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TALK]인블록 채상우 대표 “한국 블록체인, 기술개발이 먼저”
[블록체인 TALK]인블록 채상우 대표 “한국 블록체인, 기술개발이 먼저”
  • 변동휘 기자
  • 승인 2019.05.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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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가치 폭락과 함께 블록체인은 대중들의 시선에서 점차 멀어져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짜’를 찾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이다.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을 활용해 누가 봐도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이들을 시장에서는 언제나 찾게 마련이다.
이번에 만난 인블록 채상우 대표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진짜’라고 치켜세우는 이 중 하나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기본철학부터 세부적인 특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실제 장면에 적용할 다양한 기술을 연구개발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가 강조한 부분은 기술 중심의 기업이다. 아무리 기획이 좋다고 해도, 이를 구현할 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공허한 약속이 될 뿐이라는 뜻이다. ‘비트코인 광풍’이 지나고 어느 정도 옥석이 가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오명을 떨치지 못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업계가 진정성을 보여줄 길은 오직 ‘기술’에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이와 함께 채 대표는 블록체인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투기성’으로만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뛰어넘어 기술의 유용성과 잠재력, 지속가능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인블록 채상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 인블록 채상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다음은 인터뷰 전문.

Q. 인블록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
채 대표. ‘메타코인’ 프로젝트는 IBM의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의 최초 상용화 메인넷으로, 지난 2018년에 론칭했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보안이 있다. 18년도 하반기에 IBM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우리 측 결과물을 보고 올해 2월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IBM THINK 2019’ 행사에 국내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초청해 강연을 진행했다. 지금 메타코인 내에서 월렛을 생성하고 디지털 에셋을 저장하는 유저들은 현존 최고의 보안을 제공받는다. 
이전에는 소프트웨어 코어 기술개발을 주로 했고, 17년 전세계가 채굴에 초점을 맞추던 때에 채굴장에서 사용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채굴장이라고 하면, 컴퓨터 장비가 수천 대가 있는데, 이를 사람이 다 수작업으로 체크해야 한다. 이를 하나의 모니터링 솔루션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2018년 4분기에는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만들었다. 토큰 발행, 크라우드펀딩, 모여진 코인을 자체 거래하는 덱스 거래소를 하나의 플랫폼에 담는 것이다. 여러 제반사항들이 필요하고, 증권형 토큰의 문제점인 의결권과 배당권도 해결돼야 해서 전세계적으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다만 기술적 플랫폼을 만들 필요를 느껴 제작했다. 기술을 먼저 진일보하게 만들고, 비즈니스가 따라올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다.

Q.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이용한 이유가 있는가?
채 대표. 이더리움 기반의 ‘크립토키티’가 오픈했을 때, 이더를 전송할 때마다 개스피를 내야 하는 점에 의문을 가졌다. 소비자가 왜 이를 내야 하는지 고민한 것이다. 해법은 이더리움을 쓰지 않는 것이었는데, 대신 무엇을 사용할지를 고민했다. 때문에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 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었다. 
또한 ‘이더리움의 기술적 장점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생겼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오픈소스일 뿐 이더리움의 다양한 기능들은 갖춰놓지 않았다. 그래서 이를 직접 갖추기로 하고, VX네트워크와 함께 ‘비트펫’이라는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해 론칭했다. 일본 야후 재팬에서 주목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이를 기반으로 메인넷 개발에 박차를 가해 토큰 발행, 월렛, 스캔을 합한 플랫폼을 론칭했다.
그러다 국내에서 암호화폐의 사행성에 초점을 맞추며 가치가 급락했다. 그래서 지난해3분기까지 주목을 잘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고민을 이어간 결과, 커스터디(채권이나 주식을 거래할 때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 및 관리해 주는 서비스) 쪽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
 

▲ 인블록 채상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 인블록 채상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디지털 에셋에서 커스터디를 할 때 필요한 것은 결국 보안이었다. 거래소들이 해킹당한 원인을 분석하면, 80%는 내부자 소행이다. 키값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은 개발자뿐이다. 개발자도 건드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니 ‘리눅스원’이 있었다. 이 장비는 하드디스크가 정해진 메인프레임이 아니면 리딩이 안되게 돼있었다. 이를 도입하는 것은 EAL5+ 보안 규격을 채택한다는 뜻으로, 주로 1금융권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리눅스원’을 블록체인에 도입한 사례가 지금까지 없었기에, 전세계 최초로 코인데몬을 탑재해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오픈소스 기반 메인넷도 결국 ‘노드’가 중요하다. 일반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은 합의 알고리즘 방식이다. 과반수가 찬성하면 맞는 것으로 알고리즘이 형성된다.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합의 개념이 없다. 합의 알고리즘의 단점을 극복하고 싶었던 것이 개발의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최상위 인증 노드가 하위 인증노드를 관리하는데, 그 맨 위의 노드를 리눅스원에 탑재했다. 그리고 이를 콘트롤할 권한을 금융사 등 신뢰성 있는 기관에 주는 것이다.

Q. 시중 금융권에서도 충분히 도입을 검토할 만한 기술인데, 그에 비해 아직 충분한 비즈니스 기회를 잡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채 대표. 한국이 아직 제도적 뒷받침이 돼있지 않다. 최근 3개년을 돌아보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국내에선 하기 힘들었다. 
특히 블록체인이 가진 철학 상 ‘퍼블릭’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이더리움의 편의성에 대한 신봉이 강하다. 하지만 이는 기술적으로 한계가 많다. 전송 시 TPS가 느리고,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 제작 시 합의 알고리즘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내부적 약점도 한 몫 했다. 전문 마케터가 내부에 있지 않아 미디어 노출을 어떻게 해야 하고, 활용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 마케팅과 광고에 약하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가 서비스 기업들의 옥석을 가리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ISMS 인증 등록 등에 따라 거래소 통폐합 등이 찾아와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20년에는 커스터디 영역에서 발전이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일단 플랫폼을 먼저 만들었는데, 자산을 맡기는 부분이다 보니 신뢰가 갖춰져 있는 기존 금융권에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거래소도 커스터디가 필요하다. 거래소에 모이는 자금을 일부 커스터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Q. 최근 대중들의 인식과 시장 상황 변화 등으로 국내 블록체인 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가?
채 대표. 순수 블록체인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되고 명확한 기관투자다. 볼륨은 작더라도 기술을 알아보고 투자해줄 수 있는 기관 및 엔젤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 필요한 절차들이 있는데, 이쪽에서는 전문적인 투자와 정확하고 공정한 심사가 필요하다. 더 많은 제도적 부분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는 기관투자가 없고 사모펀드나 개인투자만 있다. 거기서 오는 위험이 크다. 다단계 진행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려면 인증된 기관이 투자를 해주면 좋은데, 그런 부분이 없어서 힘들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프로젝트든 최소한 개발팀은 내부에 구축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심사 등의 과정에서 개발팀의 레퍼런스가 아닌 부설연구소처럼 세세한 부분을 하나하나 따지게 되면, 단순히 명의만 빌려 앉혀놓을 수가 있다. 실제 프로젝트 개발팀이 상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주 개발팀의 유무만 따져도 어지간한 부분은 걸러질 수도 있다. 어드바이저보다는 실제로 프로젝트에 몸담고 공헌하고 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인블록 채상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 인블록 채상우 대표(사진=경향게임스)

Q. 제도적 측면에서의 보완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채 대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법적인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들은 무성한데, 그런 것보다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한 카테고리로만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정부 관련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협회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이 협회에 소속되기 위해서는 실제 개발팀 상주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특별히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부분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결국 기술개발이다. 아무리 좋은 기획이라도 개발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법령을 따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Q. 지금까지의 블록체인 시장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채 대표. 한국과 아시아 시장의 화두는 ‘투기’였다. 사실 코인 시장은 투기가 어느 정도 있어야 돌아가는게 맞지만, 지금까지는 너무 투기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겼고, 도박성으로 인한 폐해가 있었다. 지금은 소비자들도 성숙해졌다. 이제는 프로젝트의 발전가능성과 지속성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감과 최소한의 목표의식도 중요하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블록체인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개발을 지속할 의지와 열정이 중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먼저 기술개발부터 하고 투자유치를 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갔다. 우리 기업들도 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수행할 인력이 필요하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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