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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시스템과 편견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9.03.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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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게임 프로젝트 관리’에 대해 강의했다.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프로젝트 관리와 관련된 내용 중에 ‘시스템’에 대한 부분이 있다.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는 시스템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부분은 아니다. 많은 학생들에게 질문해 보면 시스템에 대해서 상당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부분 시스템은 효율적인 것이고, 편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시스템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시스템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목적을 위해 구성된 체계적인 방법이나 조직, 또는 제도이다. 게임 제작이라는 프로젝트 목적을 대입해 생각해보면 게임 제작을 위한 제작 방법, 제작팀 등이 시스템이 된다. 이런 제작 방법론과 제작팀의 조직을 관리하는 조직 관리론 등은 결국 제작하는 조직의 구조와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으로 귀결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스템은 종종 많은 오해를 받는다. 많은 경우 구성원들은 시스템이 비효율적이며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개선을 요구한다. 특히 제작팀의 인원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이 처음 도입될 때 많은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 게다가 없어졌던 규칙이 다시 부활하는 경우라면 그 반발은 극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훨씬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불필요한 규칙이 작업 효율을 떨어트리고 생산성을 낮춘다고 문제제기를 한다. 심지어 팀장, 임원 혹은 대표는 무능력하다는 비난까지 받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사실 시스템은 원래 비효율적이며, 불편하다. 시스템에 대한 오해는 시스템이 효율을 위해 도입된다는 착각에서 출발한다. 원래 시스템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게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제작을 완료하기 위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효율은 항상 위험을 동반한다. 그것은 우리가 길을 가다가 목적지로 향하는 조금 더 가까운 길이 보여서 처음 가보는 길로 방향을 잡는 것과 같다. 물론 방향이 정확하다면 정해진 목적지에 보다 빠르게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 그 길이 막다른 길이거나,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향하는 길이라면, 우리는 길이 갈라진 곳으로 돌아가거나 더 먼 길을 돌아가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시스템은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잘못될 가능성을 막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과하게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고, 투입되는 자본과 인력이 늘어날수록 효율보다는 위험 제거가 프로젝트 관리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결국 시스템은 효율을 담보로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사전에 제거하고 가는 것이다. 때로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것이 안전을 위해 필요한 법이다.

[경향게임스=게임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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