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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인터뷰-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MCN+e스포츠 결합한 차세대 문화 콘텐츠 주도 자신 

구글 출신 토종 MCN 창업자로 인생 2막 도전

  • 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19.03.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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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회사 샌드박스네트워크가 e스포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승강전을 통해 막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에 합류한 배틀코믹스 게이밍을 인수하며 샌드박스 게이밍을 창단한 것이다. 샌드박스 게이밍은 세간의 평가를 뒤집고 1라운드 끝에 그리핀에 이어 2위에 등극,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필성 대표는 샌드박스 네크워크에 대해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일을 하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유튜브를 필두로 한 동영상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나타난 MCN 산업에서 샌드박스의 결정은 늘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e스포츠에 대한 도전 역시 세상에 없던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MCN의 영향력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 대표와 샌드박스의 여정 끝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 확인해보자. 
 

▲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사진=경향게임스)
▲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사진=경향게임스)

“e스포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필성 대표가 샌드박스 게이밍을 창단한 이유를 묻자 한 대답이다. 실제 이 대표는 ‘스타크래프트’의 전성기를 보면서 자라온 세대다. 당시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한계를 맞이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대한 기억이 e스포츠를 니치(niche) 문화라고 인식하게 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e스포츠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게 됐습니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나 FC바르셀로나 처럼 사랑받는 클럽을 만든다면 투자할 가치가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점차 성장하는 e스포츠를 보면서 이 대표는 샌드박스네트워크가 가장 잘하는 게임 스트리밍을 접목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끝없는 회의를 거치면서 e스포츠 진출에 대해 좋은 비즈니스인가,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인가를 질문했고 ‘그렇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사랑받는 클럽이 목표
이필성 대표는 샌드박스 게이밍을 통해 클럽 비즈니스에 대한 가능성을 시도해 볼 계획임을 밝혔다. 레알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등 해외 스포츠 클럽들 중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며 기존 한계를 뛰어넘은 사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샌드박스의 e스포츠 진출은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클래시 로얄’ 리그에 참여하며 e스포츠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e스포츠의 특성 상 처음부터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더군요.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먼저 ‘LoL’ 팀을 생각했습니다.”
배틀코믹스 팀을 처음 만났을 때 샌드박스네트워크와 닮은 점을 발견했다는 이 대표는 ‘도전’이라는 단어가 둘을 연결해주는 핵심 키워드였다고 말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의 e스포츠 진출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e스포츠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었다. 크리에이터들이 다수 포진된 MCN의 특성 상 e스포츠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다수 만들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사진=경향게임스)
▲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사진=경향게임스)

“e스포츠에서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이기는 팀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후 팀이 사랑받게 된다면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사랑받지 않는 팀을 억지로 콘텐츠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건 e스포츠 팬 뿐만 아니라 저희 크리에이터들도 포함됩니다. 샌드박스 게이밍이 사랑받는 팀이 되고, 크리에이터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저희가 그리는 미래입니다.”
실제 샌드박스 게이밍 소속 ‘고스트’ 장용준 선수가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며 팬들에게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장용준은 이후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방송에 함께 참여해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등 이미 좋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e스포츠와 게임 스트리밍은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용자가 겹치고 게임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죠. 저희는 선수들, 크리에이터,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 모두가 긍정적인 효과를 주면서 시장을 크게 만들어 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생태계 구축
샌드박스네트워크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는 역시 ‘도티’다. KBS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초등학생이 꼽은 존경하는 사람 4위에 뽑힌 ‘도티’는 이 대표와 함께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초등학생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도티’와 일하며 이 대표는 크리에이터에 대한 이해를 높여왔다.
“샌드박스네트워크가 가진 강점은 크리에이터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입니다. 크리에이터와 함께 만든 회사인 만큼 콘텐츠 제작, 크리에이터의 능력 발전 등 실제로 원하는 부분에 대한 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이 MCN과 계약을 할 때 하나의 장점만을 보지 않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런 점에서 샌드박스네트워크는 크리에이터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회사로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사진=경향게임스)
▲ 샌드박스네트워크 이필성 대표(사진=경향게임스)

샌드박스네트워크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도티를 주목하게 된다. 도티의 경우 중소개발사들의 희망과도 같다. 실제 도티가 게임을 플레이한 영상을 올릴 경우 다운로드 수가 몇만 이상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가 여러 차례 증명됐기 때문이다. 
“도티를 비롯해 크리에이터들이 게임을 선택하는데는 보는 재미가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작년에 유행한 일명 항아리 게임 ‘Get it over’가 대표적입니다. 좋은 게임이 있어야 크리에이터들 역시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반 사회적 콘텐츠의 경우 댓글로 실시간 반응을 통해 자정작용이 이뤄집니다. 과거 논란을 일으켰던 분들 중 현재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시장은 크리에이터와 시청자가 함께 발전시키고, 성장해 나갈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콘텐츠 사업을 하는 것은 행운과도 같다고 밝혔다. K-컬쳐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다양한 문화가 해외에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K-POP을 비롯해 음식, 게임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이 오는 만큼 향후 크리에이터들을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Side Story-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어떤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이필성 대표가 1인 크리에이터 ‘도티’와 함께 창업한 회사다. 대학생때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은 “1인 창작자로 크게 성장하면서 한국 1인 창작자들이 존중받는데 기여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대표는 재직중이던 구글 코리아를 퇴사하고 2015년 6월에 샌드박스네트워크를 창업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으로 10여명의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시작했던 MCN 스타트업이었던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창사 4년만에 130명의 직원, 230팀의 크리에이터 그룹과 함께 연 매출 280억원(2018년 기준)을 달성하는 MCN 업계 대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했다.
 

프로필
■ 2011년 8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2011년 ~ 2015년 구글 코리아 제휴 사업팀
■ 2015년 6월 ~ 現 샌드박스네트워크 창업 (대표이사)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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