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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그렇게 기레기가 된다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8.10.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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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 많은 물건의 가격에서 우리가 흔하게 느끼는 현상이다. 기업의 이익이 되는 부분은 해당 명분을 반영하여 빠르게 반영하고, 이익이 되지 않는 부분은 한번 내린 가격은 조정이 어렵다는 등등의 핑계를 대면서 최대한 천천히 반영한다. 이런 현상은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이며, 그것이 올바르다고 인정할 수는 없으나, 기업의 입장을 이해는 할 수 있다.

최근 정부의 다양한 경제 정책이 다양한 언론을 통해 비판받고 있다. 미국은 대기업의 실적이 늘고,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 우리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수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 수많은 언론들이 불과 몇 년 전에는 낙수효과를 찬양하며, 대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변했던 언론들이다. 지난 10년간 낙수효과는 없었고, 그것에 대해 사과하는 언론도 없었다.

얼마 전 대기업 총수의 의결권을 줄이면 경영권 보호막이 무력화되고 지배구조의 뿌리가 흔들린다는 어이없는 기사도 봤다. 대기업 총수의 의결권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그들의 의결권을 보호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주식의 장기보유자에 대한 의결권을 더 주는 테뉴어보팅 제도의 도입까지 이야기하며, 경영권을 보호해야한다는 광고성 기사를 보면 광고라는 표시가 없다는 사실에 짜증이 난다. 망중립성 문제에서는 통신사의 사유 재산인 통신장비의 재산권 보호를 주장하는 기사를 내보낸 언론사가 다른 기사에서는 개인 주주의 사유 재산인 주주권과 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해야한다는 기사를 쓰고 있다. 이쯤 되면 기자가 아니고 광고인이다. 

이번 정부는 이제 1년이 조금 지난 정부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의 효과는 천천히 반영된다. 특히 즉각적인 손해가 들어나는 정책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반발하며 지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큰 증상에 효과가 빠른 약은 마약과 같다. 효과는 빠르지만, 부작용은 더 크다. 게임을 마약 취급하며 게임 규제를 외쳤던 언론이 마약같이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정책을 요구하는 기사로 지면을 도배하는 것은 한편의 희극이다. 수많은 게임 제작사들은 수년간에 걸쳐 다양한 규제를 받으며 현재의 위치까지 성장해 왔다. 게임 산업이 그런 규제를 받을 때는 반대 기사 하나 없던 언론들이 하늘같은 광고주들이 규제를 받으니 충성 경쟁하는 간신배처럼 규제를 성토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어떤 정책이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린다. 특히 기득권에 대한 규제를 기본으로 하는 정책은 더더욱 시간이 걸린다. 툭하면 냄비근성 국민성을 지적하기 전에 불붙은 신문지처럼 금방 타고 꺼지는 대기업 홍보성 기사를 중단하라고 언론인이라고 자처하는 광고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광고를 기사처럼 쓰면 속칭 ‘기레기’가 된다. 
게임을 마약 같은 중독 물질이라고 규제하라 말하지 말고, 마약 같은 쓰레기 기사나 규제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천천히 가도 좋으니 체질을 개선하는 건강한 약을 쓰라고 이 정부를 응원하고 싶다. 더블어 게임산업 진흥 정책의 체질도 개선도 함께하면 금상첨화겠다. 

[경향게임스=게임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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