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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회사의 성장과 파벌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9.04.18 18:24
  • 수정 2019.05.0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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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하는 업무의 특성상 많은 회사 대표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 최근 직원의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회사의 대표들을 만나보면 많은 경우 회사 내 파벌이 생기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런 파벌이 회사의 단합을 깨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방해한다고 판단해 파벌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흔하게 듣는다. 파벌이라는 단어는 사전적으로 보면 개별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갈라진 사람들의 집단을 의미한다. 통상 이 파벌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며, 회사의 이익보다 해당 집단의 이익을 앞세워 기업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식돼 있다. 오늘은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흔하게 겪는 회사 내 파벌 문제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과연 파벌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쁜 것일까?

게임 제작사는 회사의 특성상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 모여 많은 시간을 공유하며 일하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맡은 역할에 따라 개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집단으로 구별된다. 기획자와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에는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공통점과 동시에 업무 차이에 따라 가지는 기질적인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인 업무가 가지고 있는 속성이 기획자는 인문학적인 속성이 다분하며, 프로그래머는 공학적인 특성이 강하고, 그래픽 디자이너는 예술적인 기질이 크다. 문과대생과 공대생과 미대생이 한 공간에 모여 같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 펼쳐진다. 여기에 일반적인 기업에서도 흔하게 보는 출신 지역별, 출신 대학별, 연령별, 성별에 따른 구분도 다양하게 혼재돼 있다. 근무하는 인원이 늘어나면 파벌이 생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환경인 것이다.

어떠한 조직이든 구성원이 일정 수준 이상 모이면 자연스럽게 파벌은 생긴다. 그건 사회적 활동을 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개개인은 사회 속에서 나약한 존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정 조직에 소속감을 가져 안정을 감을 찾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회사는 그런 소속감을 주는 대표적인 조직이다. 이런 특성은 본인이 속한 조직도 하나의 사회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작은 조직을 구성하고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반복된다. 회사 내 파벌이 생기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소주잔에 1병의 술을 다 담을 수 없듯이, 이런 파벌을 없애는 방법은 구성원의 수를 줄이는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그런데 많은 대표들은 이러한 현실을 처음 접하게 되면 당황하여 파벌을 없애려고만 한다.

회사가 커지고, 인원이 늘어 파벌이 생긴다는 것은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성장의 증거를 없애려고 다시 회사를 축소할 수는 없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런 파벌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고, 선의의 경쟁과 시너지를 유도해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방법론을 고민할 일이다. 그것이 잘 안된다면 대표 스스로 본인이 대표에 적합한 사람인지 고민해야 한다. 대표와 회사는 다른 존재이며, 회사의 성장이 대표의 성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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