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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어린이 노동과 주52시간 근무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8.12.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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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는 ‘주 52시간 근무 상한제’ 시행 탓에 게임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한숨 나오는 기사를 봤다. 국내 메이저 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고, 그 이유가 야근과 특근을 못해서 신작 출시가 늦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어떤 기사에서는 주52시간의 악몽으로 신작도 일자리도 사라졌다고 주장하며, 주52시간제 도입으로 게임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신작 게임의 감소가 주52시간제 탓이라 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사를 쓰는 기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이 기사를 쓰는 기자부터 꼬박꼬박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는지 묻고 싶다. 주5일 기준으로 하면 하루 10시간 이상 매일 일해야 한다. 식사시간은 제외이니 아침 9시에 출근하면 점심 저녁 식사하고, 매일 저녁 9시까지 일해도 주52시간이 안 된다. 주 52시간이상 일하면 평일 회사 업무 이외의 개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환경이다.

산업혁명 당시 유럽에서는 어린이 노동을 당연하게 여겼다. 어린이를 값싼 노동력 취급했으며, 어린이 노동을 법으로 금지했을 때, 산업기반이 취약해지고 기업들이 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린이의 값싼 노동력이 있어야 유지되는 산업이고, 기업이라면 망하는 것이 맞다. 지금 주52시간제로 게임 회사들이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기사들은 19세기에 어린이 노동이 금지되면 기업들이 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수준의 이야기를 200년 가까지 지난 지금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다. 

게임업계에 자조적인 농담 중에 게임은 개발자를 갈아 넣어 만든다는 말이 있다. 현재의 게임산업의 문제는 게임 제작자를 콘텐츠 개발자로 대접하지 않고, 마약 취급하고, 학습권 수면권 운운하며 아이들의 자율성과 인성을 가르칠 시간에 국영수 성적이나 올리라고 광분하며 게임회사를 몰아세운 몇몇 유관기관과 개발자를 갈아 넣는 재료 정도로 생각하는 몇몇 게임 메이저 기업의 경영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지금 게임 개발자에게 대하는 기사의 논조는 탄광에서 열심히 일한 광부에게 당신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고, 광부들 근로 시간을 줄이라고 해서 광산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루 10시간 이상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당연히 그렇게 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책상에 않아서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글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게임 업계 산업 종사자의 근무 환경을 경험해보지도 않고, 어느 한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마음대로 쓰지 말기 바란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어도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망하지 않는다.

[경향게임스=게임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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