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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의 광화문연가]좀 더 과감한 ‘게임 찾기’가 필요하다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19.03.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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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인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게임산업에서 중견 게임사 혹은 퍼블리셔라는 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했다. 게임 퍼블리싱만으로도 IPO을 할 수 있을 정도로 PC온라인게임은 호황기를 누렸다. 
특히, MMORPG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투자가 잇달았으며, 스타 게임 개발자가 만든 PC MMORPG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구쳤다. 삼성, KT 등 대기업들이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게임 개발만 집중하면 됐고, 자신과 합이 맞는 퍼블리셔를 선택할 수 있는 아주 행복한 시장구조가 형성됐다. 현재로 돌아와 시장을 분석하면, 2000년대 호황을 누렸던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모바일 MMORPG들이 자신들만의 특장점을 내세우면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0년대 초반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모바일 MMORPG를 소화할 수 있는 퍼블리셔의 숫자가 10% 미만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 트렌드가 이동하고 구글과 애플이라는 막강한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등장하는 등 수 많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결국은 자금이 한정된 공간에서만 유통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여진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당시에는 MMORPG 개발팀만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회사를 설립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투자자와 퍼블리셔들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S급이 아니더라도, A급 혹은 B급 MMORPG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분명히 존재했다. 

얼마 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 한 PD가 MMORPG 개발을 하고 싶다며 조언을 구해왔다. 경력이 매우 훌륭했고, 유명 I·P또한 확보한 상황이라 어렵지 않게 투자를 받고 게임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퍼블리셔를 연결시켜줬다. 국내에서 모바일게임 MMORPG를 퍼블리싱 할 수 있는 곳은 모두 만나봤지만, 전부 거절을 당했다. 개발비용과 시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지만, 조금 더 완성된 버전을 보고 싶다는 것이 그나마 가장 긍정적인 답변이었다. 

국내 모바일게임과 관련해 퍼블리셔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몇 군데가 존재하지만 아주 영세한 상황으로, 국내 개발 작품보다는 중국산 MMORPG를 서비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기를 원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 신생 퍼블리셔 대표는 “국산 모바일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싶어도 괜찮은 게임을 찾기 힘들건 물론, 퍼블리싱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거의 포기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지금도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은 존재한다. 물론 아주 퀄리티 높은 MMORPG는 아니지만, 나름 구색을 갖춰 시장에서 서비스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신생 퍼블리셔들이 좀 더 많이 등장해, 이들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필자가 모르는 신생 퍼블리셔가 있다면 언제든지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시켜줄 수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많은 연락을 기다리겠다. 
아울러, 기존 퍼블리셔들의 다양성에 대한 의식 변화도 강조하고 싶다. 무조건 손익을 따지기 보다는 게임의 가능성을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주어진 공식만으로 게임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발사들의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 자신들만의 타깃 유저들도 존재하고 유료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일단 한번 미팅부터 갖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인다면 새로운 매출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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