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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19 #12]OOI 박선용, 유재원 씨 “각자의 ‘실험’을 하고, 답을 찾아라”

  • 판교=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9.04.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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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일 ‘NDC 2019’ 3일차 행사에서는 실험 게임 페스티벌 ‘아웃 오브 인덱스(이하 OOI)’ 운영진인 박선용, 유재원 씨가 연사로 나섰다. 이들은 실험적인 게임들을 소개하는 페스티벌을 열게 된 동기를 설명하며, 각자의 다양한 실험들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게임 개발자인 이들은 매달 모여 실험적인 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 99’를 지속하고 있고, 지난해 ‘NDC 2018’에서도 관련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OOI’는 지난 2014년부터 진행돼온 실험 게임 페스티벌로, 전세계에서 실험적인 작품들을 접수, 10개 내외의 출품작을 선정해 전시한다. 자바의 오류 코드에서 본딴 명칭으로,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스스로 장르로서 존재할 수 있는 게임을 찾으려 한다는 뜻이다. 개발자들의 기획의도를 들을 수 있는 발표나 해외 개발자 초청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페스티벌은 창작자의 생각과 실험이 녹아있는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중적인 재미보다는 ‘왜 이렇게 만들었는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박 씨는 ‘실험적’이라는 말의 정의에 대해 ‘예술적’이라는 말과 완전히 같지 않지만 유사하게 받아들여지며, 영감을 얻을 만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페스티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게임은 다 똑같고 발전이 없다’는 김동건 디렉터의 기조연설 내용을 인용하며, 개발자들의 잘못이기보다는 스스로 플레이어인 개발자들의 취향이 우연히 같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것이 하나의 프레임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고, 각각 다른 영감을 줄 수 있는 게임들을 소개하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술적’인 측면과 배치되는 점도 있다. 최대한 ‘게임 플레이’가 느껴지는 작품들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실험 아트’까지 가버리면 국내 상황과는 다소 동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경향게임스

전시가 아닌 ‘페스티벌’로 기획한 이유는 직접 플레이하고 자연스레 소통하며 개발자의 의도를 직접 묻고 대화하는 것을 의도했기 때문이라는 박 씨의 설명이다. 개발자와 플레이어를 연결해 지속적으로 응원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미친 실험’에 영향을 받아 적당한 수위의 시도들을 이어간다면 ‘실험실과 시장의 연결’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는 것이다.

이 페스티벌에서 다뤄지는 게임들은 작고 가벼워 보이지만 의미 있는 실험 결과물로서의 게임들이다. ‘실험적’이라고 하면 흔히 작고 특이한 것들을 생각하게 마련인데, 매년 페스티벌에서도 이같은 작품들을 최소 1개 이상 선정한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이다. ‘실험이란게 대단한 게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는 ‘지존핑크’라는 개발자의 ‘스크롤매니악’과 ‘콘트롤 마이셀프’를 소개했다. 두 게임 모두 비디오 게임의 조작장치인 마우스 휠과 모바일 가상패드를 다시 해석한 작품으로,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는 조작장치들에 의문을 가졌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는 것이 박 씨의 소회다. 또한 유 씨는 이런 정도의 실험들을 가능한 한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씨는 ‘알트 콘트롤 게임(Alt.Ctrl Games)’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대안 조작장치를 직접 만든 게임으로, 쉽게 말해 하나의 게임기를 제작한 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라인 워블러’의 경우 조이스틱과 철사 형태의 LED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불빛을 콘트롤하는 형태로, 고양이가 라인스톱을 갖고 노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게임이다.
박 씨는 “해외에서는 이같은 ‘알트 콘트롤 게임’이 활성화돼 있으며, 지난 ‘GDC 2019’에서도 전시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와 함께 ‘OOI’에서는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거부하는 게임을 강조한다. 이날 소개된 ‘e치즈존’은 미니게임을 진행하는 가운데 다양한 룰이 빽빽하게 제시되고, 하나라도 어기면 1시간짜리 로딩화면으로 돌아간다. 모든 룰을 지키며 클리어하면 영구적으로 대기시간이 단축되지만, 5시간이 지나면 모두 초기화된다. 이에 사람들은 다양한 팁을 공유하는가 하면, 거짓 정보를 흘려 이후의 플레이어들을 낚는 등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창작자의 개인적 현실이 투영된 게임들도 소개됐다. ‘Evrything is going to OK’는 제작자의 정신적 고통과 사이버 불링을 당했던 경험들을 작은 인터랙션으로 만들어 모아놓은 작품이다. 디지털 아티스트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게임 개발자로 소개되며 비난을 받았던 경험을 모아 잡지처럼 만든 것이다.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등 실험적 시도를 했다면,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선정했다는 것이 두 사람의 설명이다.
또한 소미의 ‘레플리카’와 ‘리갈 던전’ 등도 선정됐는데, 두 작품 모두 개발자의 현실 인식이 게임에 투영된 것으로 해석했다는 것이 그 이유로 꼽혔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박 씨는 “게임과 예술이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 어떤 것이 실험적인지, 왜 실험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OOI’을 통해 하고자 했다”며 “구경과 감상보다는 질문과 대답에 초점을 맞추는 페스티벌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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