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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콘텐츠 중심은 ‘게임’]영상에서 게임으로 트렌드 변화, 시장선점 위한 전쟁 이미 시작

가정용 유선인터넷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 전송 … 차세대 콘텐츠 영입 전쟁 ‘게임, 가상현실’ 주목
모니터 만으로 PC게임 가능 ‘게임 스트리밍’ 시대 … 수 백명 동시에 게임 가능한 멀티 대전 가능 ‘눈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8.10.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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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기가바이트(GB)씩 데이터를 주고 받는 세상이 열린다. 기존 무선 인터넷(400Mbps)대비 최대 50배(20Gbps)까지 빠른 속도. 심지어 가정용 유선랜(1Gbps)보다 20배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오는 2019년 3월 상용화에 돌입할 5G(5세대)기술은 ‘차세대 인터넷’세상을 열 단서를 제공하는 기술로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과거 3G에서 LTE(4G)로 진화를 예로 들며 인터넷을 통해 파격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지목한다. 3G가 이미지로 보는 인터넷 세대를 열었다면, 4G는 영상 기술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5G에서도 세상을 다시 한번 뒤 엎는 패러다임이 탄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2년경이면 5G기술이 본격적으로 일반에 상용화 될 것으로 보고 이 시점을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사전에 준비를 거쳐야만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이미 SK텔레콤, KT와 같은 기간망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하드웨어 기업들은 물론 펍지(PUBG), 드래곤플라이와 같은 게임 기업들이 합류하면서 물밑 작업은 시작됐다.
5G시대에 가장 먼저 발을 담근 기업은 통신사업자들이다. 이들은 대역폭을 확보하는 주파수 경매에만 3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입하며 사업권을 확보했다. LTE주파수 경매(최대 1억 원)에 비교하면 파격적인 투자인 셈이다. 이어 인텔, 삼성전자, 화웨이 등이 모뎀 설비 등을 기반으로 함께 움직이며 기반 설비를 갖춘다. 분야 전문가들은 내년 한해에만 약 580만대에 달하는 5G 단말기가 보급된다고 분석했다. 오는 2020년 최신 폰을 구매한 이들이 약정이 끝나는 시기가 오면 대다수 국민들이 5G 단말기를 쓸 것으로 분석된다. 단 2년 사이 급격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초고속, 초지연, 초연결 네트워크 시대

5G가 차세대 기술인 이유에 대해 KT 황창규 회장은 ‘초고속, 초지연, 초연결 네트워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 답했다. 기존 네트워크에 비해 빠르고(초고속), 끊김 현상이 덜하며(초지연), 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 가능(초연결)한 기술이라 설명했다. 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연현상, 이른바 랙현상이 줄어든다. 기존 LTE기반 지연속도가 평균 20ms, 그런데 5G시대에는 이 숫자가 한자리대로 줄어 든다. 굳이 랜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KT측은 밝혔다.
또, 동시 접속자수도 파격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한 기지국에서 수용 가능한 인원 수가 100배 이상 증가한다. 이는 야구장, 지하철, 전시장 등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몰린 지역에서도 문제 없이 무선 인터넷망을 쓸 수 있다.

5G킬러 콘텐츠 모색 ‘혈안’

뛰어난 기술이 있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파격적인 신 기술이 나올때 마다 겪는 문제다. 전문가들은 소위 ‘콘텐츠’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목한다. 이들은 초기 LTE시대에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고 말한다. 초당 몇 GB를 받는다 할지라도 유저들에게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다. 온라인상에서 나도는 고화질 콘텐츠라 할지라도 3GB를 넘지 않는다. 그저 3분 4분 기다리면 OK. 잠깐 유머사이트를 뒤지다 보면 고화질 영상들이 스마트폰에 들어온다. 지연현상도 1초, 2초지나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데 이미 유저들은 이에 익숙해져 있다. 대다수 서비스들이 LTE속도에 맞춰진 상황에서 당장 파격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일하게 이러한 변화에 민감한 집단들이 있다. 바로 게이머다. 눈깜빡할새 총을 맞고 쓰러지고, 강력한 스킬이 오가는 이 분야에서 ‘지연현상’은 독과 같다. 게이머들은 가능한 한 지연현상을 낮추기 위해 고급 랜선을 쓰고, 공유기에 은박지를 붙이고, 고사양PC로도 최저 화질을 유지한다. 그들에게 5G는 신세계를 열어줄 수단 중 하나다. 통신사들도 이를 인지한 듯 게임회사들을 향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 KT는 바른손과 제휴를 통해 '링크온어워드'를 개최 차세대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KT-펍지 동맹, 서비스 혁신 예고

KT는 5G서비스를 위해 펍지와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펍지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를 5G에 얹어 안정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이들은 선언했다. 한 게임에 100명씩 몰려드는 이 게임 특성상 한자리에서 동시에 100명이 무선 인터넷으로 게임을 즐기는 광경을 연출하기에는 제격인 게임이라는 후문이다. 1초만에 클라이언트를 새로 받고 설치하는 장면도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 KT는 이를 위해 모바일게임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히기도 해 랜선 없는 대규모 멀티플레이 대회도 준비중이다.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도 5G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대규모 5G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전망이다. 이를 기반으로 KT와 펍지는 지연현상에 민감한 FPS게이머들에게 5G를 어필하면서 단숨에 인지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동시에 KT는 4K가 넘는 초고화질 영상을 끊김 없이 송출할 수 있도록하는 e스포츠 방송 콘텐츠도 송출할 계획이다. 화면상에 보이는 점 하나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화질을 준비하고 있는데, 저격을 하면서 원거리 헤드샷을 노리는 게이머들의 화면을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아이템창이나 유저 닉네임 등을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방송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는 5G 기술 위력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로 손꼽힌다

차세대 게임시장열 ‘데이터 기술’주목

단 몇초만에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통한 변화들이 곳곳에서 예견된다. LTE시장에서 시도됐다가 사장된 기술들이 부활하는가 하면 아예 신개념을 요하는 서비스들이 곳곳에서 실험되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솔루션은 ‘키오스크’ 시스템이다. 삼성전자가 수원디지털시티에 조성한 5G시티에서는 유저들이 특정 지역을 지나가면 초단위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이를 활용해 클라이언트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하는 기술이 근간을 이룬다. 굳이 서서 기다릴 필요없이 바로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한 유저 유치에 파격적인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지하철역 간판 앞을 오가는 유저들이 즉석에서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광경도 가능하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화웨이가 상용화를 준비중인 이 시스템은 굳이 클라이언트 설치 없이 즉석에서 원하는 게임을 선택하고 임대하는 시스템을 근간으로 삼는다. 스마트TV와 5G모뎀만 있으면 PC없이도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검은사막’과 같은 게임들을 즉석에서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비싼 PC대신 월정액 임대료를 받는 형태로 게임이 서비스될 것으로 기대돼 차세대 주력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예견된다.
또, VR게임 분야도 변화를 갖는다. 무선 통신기술로 모든 데이터를 주고 받기에 기기 자체도 기존 유선에서 무선으로 전환되며, 고화질 영상들을 즉석에서 주고 받는 기술로 변화를 꿈꾼다. 특히 공간적 제약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VR기기를 착용하고 온동네를 누비는 게임 서비스를 KT가 준비중이다.

통신회사들의 반격, 플랫폼사업자 노림수

5G시대 통신회사들은 이제 플랫폼을 꿈꾼다.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점령, 기존 모바일시장 뿐만 아니라 PC시장, 가전제품 등 모든 제품을 5G로 통일하면서 차세대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360 VR플랫폼을 기점으로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영상(영화, 방송, 스트리밍), VR 등을 엮는 대형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차세대 플랫폼 ‘옥수수’를 가동해 프로모션에 나섰고, KT는 정식 론칭에 앞서 중국, 스위스 등 기업들과 글로벌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넷플릭스와 같이 가정 속으로 파고들어 안방극장과 스마트폰 두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게임은 이 중에서도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는다. 중장기적으로 PC없이 모니터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세대를 이끌어내면서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기반 시설에만 수 조 원을 쓴 통신사업자들은 이제 차세대를 함께 할 콘텐츠 기업들을 찾아 나선다. 펍지, 드래곤플라이, 로코반 등 게임 기반 기업들이 벌써 합류했고 굵직한 사업자들과 현재 물밑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 드래곤플라이는 아시안게임이 열린 인도 자카르타에서 자사의 5G기반 VR게임을 전시했다

게임전문가들은 이들의 플랫폼 전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들은 “구글, 넷플릭스 등 외산 플랫폼들이 위협하는 국내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만큼 이들의 니즈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하이엔드급 콘텐츠와 네트워크 성능을 극한대로 끌어올린 콘텐츠들을 기반으로 차세대 시장이 형성돼 이를 사전에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어드벤테이지가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대신 아직 시간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수장들은 아직 시장이 좀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전진수 이머시브 미디어랩 단장은 “현재 옥수수 플랫폼은 고객 가치 향상을 통한 산업 생태계 형성과 확장을 중요하다고 보고 우선적으로 시장의 파이를 키우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붙여 나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자사 플랫폼을 설명했다.
KT 이영호 미래사업 팀장은 “KT는 KT라이브, 브라이트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 등을 결합해 차세대 시장을 공략하고자 움직이고 있다”며 “우선은 BTB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속도를 붙여 나가면서 BTC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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