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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게임과몰입, 핵심 변인은 ‘환경적 영향’

  • 용산=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19.04.06 19:43
  • 수정 2019.04.06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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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시간보다 학업스트레스, 자기통제력, 부모·친구와의 관계 등이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을 야기하는 핵심 원인이라는 연구 데이터가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와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4월 6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 ‘제4회 게임문화포럼’에서 실제 게임이용자 청소년패널 2,000명이 참여한 5년간의 추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먼저 ‘게임 과몰입,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강연에 나선 정의준 교수는 “청소년 시기의 게임 과몰입은 매우 변화무쌍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구한 결과, 매년 50~60%의 게임 과몰입 청소년들은 특별한 조치 없이도 일반군으로 이동하는 양상이 발견됐다. 즉, 육체적·정신적 변화가 많은 시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게임 과몰입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게임 과몰입군과 일반군 청소년들 사이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게임 이용시간이 아닌 학업 스트레스와 자기 통제력이었다. 학업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자기 통제력이 낮을수록 게임 과몰입 지수가 높게 측정됐다. 또한 부모의 과잉간섭이나 과잉기대가 높거나, 교사와 친구의 지지 및 사회적 기술이 낮아도 게임 과몰입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부모 스스로의 고독감과 우울감, 자기 통제력과 같은 변인도 자녀의 게임 과몰입과 연관성이 발견됐다.
 

사진=경향게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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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데이터는 인과관계모형 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기 통제력이 게임 이용시간보다 게임 과몰입에 강한 영향을 미쳤고, 자기 통제력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역시 게임 이용시간이 아닌 학업 스트레스로 밝혀졌다. 특히 한국과 중국처럼 대학 입시가 유난히 치열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학업 스트레스’라는 문화적 특성이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한다.
정의준 교수는 “청소년 게임 과몰입은 환경적 요인들의 변화로 인한 일시적 상황일 수 있다”며, “치열한 ‘입시문화’라는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하고, 부모의 과잉간섭이나 기대, 학업 스트레스 해소에 집중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 없이는 게임질병화 이후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경향게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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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덕현 교수가 ‘게임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은?’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정 교수의 패널조사와 함께, 한 교수는 13세부터 21세 사이의 게임이용자 90여명을 게임선용군과 일반 과몰입군, 우울증 혹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공존질환 있는 과몰입군으로 나눠 3년 동안 MRI 촬영으로 뇌 변화를 지켜보는 종적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게임과몰입으로 인한 뇌의 해부학적 구조 변화는 크게 발견하지 못했다. 게임 과몰입 이용자들의 전두엽 부분이 얇고 기저핵 부분이 두꺼웠으나, 3년 후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게임선용자와 게임 과몰입 이용자 모두 집중력 네트워크를 주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찾아냈고, 오히려 DSM-5(정신질환진단통계편람 개정판)의 ‘인터넷 게임 장애(Internet Gaming Disorder)’가 ADHD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경향게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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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뇌의 기능적 변화 연구에서는 연결성이나 활성화의 차이가 관찰됐다. 실제로 게임선용군은 뇌의 전후 연결성이 증가했으나, 게임 과몰입군은 뇌의 좌우 외에도 전반적으로 지역적인 연결성이 증가했다. 이는 ADHD 아동의 뇌 연결성 증가나 활성화 패턴과 유사하다. 더불어 일반 게임 과몰입군과 ADHD가 공존질환인 게임 과몰입군 사이의 예후에 따른 뇌 연결성이 상당히 비슷한 것으로 볼 때, ADHD의 아형과 관련한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덕현 교수는 “패널조사의 결론에 등장한 ‘학업 스트레스’와 ‘자기 통제력’은 임상 연구에서 우울증이나 ADHD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뇌의 기능적 변화는 주로 공존질환과 관련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세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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