

저 또한 그 일이 일어난 후, 정확히 한달만에 퇴사를 당했습니다. 그 대표의 사람을 퇴사시키는 방법은 일단 회사 단체 메신저 방에서 추방을 시키고, 회사 출입 지문을 삭제시킵니다. 알아서 사직서를 쓰고 나가라고 압박을 계속하는데, 버틸 사람은 없어보입니다.

권고사직도 억울한 시점에서 퇴사를 강제하는 이 게임사를 고발하고 싶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시다면 관련 내용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두서 없는 말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주의 갑질로 세상이 시끄럽다. 이 메일을 받고 기자는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취재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실에 분노했다. 주간 근무 52시간은 문제도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지, 다음 기사에서 그 대표의 코멘트를 꼭 들어보도록 할 것이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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