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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생산자와 소비자의 역지사지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9.01.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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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업무 특성상 웹툰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과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는 유명 작가분도 있고, 신인 작가분이나 플랫폼 운영자도 있다. 특히 최근 인사드린 양경일 작가님이나 네스티캣 작가님, 빤스 작가님 같은 개인적으로 팬인 작가님과의 만남은 무척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는 이런 웹툰 콘텐츠와 관련된 콘텐츠 제작 기획 업무를 하시는 분과의 일화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웹툰 제작 기획 및 서비스를 하는 제작사 임원분과 저녁을 먹을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업무 관련성이 있어 삼겹살과 소주를 앞에 두고 서로 말을 아끼며 조심조심 이야기를 진행했다. 전체적인 웹툰 산업 동향이나 유통 수수료, 기획 개발의 평균적인 이익률 등 사무적인 이야기가 한 참 오갔다. 그러다 술이 조금 들어가고, 긴장이 조금 풀어지며 임원분의 이런저런 넋두리가 이어졌다. 대부분 콘텐츠 기획 제작 경험이 있는 필자 입자에서 공감되는 이야기였다. 그때 문득 해당 임원이 웹소설과 웹툰을 비교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무척 길어지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요약하면, 웹소설보다 웹툰이 1회차 연재 분량을 만들기위 한 노력과 비용이 적게는 4~5배 수준에서 많게는 10배 이상도 들어가는데 비해 판매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야기였다. 보통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비자 판매가격이 웹소설이 100원인데 반해 웹툰은 200원 수준으로 제작비를 비교하면 가격이 너무 낮고, 판매량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하소연이었다. 

우리는 역지사지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지만, 역지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제작자의 입장에서 웹툰을 제작하는 비용이 웹소설보다 많이 들어가는 것은 제작자의 입장이다. 반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웹툰은 소비하는 콘텐츠의 한 장르일 뿐이다.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는 말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편하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과자, 스낵처럼 짧은 시간에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소비자에게 웹소설과 웹툰은 동일한 스낵 컬처의 한 장르이다. 짧은 시간 비슷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벼운 콘텐츠라면 소비자 입장에서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웹툰을 소비할 필요는 없다. 결국 제작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웹소설보다 웹툰을 소비해야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소비자는 제작사의 입장을 고려하여 일부러 비싼 웹툰을 소비해 주지 않는다.

가끔 게임을 제작하는 제작사 대표님들이 힘들게 많은 제작비를 투자해 만든 게임을 유저들이 공짜로 하려고만 한다고 넋두리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그러나 유저에게 무료로 할 수 있는 수많은 게임 중에 하나로 보이면, 유저는 절대로 결제를 하지 않는다. 유저 입장에서 비용을 쓰도록 만드는 것은 제작사가 할 일이다. 많은 제작사 대표님들이 유저가 비용을 쓰고 싶은 게임을 제작하시길 기원한다.

[경향게임스=게임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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