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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지혜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8.10.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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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버를 옮겨다니며 플레이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핵쟁이(부정 프로그램 이용자)’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다. 자주 보는 ‘배틀그라운드’ 스트리머 역시도 핵 때문에 전전긍긍하곤 한다. 이처럼 부정 프로그램은 최근 게임 유저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부정 프로그램은 게임회사에게도 골치 아픈 존재다. 핵 유저를 만나 지친 유저들이 결국 게임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팀포트리스2’나 ‘레인보우식스 시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많은 게임사들의 대응은 아쉽기만 하다. 문제 해결보다는 콘텐츠 추가에 집중하거나, 유저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을 하는 등 미숙한 대처로 집토끼마저 잃는다.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의 하향세 역시 핵에 대한 대응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곤 한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떠났다고 해서 완전히 손을 놓아버려선 절대 안 된다. 유저들에게 ‘클린 게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할 의무가 게임사에게는 있다. 콘텐츠를 판매하는 공급자로서 소비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것이 비록 뒤늦은 시점이라 하더라도. 

얼마 전, 한 홍보 담당자와의 대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최선을 다해 외양간을 리모델링했다는 것을 보여주면 유저들은 돌아옵니다.”
실제로 ‘디아블로3’의 경우 게임의 밸런스나 콘텐츠, 디자인 등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들 다수를 해결하고 나와 다시금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위에 언급됐던 ‘레인보우식스 시즈’ 역시 부정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통해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했다. 

그런 점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농사를 그만 지을 것이 아니라면, 소를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그것이 진정 지혜로운 사람의 태도일 것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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