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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위기의 게임산업?]글로벌 무대서 활로 찾는 중소 게임사들, 핵심 키워드는 ‘PIC(Paid, Influencer, Casual)’

장기적 시각으로 꾸준한 시도 ‘필수’ … 캐주얼 중심 광범위한 유저풀 조성
효과적인 인플루언서 활용전략 수립 … 유료게임 시장 진출로 마니아층 공략

  • 변동휘 기자, 정우준 기자, 이준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9.02.18 14:03
  • 수정 2019.02.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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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위기론이 대두되며 많은 중소 게임사들이 생존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게임사들은 국내 시장의 과포화를 지적하며 글로벌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본지(746호)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정책적 측면에서 중소기업 지원(38.7%)과 규제혁신(28.2%)에 이어 글로벌 진출 지원(21.5%)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찾아 세부 전략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도출한 핵심 키워드는 ‘PIC(유료게임, 인플루언서, 캐주얼)’로 정리된다. 캐주얼 장르를 중심으로 여성, 신흥시장 등 폭넓은 유저풀을 확보하고, 해외 각지의 인플루언서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탄탄한 개발역량을 바탕으로 유료게임 시장에 진출, 코어 유저층을 포섭하는 방안 역시 거론됐다. 
 

▲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746호)에서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개선점으로 글로벌 진출 지원이 21.5%를 차지했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게임업계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746호)에서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 개선점으로 글로벌 진출 지원이 21.5%를 차지했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게임업계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수립하는 어떤 전략이든 장기적인 안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매출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꾸준히 도전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자 확보 핵심은 ‘캐주얼’
2019년에도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중소 게임사들에게는 ‘캐주얼’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퍼즐, 소셜카지노 등 캐주얼게임 장르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확인한 데다, 한층 단순화된 하이퍼 캐주얼 장르도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더불어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 타이틀도 그래픽과 게임성 측면에서 캐주얼한 접근법으로 전 연령층을 광범위하게 공략 중이다. 여기에 동남아,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스마트폰 보급률과 여성 이용자들의 모바일게임 유입 및 인앱 결제율 증가 추세 역시 캐주얼게임의 잠재고객층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캐주얼게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 때문에, 콘텐츠·마케팅·BM(비즈니스 모델) 등 다각적으로 세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콘텐츠 단계에서는 기존 게임과의 차별화를 위해 뚜렷하게 아이덴티티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게임파라디소는 귀여운 우유 병사들이 전투를 펼치는 모바일 캐주얼 FPS게임 ‘밀크초코’가 여성 및 저연령층 이용자들의 큰 호응 속에 지난해 8월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반면, 버프스튜디오는 간단한 조작과 아기자기한 그래픽, 평안한 느낌의 음악을 내세운 ‘마이 오아시스’로 힐링게임 장르를 개척하면서, 8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 캐주얼게임 장르 특성상 단기 매출보다는 장기 생존에 집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세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게임 전환율 및 리텐션 관리가 요구된다
▲ 캐주얼게임 장르 특성상 단기 매출보다는 장기 생존에 집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세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게임 전환율 및 리텐션 관리가 요구된다

아울러 단기 매출을 노리기보다는 다작 출시와 장기 생존에 주력하는 방안도 효과적이다. 장르 특성상 인앱 결제보다 광고 매출의 비중이 높고, 이용자들의 결제율 수치도 타 장르에 비해 낮은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전략을 구사하려면, 모바일게임의 전환율과 리텐션(재접속율)을 세밀하게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설립한 스프링컴즈는 ‘쥬얼스 템플’, ‘벽돌깨기 : 스타’, ‘킹덤워즈’ 등 21종의 캐주얼게임을 글로벌 론칭했으며,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수백만 건의 누적 다운로드 성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앱 마켓에 노출되는 아이콘과 그래픽 이미지, 설명 문구를 교체하면서 가장 전환율이 높은 모델을 검증했으며, 스테이지별 콘텐츠 성공확률과 특별한 이벤트 배치 등으로 밸런스를 조절하면서 개발사들이 주목하는 D+7(출시 후 7일) 리텐션율을 성공적으로 관리해왔다. 또한 최소 5~6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서비스할 경우, 각 게임 이용자들이 상호 스위칭되면서 전환율을 추가로 확보 가능하다.
이외에도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약 56%의 매출을 차지하는 광고 수익 모델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한다. 이는 인앱 결제 자체에 부담감을 느끼는 북미·유럽 이용자들과의 접점 마련에 유리하고, A/B 테스트나 유저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 이용자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 배치를 통한 수익률 제고도 노려볼 수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높은 이해도 필수
최근 해외 진출을 통해 성과를 얻은 업체들은 유튜브와 SNS에 기반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글로벌 1,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달콤소프트의 ‘SuperStar’ 시리즈의 성공을 이끈 것은 단연 유튜브다. 강력한 I·P로 무장한 ‘SuperStar’ 시리즈는 유튜브에서 팬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을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올라온 ‘SuperStar BTS’의 플레이 영상은 조회수 95만에 이를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돌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을 올린 것이 큰 힘이 됐다. 인스타그램에 ‘SuperStar SMTOWN’의 플레이 모습을 직접 올리고 인증한 엑소의 찬열이 대표적이다. 팬들이 직접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와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성도를 높였다. 유튜브는 ‘SuperStar’ 시리즈의 팬들에게 경쟁을 펼치는 공간인 셈이다.
 

엑소(EXO) 찬열이 'SuperStar SMTOWN'을 플레이하는 영상이 인기를 이끌었다
▲ 엑소(EXO) 찬열이 'SuperStar SMTOWN'을 플레이하는 영상이 인기를 이끌었다

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스카이피플의 경우 대만의 유명 인플루언서들을 적극 활용했다. 라오피, 루딴, 샤오시옹 등 대만을 대표하는 게임 BJ들과의 협업을 통해 ‘파이널 블레이드’를 적극 알려나갔으며 대만의 국민여친이라고 불리는 유명 여성MC 양양의 캐릭터를 출시하기도 했다. 스카이피플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으로 인플루언서가 활용하는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꼽았다. 특히 영상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경우 인플루언서들은 계약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자신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게임사 역시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니더라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좋은 리액션이 나오는 경우 이를 활용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광고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료게임, 틈새시장으로 부각
또한 중소게임사들에게는 대기업들과 차별화된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같은 장르로 승부하기에는 인력과 자본 등에서 현저한 차이가 있기에 경쟁 자체가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성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이 진출할 타깃 시장을 잘 고르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유료게임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관련 시장이 작은 국내와 달리 서구권 유저들은 유료 게임 구매가 친숙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해외에서는 EA, 2K, 유비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도 자사 대표 PC패키지 타이틀의 모바일 버전을 유료로 출시할 정도다.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풋볼매니저(FM)’ 시리즈를 비롯해 ‘문명’, ‘GTA’, ‘어쌔신 크리드’, ‘데드스페이스’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PC게임의 경우 스팀을 비롯한 주요 게임 유통플랫폼이 활성화돼 있어 더욱 효과적인 접근이 가능하며, 닌텐도 스위치 출시를 기점으로 콘솔로의 진출 가능성도 열리는 상황이다. 
 

▲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코어 유저층이 포진한 유료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참신한 기획, 게임성, 퀄리티 등 확실한 강점이 필요하다
▲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코어 유저층이 포진한 유료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참신한 기획, 게임성, 퀄리티 등 확실한 강점이 필요하다

유료게임의 강점으로는 안정적으로 사업계획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이 꼽힌다. 다운로드에서 실제 결제까지의 과정에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는 부분유료화 모델과 달리 다운로드만으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몇몇 기능을 빼고 무료로 출시하는 ‘라이트 버전’ 등을 통해 게임 전반을 점검하거나 새로운 BM(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할 수도 있다. 최근 서구권 시장에서는 유료버전 출시로 인지도를 형성한 이후 월정액 모델로 전환하는 형태의 BM을 전개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유료게임의 경우 부분유료화 모델처럼 폭발적인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다운로드 수에 따라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한다”며 “이후 DLC(다운로드 콘텐츠)나 차기작 출시, 업데이트 등의 계획 수립에 있어서도 다운로드 추이나 유저 평가를 보면서 보다 쉽게 풀어나갈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계산이 선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유료게임 유저들은 대체로 게임을 깊이 파고드는 마니아층이 다수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유료게임 시장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탄탄한 게임성과 참신한 기획, 퀄리티 등 개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키위웍스의 ‘마녀의 샘’ 시리즈를 비롯해 나인테일게임즈의 ‘로그하츠’, 버프스튜디오의 ‘세븐데이즈’가 국내 모바일 유료게임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꼽힌다. PC로 범위를 확장하면, 1인 개발사 스튜디오HG의 ‘스매싱 더 배틀’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들을 분석해보면, 싱글 플레이가 중심이 되는 어드벤처나 비주얼 노벨 등의 장르로,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가운데 기획력, 아트, 독특한 게임성 등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정우준, 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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