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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스포츠와 게임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9.02.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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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지 윤아름 기자의 ‘대한체육회 개혁과 e스포츠’라는 기사를 읽었다. 많은 내용이 있었으나, 필자의 시선을 잡은 부분은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공식적인 국정감사 자리에서 밝혔다는 내용이었다. 이기흥 회장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제외하고 그것이 대한체육회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면 대한체육회에 묻고 싶다. “스포츠와 게임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할 수 없다면 대한체육회는 저런 이야기를 쉽게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번 칼럼에서는 스포츠와 게임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왓 위민 원트(2000년)’가 있다. 필자가 갑자기 그 영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광고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영화의 주인공 ‘닉 마샬’이 스포츠 용품 광고관련 발표 자리에서 사용한 ‘No Games, Just Sports'라는 문구 때문이다. 영화에서 이 문구가 의미하는 것은 상대와의 비교와 경쟁에 대한 시선 차이가 게임과 스포츠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내용에 동의한다. 게임과 스포츠의 본질은 경쟁에 있다. 게임과 스포츠의 규칙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존재한다. 게임이라는 단어는 이 경쟁에서 결과에 집중한 것이고, 스포츠라는 단어는 그 과정에 집중한 표현이다. 스포츠도 기본적으로 게임과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e스포츠 역시 기존 스포츠와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e스포츠는 게임일 뿐 스포츠가 아니라는 주장은 스포츠를 신체적 능력의 경쟁으로 한정한 편협한 생각일 뿐이다.

이런 논점에서 e스포츠와 유사한 용어로 ‘마인드 스포츠’가 있다. 이 단어는 신체적 능력이 아닌 지적 능력의 경쟁을 즐기는 스포츠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마인드 스포츠로는 바둑, 체스 등이 있다. 이미 많은 마인드 스포츠 동호인들은 온라인에서 마인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논리로 보면 ‘마인드 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 된다. 그러나 대한바둑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가맹단체이다. 이미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는 ‘양궁’이나 ‘사격’ 같은 종목도 살펴보자. 이런 종목들은 신체적 능력보다 고도의 집중력과 그에 따른 장비의 콘트롤을 경쟁하는 스포츠이다. 많은 e스포츠 종목들 역시 고도의 집중력과 그에 따른 입력 장치의 콘트롤을 경쟁한다. 우리가 ‘양궁’과 ‘사격’도 게임일 뿐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은 도태되고, 적응한 생물만이 살아남는다. 그것을 우리는 진화라고 부른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도태되어야 하고, 적응한 조직이 살아남아야 사회는 진화할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멸종 동물이 되지 않고자 한다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대한체육회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체육회가 e스포츠를 인정할 수 없다면 진화된 새로운 체육회가 만들어지는 것도 기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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