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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2018’결산] ‘인디’만의 경쟁력 재확인! 토종 게임산업 ‘자양분’으로 성장

국내·외 118여 개작 전시 ‘역대 최대규모’로 확장 … 가파른 성장세에 펄어비스 등 관련기업들 ‘주목’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8.09.17 13:26
  • 수정 2018.09.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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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아이디어와 참신한 장르로 무장한 전 세계 인디게임들이 부산에 모였다.
이와 관련해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9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2018’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기성 게임과는 다른, 인디게임만이 가진 잠재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로 평가된다. 총 26개국 118여 개작이 전시되며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참신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게임성에 진일보한 퀄리티까지 보여주며 차기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이같은 발전을 통해 기존의 게임 관련기업들을 움직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플래티넘 스폰서인 니칼리스를 비롯해 펄어비스, 에픽게임즈 등 스폰서를 맡은 국내·외 유명 기업들이 인디게임 개발사들과의 만나기 위해 부스를 열고 참가한 것이다. 현장에서는 우수작에 대한 투자와 솔루션 홍보 등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인디게임이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이후의 발전상에 이목이 집중된다.
 

‘BIC’는 국내·외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교류와 유저들과의 소통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했다.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한 이 행사는 단순 게임전시뿐만 아니라, 개발자 콘퍼런스, 네트워킹, 이벤트 등 다채로운 구성을 통해 글로벌 인디게임 개발자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성장하는 인디게임
첫 행사가 열렸던 2015년부터 ‘BIC’는 국내 인디게임 개발사들이 가진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각광받았다. 소위 ‘양산형 게임’으로 대표되는 시장의 일률화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기성 게임에 지친 유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참신함과 탄탄한 게임성을 겸비한 수작들이 대거 부산을 찾았다. 
이같은 노력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던그리드’의 경우 니칼리스와의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성공을 거뒀으며, ‘어비스리움’ 역시 BIC를 거쳐갔다. 참신함으로 무장한 인디게임들이 기성 게임들을 뚫고 조명받기 시작함에 따라 ‘BIC’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5년 8개국 78개작으로 시작했던 행사 규모는 어느새 26개국 118여 개작 규모로 성장했다. 
 

▲ 올해 행사는 국내·외 우수작들이 대거 출품되며 기대를 모았다
▲ 올해 행사는 국내·외 우수작들이 대거 출품되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올해 행사에 나선 출품작들은 인디게임만의 강점인 다양성뿐만 아니라 퀄리티 측면에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출품작들은 대체로 비교적 간단한 구성 속에 참신함을 녹여낸 형태였다면, 올해는 기성 게임에 필적하는 수준의 퀄리티까지 겸비한 게임들이 다수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스매싱 더 배틀’, ‘오버턴’ 등을 선보였던 스튜디오HG의 ‘메탈릭 차일드’는 비주얼 측면에서의 강점과 함께 탄탄한 게임성까지 겸비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사망여각’의 경우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독특한 컬러로 참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퀄리티는 전통적으로 대형 게임사들이 강세를 보인다는 통념을 생각하면, 이는 인디게임 개발사들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모바일 중심의 트렌드와 달리 PC, 콘솔 출시작들이 대거 전시되며 플랫폼 측면에서의 다양성도 확대됐다. 일종의 ‘하위문화’였던 인디게임이 하나의 시장으로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글로벌 트렌드 조명
이번 행사는 글로벌 게임 트렌드를 조명하는 자리로 각광받았다. 행사 첫 날인 13일 개최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강연자로 참석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먼저, ‘게임디자인으로 보는 행운과 경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한 데피니션식스 크리스 해커 대표는 자신이 개발했던 ‘스파이파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우연한 발견을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와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포용, 피드백에 대한 경청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중소 및 1인 개발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인 홍보·마케팅과 네트워크 형성에 대한 노하우를 전달해 주목받았다. 이번 행사의 플래티넘 스폰서인 니칼리스의 타이론 로드리게즈 대표는 홍보·마케팅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며, 자사가 출시한 게임들의 사례를 예로 들며 강연에 참가한 개발자들에게 유익한 팁을 전했다. 또한 게임컨설턴트 및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인 닉 슈트너는 언론, 플랫폼사 등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미디어, 퍼블리셔, 잠재적 파트너 등 대형 플랫폼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짚었다.
 

▲ 개발자 콘퍼런스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 개발자 콘퍼런스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펄어비스 사업개발실 김충식 부장의 강연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 및 애플 피처드를 받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소개했다. 피처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디게임 개발사들에게는 이른바 ‘쪽집게 강의’였던 셈이다.
이외에도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플루언서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이번 행사의 파트너로 나선 다이아TV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진행하는 개발자 인터뷰와 게임 플레이 이벤트 등이 진행되며 볼거리를 선사했다.

새로운 가능성에 ‘각광’
이번 행사는 인디게임이 자신들만의 경쟁력으로 국내 산업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14일 진행된 BTB 전시에는 별도로 사전 신청했던 바이어 200여 명이 방문해 활발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주목받았던 포인트 중 하나는 스폰서들이었다. 플래티넘 스폰서를 맡은 인디게임 퍼블리셔 니칼리스와 탭탭, 엑솔라, 엔진, 펄어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 에픽게임즈 코리아, 뒤끝, 디볼버 디지털, 큐로드, 벙글, 민티그럴, 코코넛 아일랜드 등 최고의 게임 관련 기업들이 행사를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 BTB 행사에는 약 200여 명의 사전신청 바이어들이 참가해 전시작들을 확인했다
▲ BTB 행사에는 약 200여 명의 사전신청 바이어들이 참가해 전시작들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은 올해 개발사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행보를 보여 주목받았다. 먼저 펄어비스는 현장에서 우수 게임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스를 차렸다. 향후 주목할 만한 인디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픽 퀄리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에픽게임즈 코리아 역시 부스를 통해 자사의 언리얼엔진을 활용한 ‘로그 유니버스’와 ‘울트라 에이지’를 소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세계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 페이먼트 플랫폼 엑솔라, 게임 운영 서비스 및 품질관리 전문 기업 큐로드 역시 현장에서 개발사들을 맞이했다.
이같은 관련 기업들의 참가는 그동안 주변부에 머물던 인디게임이 게임 비즈니스의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양성을 무기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개척한 결과, 주요 기업들도 주목할 만큼 그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국내 게임산업의 ‘허리’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한탄이 심심찮게 들리는 가운데, 인디게임을 향한 이같은 관심이 업계 성장을 위한 자양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처럼 ‘BIC 2018’은 확대되는 인디게임의 경쟁력과 함께 국내 게임산업 발전의 실마리를 찾은 행사로 주목받았다. “인디게임은 게임산업의 희망이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철학과 정신을 확산하는 담론의 시간이 될 것”이라는 서태건 BIC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이 행사가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축제를 넘어 우리 게임산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발전을 모색하는 장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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