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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게임을 숨겼다3 출시] 2천만 다운로드 일궈낸 인디게임 성공 비결은?

5분이면 클리어 가능한 스테이지 배치 속 여운 남겨 … 익숙한 장면에서 ‘반전 개그’로 재미 포인트 잡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8.08.10 12:30
  • 수정 2018.08.1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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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스마트폰용 퍼즐게임으로 첫 출시돼 현재까지 약 1,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는 퍼즐게임 ‘엄마는 게임을 숨겼다’시리즈 3탄이 공식 출시됐다. 이번 작품도 출시 10일 만에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갈수록 입소문을 타고 있어, 또 한 번 성공신화를 쓸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 3개 도합 2천만 다운로드를 넘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처럼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타이틀이지만 게임 개발자는 단 한명. 개발 난이도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게임이다. 그렇다면 이 시리즈는 왜 인기를 끄는 것일까. 금주 인디게임코너를 통해 ‘엄마는 게임을 숨겼다3’을 분석해봤다.
 

아들은 게임을 즐겨 한다. 닌텐도DS를 손에 들고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 아들이 걱정되는 듯 엄마는 닌텐도DS를 ‘압수’한 뒤 곳곳에도 숨긴다. 아들은 이에 굴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닌텐도DS’를 갖고 놀기 위해서 엄마가 게임기를 숨긴 곳을 찾아다닌다. 

숨기는 자와 찾는 자의 머리싸움
게임 속에서 아들은 집안 곳곳을 뒤지면서 게임을 찾는다. 처음에는 수납장을 열면 게임기가 들어 있다거나, 화초 사이에 숨어 있다. 가볍게 터치 몇 번이면 게임기를 찾는다. 엄마는 슬슬 난이도를 높인다. 
아들 손으로는 닿지 않을 높은 곳에다가 게임기를 숨긴다거나, 벽장 아래에 게임기를 집어넣는다. 이번에는 터치 몇 번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정도 난관으로 굴할 아들이 아니다. 방안을 돌아다니며 위기(?)를 극복할 아이템을 찾으면 된다. 
만인이 사랑하는 아이템 ‘빗자루’를 집어 침대 밑을 훑자 게임기가 튀어나온다. 또, 벽장 속에 숨겨진 사다리를 집어다가 옷장 앞에 놓고 기어 올라가 점프한 뒤 게임기를 꺼내는 식이다.  
온 집안을 다 뒤져서, 또, 집안 물건들을 총동원해서 숨기기와 찾기는 계속된다.
 

이제 게임에 익숙해질 때 쯤 또 다른 함정이 도사린다. 역시 이번에도 빗자루가 등장하고, 사다리가 등장하지만 밟으면 부서지거나, 빗자루로는 턱 없이 닿기 힘든 곳에 물건이 놓여 있다. 침착해야한다. 주변에 뭔가 활용할 사물은 없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답은 있다. 그러나 상식적인 수준은 결코 아니다. 서서히 상상력을 가동해야 하고 물건을 들고 화면 곳곳에다 이 물건을 이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게임은 주변 사물들을 독특한 형태로 이용해 클리어 하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5번째 스테이지에서는 머그컵을 든 할아버지가 게임기를 갖고 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이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데, 냉장고를 열어보면 콜라가 들어 있다. 할아버지에게 콜라를 주면 기분이 좋아진 할아버지가 일어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게임 속 해결법은 다른 곳에서 ‘멘토스’를 찾아 콜라 속에 넣는 것. 순식간에 ‘콜라 분수’가 완성되고 할아버지가 깜짝 놀라는 사이 방석 밑에 숨겨진 콜라를 가져온다.
또, 화장실에 물을 틀면 무지개가 생기는데, 이 무지개를 타고 올라가 창틀 위에 숨겨진 게임기를 찾는다. 엄마에게 체중계를 준 다음, 엄마가 체중계에 올라가는 순간 뒤에서 한발로 체중계를 밟아 운동하게 만든 다음에 게임기를 줍는 것과 같은 방법들도 등장한다.
 

▲ 게임 속에서 할아버지는 항상 ‘장난’에 당한다

‘실패’ 보상은 ‘웃음’
스테이지 클리어 방법이 범상치 않다 보니 게임 속에서 유저들은 별의 별 상상력을 동원하게 된다. 집안에 있는 아이템은 정상적인 용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용도로 쓰이게 된다. 덕분에 유저들은 필연적으로 클리어 방법을 ‘상상’하게 돼 있다. 그리고 개발자는 이 상상력을 한 번 더 꼬아서 재미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스테이지 10에서는 세탁기가 등장한다. 잘 보면 세탁기 안에 빨래거리가 들어 있고 바로 옆에는 소가 있다. 상상력을 조금 가동해보면 세탁기 속에 빨간 옷이 들어 있어 이를 휘둘러 소를 유인하면 클리어할 수 있을 것 같다. 세탁기 옷을 꺼내다 보면 속에서 엄마가 튀어나온다. 좁은 공간에 엄마가 들어갈 수 있나 싶지만 게임 속에서는 허용된다. 또, 빨간 옷을 구한 뒤라도 직접적으로 소에게 가져가면 혼쭐이 난다. 빨간 옷을 들고 할아버지에게 가져가면 할아버지가 들고 흔들다가 소에게 혼쭐이 나고, 도망간 할아버지가 갖고 있던 게임기를 구하는 식이다.
클리어하는 방법도 범상치 않지만, 실패하는 방법도 범상치 않은 셈이다. 그렇다 보니 게임 속에서 ‘실패하는 방법’을 찾아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각 스테이지 별로 엄마가 숨은 위치를 찾는다거나, 뻔히 보이는 함정에 걸려 실패해 보는 재미가 있다.
 

▲ 집 안에 자유의 여신상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이미 게임에는 한계가 없다

성공 비결은 상상력
‘엄마는 게임을 숨겼다’시리즈 3탄 엔딩은 드디어 엄마가 ‘곤란해’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더 이상 게임을 숨길 데가 없다’며 마지막 메시지가 나온다. 앞서 개발자는 ‘엄마는 게임을 숨겼다’외전으로 ‘냉장고에 푸딩이 사라졌다’시리즈를 개발해 게임 속 주인공과 누나의 싸움(?)을 게임으로 옮겼다. 이런 면에서 보면 다음 시리즈는 ‘엄마’가 돼 ‘게임기를 숨기는’ 게임을 상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곳곳에 함정을 깔아 놓고 아이가 등장하기 전에 ‘짜잔’하고 등장하는 재미가 또 다른 웃음을 줄 듯 하다. 시리즈는 유쾌한 가족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시트콤 같은 일상이 재미를 주는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가볍게 발상을 전환한 게임성이 유저들의 재미를 만들어 낸 셈이다. 
지금도 게임 전문가들은 더 뛰어난 그래픽과, 더 많은 분량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붙여야 성공한다고 이야기하는 시대다. 그런데 이 게임은 80년대 교과서에 등장할법한 캐릭터를 채용한 그래픽에 단 20개 스테이지만 등장하며, 비즈니스모델이라고는 광고수입뿐인 게임이지만 성공했다. 게임의 무기는 오직 개발자가 가진 상상력. 이를 기반으로 서로 함께 웃을 수 있는 게임을 냈더니 성공했다. 어쩌면 게임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이 ‘상상력’이 아닐까.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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