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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스테트슨대 교수 “섣부른 ‘게임질병화’, 후회할 수 있다”

  • 용산=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9.04.06 19:43
  • 수정 2019.04.0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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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5월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불완전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게임질병화가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는 비판이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제4회 게임문화포럼’이 4월 6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사진=경향게임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미국 플로리다 스테트슨 대학교 소속 크리스토퍼 퍼거슨 심리학과 교수는 ‘근거 없는 믿음과 사실, 그리고 도덕적 공황(Moral Panic) : 게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염려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퍼거슨 교수는 현재 게임의 폭력성이나 선정성, 중독성 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도덕적 공황’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과거부터 음악이나 만화, 영화 등 새로운 미디어콘텐츠나 기술이 등장하면,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왔다는 관점이다.
다만 최근 비디오게임의 폭력성과 선정성 논란을 살펴보면, 관련 연구 자료에 명확한 근거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핫도그에 매운 핫소스를 많이 넣는 행동으로 폭력적인 비디오게임과 청소년의 공격성의 연관성을 증명하거나, 같은 주제에 대한 연구들이 각기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그는 실제 미국 청소션들의 1인당 폭력 건수는 폭력적 게임 소비 증가와 반비례하는 그래프를 반박자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경향게임스

특히 퍼거슨 교수는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추진이 20~30년 후 어리석은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게임에 과몰입하는 개인들이 존재하지만, 단순히 게임이 중독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보다 정신의학적 문제가 기저원인인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즉, 불안감이나 우울증, 자폐 등의 심리적 변화나 환경적 자극에 대응하는 증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적 압력도 게임질병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퍼거슨 교수는 “관련 연구에 따르면, 셧다운제 시행 이후 한국 청소년들은 하루 1분 30초 정도 수면시간이 늘어났고, 게임과몰입 사례도 0.7%만 감소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여전히 ‘게임이용장애’ 찬성 진영에서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진단기준으로는 여타 취미도 중독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경향게임스

퍼거슨 스테트슨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고양이와 교감하면서 호르몬이 분비되고 무작위 확률로 애정적인 반응이라는 보상을 얻지만, ‘고양이 중독’을 질병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표준화된 연구가 필요하고, 결과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연구 데이터를 공개해야한다. 또한 정치인이나 언론 역시 ‘도덕적 공황’를 고려하며, 기술의 영향력에 대해 신중하게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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