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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존키트] 망하면 알게 되는 것들  

  • 게임이슈팀 기자 press@khplus.kr
  • 입력 2018.09.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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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절벽에서 비행기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출발점에서 추락이냐, 연착륙이냐 아니면 바람을 만나 혹은 엔진까지 만들어 날아가느냐 하는 차이입니다”

강연에서 들은 이 말처럼 스타트업은 조금씩 다가오는 절벽에서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정해진 시간이 지난 후 절벽에서 조립한 비행기를 타고 절벽에서 떨어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본인은 출발과 동시에 비행기가 공중분해 돼 버렸다. 실패의 원인은 인적 자원 관리 실패와 서비스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창의적이라고 생각했던 창업 아이템은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사업적 측면에서 회사의 역할에만 충실했다. 출발점에서조차 소비자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소비자를 바라볼 수 없었다. 당시에는 마케팅을 충분히 할 수 없어 망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마케팅이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 자체가 사용자에게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창업 초기 가장 큰 경쟁력은 인적 자원이었다. 성공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냈다는 것이 그 어떤 기술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번째 스타트업이 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믿었던 핵심 인력의 이탈이었다. 서비스 기획과 개발에 참여한 이 인력이 회사를 나가면서 본격적으로 회사가 기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의리, 상도덕 등을 들먹이며 그 사람을 비난했지만, 지금은 본인에게 책임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첫 번째 잘못은 인재를 쓰는 방법, 사람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무지에 있었다. 나 스스로 그 사람을 회사의 중심에 두고 경영을 했다. 회사 구성원에게 그가 핵심이라고 공헌한 결과 회사 구성원들의 성장을 막았고, 이탈한다고 했을 때 구성원의 동요를 자초했다.

두 번째로 이상을 나누고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동일시키는 일에 무지했다. 설명 의무에 충실하지 못했고 결국 핵심 인재를 이탈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게 핵심 인력이 이탈하면서 답을 외부에서 찾기 시작했다. 이것이 마지막 패착이었다. 이 순간부터 본인은 가장 큰 사용자를 잃어버렸다. 각종 지원사업과 공모전,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직원들에게 제품을 온전히 떠밀어버렸고 서비스는 관심에서 멀어졌다. 물론, 이런 노력으로 약간의 자금 여유를 얻을 수 있었고, 외부 인재의 자문을 통해서 사업 방향성을 조정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서비스 정체성을 상실했고 유저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데는 실패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인재 공백을 메우고 서비스에 보다 충실했다면, 적어도 시장에서 한 번의 가능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 박병록 칼럼니스트는 게임 전문지 기자를 시작으로 게임/IT 업계와 인연을 쌓아왔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게임과 IT 분야에서 VC, 스타트업 코파운더, 스타트업 창업 등의 경험을 했다. 실패를 통해 얻은 스타트업의 생존 노하우를 코너를 통해 전하고자 한다.

[경향게임스=게임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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