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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의 광화문연가]중국 게임의 역습 ‘이제부터가 진짜’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8.12.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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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게임시장을 돌아보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역습을 꼽을 수 있다.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면서 최고매출 부분에 있어서도 10위권 안에 자주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사드’ 사건으로 중국 진출이 어려운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에서 개발된 모바일게임은 너무나도 쉽게 국내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중국산 모바일게임은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국내 업체가 중국 게임개발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서비스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중국 업체가 직접 국내에 서비스를 진행하는 형태다. 

예전에서는 퍼블리싱 게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면, 지난 2016년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 지사 열풍 이후, 직접 서비스하는 형태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일부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지사나, 퍼블리싱 없이 한국 서비스를 성공하면서 이제는 직접 서비스 진행이 대세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A게임으로 한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C사는 중화권 회사들과 한국 마케팅 노하우 전수 목적으로 미팅을 자주한다고 한다. 여기서 한국 시장 마케팅 노하우에 대해 “한국은 선정적, 폭력적인 소재가 어느정도 허용되기 때문에, 교묘하게 이용하면 된다”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 중국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앞으로 중국 게임사들의 직접 진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들 대부분 비슷한 게임을 약간의 변형과 마케팅 물량 앞세워 우리나라 시장을 너무나 쉽게 공략하고 있다. 양산형 모바일RPG를 즐기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그 게임이 우리나라 것인지, 중국것인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 또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게임사들은 자시의 기술력이 우리나라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눈치다. 같은 클라스라면 자신들이 운영적인 부분에서 훨씬 앞선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 한다. 실제로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정교하면서 고객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것들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웬만한 퀄리티의 게임으로는 중국 게임사들의 물량 공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필자 역시, 이 말에 공감한다. 이는 모바일RPG를 개발하는 50여명 안팎의 우리나라 중견 게임사들의 경쟁력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나마 국내 게임사들이 I·P(지적재산권)를 강조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이것도 중국 게임사들의 참전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판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양산형 모바일RPG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이야기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 이후, RPG 재미의 틀은 바뀌지 않았고 이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중국산 모바일게임에 대한 쿼터제를 시행하는 것 또한 매우 우스운 일이 될 수 있다. 자율 경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저들도 슬슬 양산형 모바일RPG에 대해서 지쳐가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씩 이탈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면 분명 기회는 있다. 

RPG를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 아직까지 메인 트렌드로 자리잡지 못한 게임 장르는 많다. 한번에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차근히 자신들만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 그것이 스포츠든, 슈팅이든 상관없다. 중국發 물량 공세에 맞서서 싸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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